<사설>靑 5자회동 뒤 실효성 있는 文·黃 양자회담 필요하다

우여곡절 끝에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18일 오후 4시 청와대에서 만나게 됐다. 1년4개월 만의 청와대 회동이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취임한 이후로는 처음이다.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특히 일본의 치밀하게 준비된 경제 보복으로 기업은 물론 국민의 걱정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초당적 대응을 연출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일이다. 반일(反日) 정서나 외교 포퓰리즘 유혹에 빠지지 말고, 안보·경제는 물론 국제사법과 국제 기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냉철한 접근법에 합의하기 바란다. 여권에서 의병이나 죽창가 등이 나도는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그러나 실제 정국 상황을 보면, 과거 대부분의 청와대 회동이 그랬던 것처럼 실효성 있는 결실을 볼지는 의문이다. 청와대는 5당 대표 회동 성사와 함께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도 17일 발표했다. 윤 총장 임기는 오는 25일 시작되는데, 굳이 같은 날 발표한 것은 국내 정치에선 야당 요구를 무시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여당은 정경두 국방장관 해임안의 국회 본회의 표결조차 막고 있다.

청와대 회동이 의미를 가지려면 ‘권력’을 가진 청와대·여당 측의 실질적인 양보 의지가 대전제다. 그러지 않으면 야당은 사진 촬영용 들러리일 수밖에 없고, 만나지 않으니만도 못한 후유증을 낳는다. 대일(對日) 전략이든, 국내 정치 현안이든, 문 대통령과 제1 야당 대표의 양자회담이 필요한 이유다. 어차피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은 정국 경색의 직접적 계기인 ‘패스트트랙’에서부터 한 편이었다. 문 대통령이 황 대표를 따로 만나 소득주도성장·추경안 등 경제 현안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타협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