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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조항범 교수의 어원 이야기 게재 일자 : 2019년 07월 19일(金)
엄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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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나무’는 오래전부터 한반도에 자생한 토종 나무다. 어린 순(개두릅)은 식용하고, 나무껍질은 약용해 더없이 유익하다. 요즘에는 삶은 닭과도 음식 궁합이 맞는지 삼계탕에도 약재로 이용된다. 이런 삼계탕을 특별히 ‘엄나무삼계탕’이라 한다.

‘엄나무’는 15세기 문헌에 ‘엄나모’로 처음 보인 이후 여러 문헌에 자주 나온다. 이로써도 ‘엄나무’가 우리와 아주 친숙한 나무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럼 ‘엄나모’는 어떤 의미를 갖는가? 이에 대해 식물학계에서는 대체로 ‘엄’을 한자 ‘嚴’으로 보고, ‘줄기에 가시가 날카롭게 나 있어 엄하게 보이는 나무’로 해석하고 있다. 줄기에 나 있는 가시가 날카로워 위협적으로 보일지는 몰라도, 그것으로 인해 나무 자체가 엄하게 보인다는 인식은 좀 과해 보인다. ‘엄나무’에 쓰인 ‘엄’의 성조는 상성이고, 한자 ‘嚴’의 성조는 평성으로 성조가 다르다는 점에서도 ‘엄’이 ‘嚴’일 가능성은 작다.

‘엄’의 어원은 이 나무를 ‘牙木(아목)’이라 하는 점에 주목해 보면 어렵지 않게 풀 수 있다. 한자 ‘牙’는 보통 ‘어금니’를 뜻한다. 그런데 ‘牙’에 대응되는 ‘엄’은 중세국어에서 ‘어금니’와 더불어 ‘엄니’라는 의미도 띠고 있었다. ‘코끼리, 호랑이, 사자, 멧돼지’ 등의 크고 날카로운 이가 바로 ‘엄니’이다. ‘엄나모’의 ‘엄’은 바로 ‘엄니’를 가리킨다. 나무줄기에 ‘엄니’처럼 생긴 크고 날카로운 가시가 있어서 그러한 의미의 ‘엄’을 이용해 나무 이름을 만든 것이다. ‘엄나모’의 ‘엄’과 ‘엄니’를 뜻하는 ‘엄’의 성조가 상성으로 일치한다는 점은 이러한 설명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엄나모’는 ‘나모’가 ‘나무’로 변함으로써 ‘엄나무’가 된다. 그리고 ‘엄나무’는 고모음화해 ‘음나무’로 변하기도 한다. 현재 ‘엄나무’와 ‘음나무’는 복수 표준어인데, 주표제어는 ‘음나무’다. ‘국가식물표준목록’에서도 ‘음나무’를 추천 명칭으로 삼고 있다.

충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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