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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론-이용식 주필 게재 일자 : 2019년 07월 24일(水)
한국당 총선 필패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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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식 주 필

보수정치 모든 조건 불리한데
벌써 ‘부자 몸조심’행태 한심
與 카드 많고 정치전술도 탁월

黃대표 직접 경쟁자 영입하고
代案내각 구성해 정책 맞대결
‘명분 있는 패배’가 최상 전략


내년 4·15 총선에서 자유한국당이 이길 것인가. 최근 부쩍 자주 접하는 질문이다. 보수 측에는 안타깝게도 한국당이 제1당이 되거나 보수 야당들이 과반 의석을 확보할 가능성은 없다. 물론 어제는 역사(history)이고 내일은 미지(mystery)인데, 8개월 뒤를 누가 알겠는가. 게다가 정치는 생물이다. 정계 개편은 이제 초입이고, 패스트트랙에 억지로 태워진 선거제도 역시 오리무중이다. 그러나 이런 정치공학보다는 훨씬 근원적인, 그래서 정치공학에도 영향을 미칠 정치철학과 원론 관점에서 보면 결과는 꽤 선명하다. 억강부약이 언론 대의(大義)임을 생각할 때, 정권을 뺏기고 만신창이가 된 ‘언더도그’에게 찬물을 끼얹는 것 같아 편하지는 않다. 그래도 아닌 것은 아닌 것이다.

첫째, 희미한 승리의 조짐은 문재인 정권의 실정(失政)에 반사된 신기루에 불과하다. 정권에 대한 불만이 증가하고 있지만, 역전하려면 아직 까마득하다. 40년 전 영국 ‘불만의 겨울’ 당시 노동당 정권의 무능과 노조의 무소불위 행태에 지친 영국민은 마거릿 대처의 보수당을 선택했다. 운전기사 파업으로 유류 운송이 중단돼 공장 가동이 멈췄다. 미화원 파업으로 쓰레기가 쌓였고, 장례업 종사자 파업으로 시신도 방치됐다. 지금 민노총 위세를 보면 문 정부 말기쯤 현실화할지 모른다. 민노총도 “공장을 멈추고, 물류를 멈추고, 세상을 멈추겠다”고 공약한 적이 있다. 그러나 아직은 아니다.

둘째, 집권세력이 동원할 카드는 무궁무진하다. 김정은 답방, 박근혜 사면에다 반일(反日) 캠페인까지 추가됐다. 포퓰리즘 정책도 다음 선거까지는 통할 것이다. 필요하면 어떤 변신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 총선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에게 전권을 맡겼다가 선거 승리 뒤에 내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감성팔이와 침소봉대 등 정치 전술에서 한국당은 족탈불급이다.

셋째, 탄핵으로 정권을 내준 정당이 3년 만에 별다른 변화도 없이 선거에서 이기려는 것은, 국민을 건망증 환자로 여기는 행태다. 그나마 그런 일을 시도할 만한 결기는 더욱 보이지 않는다. 지난 18일 청와대 회동이 상징적이다. 황교안 대표는 외교·안보에서 문 정부보다 낫다는 것을 보여줄 절호의 기회였다. 1965년 한·일 기본조약의 유효성을 인정하는 토대에서 판결과 조약의 괴리를 메울 ‘모범 답안’조차 거론하지 못한 배경에는 공연히 ‘친일’ 시비에 휘말릴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다. 벌써 부자 몸조심하듯 해서는 판세를 바꿀 수 없다.

넷째, 정치적 매력이 없다. 비호감 꼴불견은 즐비하다. 매력도 노력의 산물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고령 후보임을 상쇄하기 위해 힙합 그룹 ‘DJ DOC’ 흉내까지 냈다. 국민은 선거용 쇼임을 알면서도 국민에게 다가서려는 진정성은 인정했다. 탁현민 ‘국정 쇼’에 손가락질만 할 뿐, 장점을 배우려 하지 않는다. 더 적극적으로 홍보전에 나서기는커녕 홍보 실패를 언론 탓으로 돌린다.

이처럼 모든 조건이 불리한데도 상대 자멸이라는 요행에 기대고, 와신상담하긴커녕 웰빙 체질도 그대로다. 그래도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다. ‘감동을 주는 정치’에 답이 있다. 방법은 많다. 예를 들어 황 대표를 위협할 만한 사람을 황 대표가 삼고초려해 영입하고 선의의 경쟁을 자청한다면 국민이 박수를 보낼 것이다. 필패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골목대장’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아직 친박·비박 다투는 국회의원 등 총선 후보군에 대해서는 오직 실력으로 비교하는 시스템을 가동해야 한다. 영국식 ‘예비 내각’도 검토할 만하다. 문 대통령의 지독한 ‘코드 인사’ 덕분에 재야에 장관감이 수두룩하다. ‘역(逆)탕평’ 발상으로 훌륭한 대안(代案) 내각을 만들 수 있다. 적절한 명칭의 ‘스토커 장관’을 지명해 맞짱 대결과 정책 경쟁에 나서는 것이다. 그림자 국무회의를 매주 열고, 감사기구를 만들어 평가해 개각도 한다. 정치인을 키우는 루트가 되고, 내부 총질을 외부로 돌리는 효과도 있다.

조급하게 이기려 들면 집권세력 프레임에 낚이고, 더 큰 패배를 부른다. 지더라도 명분 있게 지겠다는 생각이 중요하다. 그래야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 정치는 현실인데 쉽지 않을 것이다. 여당보다 몇 배 더 노력해서 길을 찾아야 한다. 다행히 그럴 만한 이슈는 널려 있다. 이런 일이 이뤄지면 필패 전망이 틀릴 수도 있겠지만, 아직 그럴 기미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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