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서 16명 탄 승합차 전복… 4명 사망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처참 22일 오전 강원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도로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그레이스 승합차가 전복돼 있다. 이날 사고로 쪽파 파종작업을 하러 가던 할머니를 포함해 4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연합뉴스

밭일 가던 도중 가드레일 받고
내리막길 미끄러져 12명 중경상
노인·외국인근로자 등 탑승
경상 태국인 3명 종적 감춰
경찰, 안전벨트 여부 등 조사

영농 철 밭일을 위해 인부를 태우고 이동하던 승합차가 전복돼 4명이 숨지는 등 1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22일 오전 7시 33분쯤 강원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석개재 인근 지방도로에서 그레이스 승합차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전복됐다. 이 사고로 강모(여·62) 씨 등 내국인 4명이 심정지 상태에서 병원으로 이송돼 사망했고, 전모(여·76) 씨 등 9명이 중경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승합차에는 태국인 7명 등 16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사고 직후 경상을 입은 태국인 3명은 종적을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난 곳은 경북에서 삼척으로 가는 오른쪽 내리막 급경사 구간으로, 왼쪽 가드레일을 들이받으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특히 차량이 내리막길에서 콘크리트 벽을 먼저 들이받고 30m 가까이 미끄러져 내려오다가 가드레일을 들이받아 인명 피해가 컸던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차량은 그레이스(15인승) 승합차로, 도로교통법 제39조에 따르면 10% 초과 인원은 탑승이 허용되므로 16명이 탑승한 이번 사고의 경우 정원 초과는 아니다. 하지만 경찰은 정원을 꽉 채운 차량이 내리막길에서 속도를 제어하지 못하고 도로를 벗어나며 사고가 났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또 15인승 차량에 16명이 탑승한 만큼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차량 전 좌석에서 반드시 안전벨트를 매도록 의무화됐지만 이를 위반해도 최대 6만 원의 과태료만 내면 돼, 뒷좌석 안전벨트 착용률은 절반에 그치는 실정이다.

특히 이번 사고 차량에 60∼70대 최소 7명과 태국인 7명이 탑승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출산율 감소로 일손 부족을 겪고 있는 고령 사회 농촌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승합차 탑승자들은 농촌 일손을 충당하기 위해 충남 홍성에서 모집한 인부들이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로 삼척시 인구는 7만 명이 붕괴한 이후 지속 감소하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 노인 인구 비율이 20%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경찰은 “사고 현장이 정리되는 대로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척=이성현 기자 sunn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