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자업계 “日 수출규제, 글로벌 ICT업계 위협”

6개 단체, 韓·日 당국에 서한

“日의 경제보복 주장 근거없어”
성윤모, 日에 정부 공식의견서

미국 전자업계 단체들이 최근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 조치와 관련해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서한을 한·일 양국 정부에 공동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 정부도 “한국에 대한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는 근거가 없다”며 일본 정부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 수출 통제 강화 원상회복과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국가) 배제 조치 철회를 강력히 촉구했다.

24일 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등 6개 단체는 전날(현지시간)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일본 경제산업상과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에게 공개서한을 보냈다. 이들 단체는 서한에서 “최근 (일본 정부가) 발표한 일부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와 관련해 우려를 전한다”면서 “이번 사안의 조속한 해결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SIA 등은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조치가 규제의 불확실성, 공급망 붕괴 등을 초래하면서 글로벌 경제 전체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일본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에 대한 의견서 제출에 즈음하여’라는 입장문을 통해 “(일본 정부가) 양국 간 경제협력 및 우호관계의 근간을 흔드는 중차대한 사안에 대해 사전 협의도 없이 입법 예고한 것에 대해 한국 정부는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이날 오전 우리 정부의 공식 의견서를 일본 측에 제출했다. 성 장관은 “한국의 수출 통제 제도 미흡, 양국 간 신뢰관계 훼손 등 일본 측이 내세우는 이번 조치의 사유는 모두 근거가 없다”면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것은 글로벌 가치사슬(국제분업구조)과 자유무역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NHK 방송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의 개정안에 대한 의견수렴 마감일인 이날 오전까지 1만 건의 의견이 접수됐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