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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게재 일자 : 2019년 07월 23일(火)
중·러 군용기, 동시에 무력시위 왜?…“美 인도-태평양 전략 공동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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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뉴시스】 러시아 A-50 조기경보통제기.

중국 군용기, KADIZ서 활동 넓혀와
러시아 군용기, 주로 日 대상으로 활동
美인도태평양 전략 공동대응 차원 분석
중러, 침범 부정할듯…신중한 대응 주문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공동으로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를 침범하고, 러시아 군용기 1대는 독도 영공을 두 차례나 침범해 군이 전투기를 출격해 경고사격을 하는 등 이례적인 일이 발생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에 대한 러시아와 중국의 공동대응 무력시위라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합참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군용기(H-6) 2대가 이날 오전 6시44분 이어도 북서쪽에서 KADIZ로 최초 진입했다. KADIZ 이탈·재진입을 반복한 중국 군용기는 오전 8시33분 북방한계션(NLL) 북방에서 러시아 군용기(Tu-95 폭격기) 2대와 합류해 다시 기수를 남쪽으로 했다.

특히 중국·러시아 군용기 총 4대는 약 3.7~5.5㎞(2~3노티컬마일) 정도의 거리를 두고 사실상 편대 비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각각 KADIZ를 침범한 사례는 있지만 이같이 동시에 침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서울=뉴시스】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오늘 오전 7시 전후로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했다가 러시아 군용기 1대가 독도 영공을 두 차례 침범해 군이 전투기를 출격시키고, 경고 사격을 하는 등 전술 조치했다고 23일 밝혔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이와 함께 오전 9시9분 러시아 A-50 조기경보통제기 1대가 단독으로 독도 영공을 침범했다. A-50 조기경보통제기는 제19전투비행단에서 출격한 KF-16의 경고 사격을 받고 물러났다가 다시 9시33분에 2차로 독도 영공을 침범한 뒤, 최종적으로 오전 9시56분 KADIZ를 이탈했다.

중국은 지난 2013년부터 실질적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기 위해서 센카쿠 열도와 이어도 등을 포함한 상공을 중국방공식별구역(CADIZ)으로 선포하고, 수시로 함정과 군용기를 보내 무력시위를 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중국 군용기는 140여 차례 KADIZ를 침범했다.

러시아 역시 방공식별구역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KADIZ에 진입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는 편이다. 특히 러시아의 경우 동해 지역에서 쿠릴 열도 분쟁과 관련해 일본에 무력시위용으로 Tu-95와 같은 장거리 폭격기를 출동시키기도 했다.

아울러 올해 수교 70주년을 맞는 중국과 러시아는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그동안 외교와 경제뿐 아니라 안보 분야에서도 협력 관계를 심화시켜 왔다. 올해 양국 군은 산둥성 칭다오(靑島) 앞 서해 수역과 공역에서 ‘해상연합-2019’ 훈련을 합동으로 진행했다. 러시아 군용기가 훈련 과정에서 KADIZ를 침범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중국과 러시아가 KADIZ와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에서 처음으로 공동 무력시위를 하면서, 이전의 침범과 달리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 대응 차원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 조기경보통제기는 이례적으로 우리 독도 영공까지 침범하면서 이전보다 긴장수위도 올라갔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응해 ‘일대일로 구상’이나 ‘신동방 정책’를 내세우면서 동아시아 지역에서 전략적인 마찰을 빚고 있다. 특히 미국과 무역전쟁을 하고 있는 중국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뿐 아니라 태평양까지 진출을 노리는 패권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사실상 인도-태평양 전략에 따라 미국이 구축한 모든 전선에서 중국이 대결하고 있는 셈이다.

박원곤 한동대학교 교수는 “러시아까지 같이 했다는 것은 동북아의 전반적인 긴장 상황과 동북아에서 일종의 세력 간 전위(위치 변화)가 있는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과 한국, 일본까지 견제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이어 “러시아가 카디즈에 들어온 것은 영공을 들어온 것과 매우 다르다”며 “러시아 측에 항의해야 하고 정확한 사정과 이유를 확인해야할 것이다. 단순한 실수로 온 것인지 의도를 가지고 온 것인지에 따라서 대응이 달리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중국과 러시아간에 있는 안보협력은 미국과 한국, 일본의 안보협력 등 역내 전개되는 세력과의 경쟁 일환이다. 강화된 추세에 있다”며 “의도 여하를 막론하고 강력하게 항의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공침범은 군사적 도발로 볼 수 있다”며 “단순 훈련이 아니라 더군다나 우리 공군이 밀어냈는데 다시 들어온 것은 심각한 도발이고 있어서는 안 되는 행위다. 엄중하게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북한과 중국, 러시아 3자와 한국과, 미국, 일본의 3각 안보협력이 부딪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군의 한 소식통은 “중국과 러시아가 동해 북방한계선 북방(NLL)에서 작전 활동을 한 것은 북한의 암묵적인 동의 없이는 어렵다”고 전했다.

이 밖에 오는 8월 초 실시할 예정인 하반기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대응 차원의 훈련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군 관계자는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동해 상공에서 합류해 비행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중·러 간 비공식적인 합동훈련을 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가 KADIZ 및 영공 침범을 부정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신중한 대응도 주문된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한국 군용기가 자국 폭격기 안전을 위협하고, 자신들의 폭격기가 영공 침범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군용기의 경우, 독도 영공 12해리(약 22㎞) 내에 두 차례에 걸쳐 총 7분간 침범했다. 침범 당시 독도로부터 거리는 약 12.9~15.7㎞ 정도였다. 길지 않은 시간의 침범이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러시아 측이 엄연한 영공 침범에 대해서 도리어 ‘과민반응하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공격적으로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게다가 역내 군사적 긴장을 높이는 중국·러시아 군용기의 활동은 언제든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관세 전쟁, 남중국해 문제 등으로 미국과 중국의 긴장이 고조돼 있는 상태에서 언제 어떤 방식으로 문제가 발생할지 예측하기가 어려운 만큼 재발 방치책 등을 미리 강구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양욱 국방안포포럼(KODEF) 수석연구위원은 “러시아와 별도의 채널을 통해서 재발 방지책 주문과 함께 미연의 사태를 방지할 수 있도록 긴밀하게 협조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우리 군은 중국 측과 꾸준히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한 해·공군간 직통전화 등을 논의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편 국방부와 외교부는 이번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KADIZ 진입 및 러시아 군용기의 영공침범 행위에 대해 이날 오후 3시 주한 중국·러시아 대사관 관계자를 초치해 엄중 항의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카운트파트인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연방안보회의(SCR) 서기에게 항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정 실장은 “우리는 이 사태를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으며, 이런 행위가 되풀이될 경우 훨씬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며 “러시아 연방안보회의(FSC)에서 상황을 파악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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