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대교 인근 30cm 잠망경 추정 물체 신고

17일 충남 당진시 서해대교 행담도휴게소 인근 해상에서 잠망경 추정 물체를 발견했다는 신고가 군과 해경에 접수됐다. 해군과 해양경찰, 경찰은 헬기와 함정 등을 동원해 북한 잠수정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행담도 인근 해상에서 정밀 탐사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현재 군은 수중침투 등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작전을 전개하고 있고, 인근 지역·해역에 대한 수색 정찰 및 차단 작전을 실시하고 있다”며 “지역 합동 정보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동해에서 잠수함 관련 신고가 접수된 적은 간혹 있었으나 서해에서 잠망경 추정 신고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군 당국과 해경에 따르면 서해대교를 순찰 중이던 경기경찰청 소속 고속도로순찰대 1지구대 소속 경찰관 2명이 오전 6시 30분쯤 “수면 30㎝ 정도 높이로 검정 막대 모양 미확인 물체가 행담도휴게소 쪽에서 인천 방면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112에 신고했다. 잠망경 추정 물체의 이동 속도는 사람이 걸어가는 속도였으며 북상 중이었다. 해경은 “정 경위 등이 주위에 부표 등이 떠 있어 정확히 어떤 물체인지 식별하기는 어려웠으며, 약 30분 동안 해당 물체를 관찰한 결과 석연치 않아 112에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해경 관계자는 “잠망경 추정 물체가 포착된 지점은 행담도와 평택항 서부두 사이 영암바위 부근으로 추정된다”며 “해당 지점은 수심이 약 11m라 잠수함 등이 기동하기 어려운 여건인 것은 사실이지만, 신고가 들어온 만큼 면밀한 현장 확인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강원 속초와 경기 평택 2함대 사령부에서 경계 실패로 질타를 받은 군 당국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잠망경 추정 물체 파악에 나섰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아직 단정하긴 이르지만, 수심 11m 정도면 함교까지 5∼6m 높이의 북한 연어급·유고급 잠수정이 잠행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잠수함 전문가인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행담도 부근은 조수간만의 차가 심하고 유속이 심한 데다 북한 잠수정이 침투하려면 10시간 이상 우회해야 하고, 북한 잠수정이 30분 이상 부상하지 않고 수중 항해할 능력이 있는지는 의문이 든다”며 잠수정 가능성에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한 예비역 제독은 “동해상에서 큰 깡통이 물 위로 오르내리거나 큰 비닐 조각이 햇볕에 반사돼 잠망경으로 오인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 당진=박성훈 기자 ps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