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읽는 책>‘누가 시를 읽는가’ 내 상상력의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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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불암

최불암 배우는 17일 방송 프로그램 ‘한국인의 밥상’ 촬영을 막 다녀왔다고 했다. 전남 완도 해산물 축제를 찾아갔는데, 전복값이 내려서 어민들이 힘들어하는 것이 가슴 아팠다고 했다.

방송 활동 틈틈이 책을 가까이해 온 그에게 요즘 읽은 책을 묻자, 금세 몇 권의 제목을 전했다. 그 중 첫 번째 책 ‘누가 시를 읽는가’(봄날의책)는 미국 시 잡지 편집자가 엮은 것으로, 각계 인사 50여 명이 시를 읽은 경험을 이야기한 것이다.

“야구인 선동열 씨와 그 친구인 최재천 변호사(전 의원) 등을 만나 술자리를 했는데, 그 자리에서 내가 시 읽는 것을 좋아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방송 프로그램 등에서 보고 말한 모양이에요. 그 뒤에 최 변호사가 이 책을 보내 줘서 읽었어요.”

그는 이 책을 통해 외국인들도 시를 어렵게 여긴다는 것을 알았다며 특유의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면서도 “시가 함축적 언어로 상상력에 날개를 불어넣어 줘 창의력을 키운다는 것이 세계 공통 인식임을 새삼 확인했다”고 했다.

그가 두 번째로 든 김훈 소설 ‘칼의 노래’(문학동네)는 예전에 읽었던 것을 재독한 것. 이번 촬영지인 완도 앞바다가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때 활약했던 곳임을 상기해서였다. “이순신 장군의 외로움을 느낄 수 있었어요. 소설에 짚 이야기가 나오는데, 짚은 우리 겨레가 어려울 때 생명을 지켜 준 소중한 존재임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신발로 삼아서 신고, 가마니로 만들어 깔고 덮으며, 전쟁 때는 화약을 넣은 짚 뭉치를 화살로 날려 보내기도 하고….”

그는 이런 이야기를 극으로 만들어 후세대에 알려 주는 무대를 꾸미고 싶다며 ‘제로캠프’를 통해 시나리오 작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제로캠프’는 학교 밖 청소년들과 예술로 소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단법인이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