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글로벌 최전선을 가다 >“AI가 반복·정형적 업무 맡고, 인간은 전략적 판단 집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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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19-07-23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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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성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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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공학 융합연구’ 스탠퍼드대 ‘코드엑스’ 보글 학장

“‘코드엑스(CodeX)’는 법학·컴퓨터공학 협업을 통해 사법체계를 더 효율적으로 혁신하려는 학제 간 연구센터입니다. 특히 창업자들이 법조계에 새 기술을 도입하는 사업 아이디어의 시험장으로, 매주 소규모 모임과 매년 4월 미래 법을 고민하는 학회도 열고 있죠. 우리는 그런 공동체를 잇는 ‘다리’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롤런드 보글(사진) 스탠퍼드대 로스쿨 코드엑스 학장의 말이다. 10여 년 전부터 인공지능(AI)과 법률의 융합에 천착해온 스탠퍼드대는 학술 연구와 비즈니스의 융합도 시도해 렉스마키나, 주디카타 같은 걸출한 리걸테크(legaltech) 벤처를 배출했다. 하지만 그는 법률AI가 금융AI, 의료AI만큼 빠른 속도로 성장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법률에 AI를 접목하는 게 왜 어려운가.

“데이터 수집부터 어렵다. 공공 법률 문서가 전부 출판되는 건 아니다. 유료인 경우도 많다. 계약서는 대부분 사적 비밀유지 때문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둘째, 법률 정보는 거의 비정형 데이터다. 정형화(structured)하는 데 돈과 시간이 든다. 물론 과거보단 쉬워지고 있다. 인터넷 등장 후 법률 데이터가 폭증하고 금융 등 앞선 분야의 AI화 요구도 거세다. 기술 포용적 정책이 시행되는 등 모든 변화가 거대한 폭풍(perfect storm)처럼 몰아쳐 속도를 올리고 있다.”

―AI는 대중화 이전 전문가 벽부터 넘어야 한다. 법률가의 거부감은 어떻게 없앨 수 있나. 변호사, 검사, 판사 중 어떤 영역에 먼저 적용될까.

“로봇 변호사의 인간 변호사 대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AI가 낮은 수준의 반복·정형적 업무를 맡는 대신 인간은 고도의 전략적 판단에 집중하게 된다. 당장 문서 자동화, 즉 계약서 작성과 분석에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아무래도 돈이 몰리는 분야에 가장 먼저 적용되기 마련이다. 지식재산권·특허 소송과 관리 등이다. 큰돈이 걸린 대형계약에서 출발해 집주인과 세입자 분쟁 등 적은 돈까지 휩쓸 것이다.”

―리걸테크는 통계적 기계학습과 논리적 추론, 두 가지가 있다. 어느 쪽이 득세할까.

“장단점이 있다. 통계적 머신러닝은 빅데이터가 필요한데 현실에서 구하기 어렵다. 또 편향(bias)을 제거하는 등 초기 손질에 품이 든다. 규칙 기반의 논리적 전문가 시스템은 초기 AI의 형태인데, 만드는 데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 특정 도메인(영역) 전문가 지식을 컴퓨터가 이해하도록 정교하게 모델링해야 한다. 그것보다 ‘설명 가능한(Explainable) AI’가 더 중요하다. 법률적 맥락에서 결과를 받아들이려면 판단 과정을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몬트리올(캐나다) =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


※ ‘인공지능 최전선’ 시리즈 기사의 뒷이야기와 자료집, 독자 토론방 등은 네이버 블로그(https://blog.naver.com/neutrino2020)와 페이스북(www.facebook.com/nokija111)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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