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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19년 07월 21일(日)
‘노브라’ 논란… “보기 불편” vs “왜 여성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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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사의 공항 패션과 송민호의 공항 패션[좌=유튜브 캡처, 우=트위터 캡처]
“그 도드라지는 부분은 타인을 위해 좀 가려야 하는 것 아닌가?”(네이버 이용자 ka24****)

“예쁘지도 않은데 눈에 거슬린다”(네이버 이용자 papa****)

“같은 여자로서 보기 민망하네요”(다음 이용자 포인*)

가수 설리가 “브래지어는 건강에도 좋지 않고 액세서리일 뿐”이라며 ‘노브라’ 권리를 주장한 데 이어 이달 초 걸그룹 마마무 화사의 ‘노브라 공항 패션’이 알려지자 누리꾼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뜨겁다. ‘노브라’를 비판하는 이들은 여성 연예인의 ‘노브라’ 차림이 보기 불편하다고 하지만, 찬성하는 이들은 “우리 사회가 남성보다 여성의 신체를 과하게 제약하고 있어서 나오는 성차별적 반응”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 “송민호나 브라 착용하라 말해라, 똑같이 공항이니까…”

9Pn****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트위터 이용자는 보이그룹 ‘위너’ 출신 송민호의 공항패션을 예로 들며 남성의 신체 노출엔 관대하고 여성에게 엄격한 사회를 비판했다. 송민호는 화사가 ‘노브라 공항패션’으로 이목을 끌기 한 달 전인 지난달 8일 태국의 한 공항에 재킷 속에 아무것도 입지 않은 채 나타났다. 상체 상당 부분이 맨살인 상태로 드러났으나 해당 사진은 당시 논란을 일으키지 않았다. 대조적으로 화사의 경우엔 흰 티셔츠 속에 브래지어를 입지 않아 유두가 비친다는 이유로 비난 댓글이 줄줄이 달렸고 일부 언론은 가슴 부분을 모자이크 처리하기도 했다.

SNS에서도 여성의 유두와 가슴은 드러내서는 안 되는 규제의 대상이다. 지난해 6월 페이스북은 한 여성단체가 시위 목적으로 여성의 유두가 포함된 사진을 게시하자 음란성을 이유로 삭제했다. 이에 여성의 몸을 성적 대상으로만 본다는 지적이 쏟아지자 페이스북 코리아는 공식으로 사과하고 삭제했던 게시물을 복구했다.

그러나 올해도 같은 일이 반복됐다. 페이스북 코리아는 지난달 29일 같은 단체가 게시한 여성의 가슴 노출 사진을 ‘유두가 포함된 여성의 가슴 이미지는 일부 제한된다’라는 규정을 이유로 차단 조치했다. 페이스북에서 차단된 게시물은 작성자만 볼 수 있고 일반 사용자는 접근할 수 없다. 단체가 “여성과 남성의 신체 이미지에 대해 상이한 잣대를 들이대는 상황이 개선되지 않았다”며 재차 항의하자 페이스북은 또다시 차단 조치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도 유독 여성의 몸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기는 마찬가지. 방송심의위원회는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에서 품위유지 조항에 해당하는 27조와 성 표현 관련 조항인 35조를 근거로 방송에서 가슴 노출을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방송에서 남성의 가슴 노출에 대한 제재가 이뤄진 사례는 거의 없는 실정이어서 사실상 여성의 가슴에 국한된 규정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에 방송심의위 관계자는 “여성과 남성을 구분해 가슴 노출에 대해 규제하고 있지는 않다”며 “방송 내용을 보고 맥락이나 표현을 고려해서 심의하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 “여성 신체 제약, 건강권 침해로 이어져”

남녀의 ‘가슴’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상반된 시선은 단순히 여성도 가슴을 드러낼 수 있느냐 아니냐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노브라’ 권리를 주창하는 이들은 브래지어로 대표되는 여성의 가슴에 대한 사회적 통제가 건강까지 해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현재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A(21)씨는 “브래지어를 하지 않고 데이트에 나가면 남자친구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 착용하면 안되냐고 하며 불편해했다”면서 “처음엔 남자친구의 반응이 신경 쓰였지만 브래지어를 하면 소화가 안 돼 복통에 시달리기 때문에 착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혜지(가명·23)씨도 “어깨 인대 수술을 한 어머니가 브래지어를 하지 말라는 의사의 조언에도 사회적 시선 때문에 굳이 착용하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꼈다”며 “신체적 건강을 위해서 당당히 노브라를 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슴을 포함한 여성의 신체에 대해 감추거나 ‘쉬쉬’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사회 분위기는 여성의 과도한 자기검열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한 대학교 캠퍼스에서 만난 정소민(가명·24)씨는 “여러 명이 모인 자리에서 생리에 대해 언급하기란 자유롭지 않다”며 “학창 시절 생리통이 심해도 교사 등 주변에 알리고 도움을 청하기 어려웠다”고 여성의 생리현상을 공개적으로 말하지 못하는 현실을 비판했다.

또 정씨는 성인이 되어 산부인과에서 진료를 받으려 했는데도 부모가 “네가 왜 거길 가느냐”고 말렸다는 일화를 소개하며 “미혼 여성이 산부인과에 가는 것을 우리 사회가 좋지 않게 보는 것 같은데 단순히 병원을 가는 것이지 않냐”며 씁쓸해했다.

정다운산부인과의 원영석 원장은 “통계청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자궁경부암으로 1년에 여성 2.5명이 죽는데도 산부인과에 자궁경부암 예방 주사를 맞으러 오는 여성은 아직 매우 적다”면서 “아직도 사회적 편견 때문에 산부인과 방문을 꺼리는 여성이 많은 탓”이라고 지적했다.

건국대 몸문화연구소의 윤김지영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몸에 대한 정보는 숨겨야 하는 것으로 인식돼 왔다”면서 “이에 따라 여성 신체에 대한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고 그 결과 여성의 건강권이 침해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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