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nsumer >‘레플’ ‘미러급’ ‘갓버전’ 유혹하지만… SNS 거래, 보상 받기 어렵다

‘세포 마켓’ 짝퉁 조심!

부동산 허위 매물뿐만 아니라 고가 브랜드 상품을 도용해 만든 가짜 상품 거래 역시 SNS상에서 늘어나고 있다. 1인 미디어 이용 인구가 늘면서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물건을 사고파는 ‘세포(細胞) 마켓’ 거래가 활발해지는 만큼 ‘짝퉁’ 상품 거래도 이에 편승하고 있는 것이다.

구독자 수를 120만 명 넘게 보유하고 있는 어느 SNS 이용자는 최근 자신의 계정에 ‘H 브랜드의 가방이랑 똑닮은 가방 팝니다’라는 글을 올려 상품을 판매했다. 이 가방의 진품은 시장에서 1000만 원대에 거래되지만 모조품의 가격은 26만 원이었다. 이 글을 보고 네티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레플(레플리카·복제품의 영어 줄임말)이지만 미러급(거울에 비친 듯 똑같다)’이라거나 ‘갓버전(신의 경지에 오른 복제품)이 따로 없다’는 식의 댓글을 달며 구매 의사도 보였다. 이 가방은 3차례에 걸쳐 모두 1200개 이상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의 ‘짝퉁 왕국’이 오픈마켓이었다면 시간이 흐르면서 짝퉁 거래의 주 무대도 인터넷으로 변하고 있다. 25일 특허청에 따르면 11번가와 G마켓 등 오픈마켓과 온라인 채널에서 짝퉁을 판매하다 적발된 건수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총 2만9746건에 달할 정도로 활발했다. 다만 2016년 1335건이던 인터넷 쇼핑몰 짝퉁판매 적발 건수는 2017년 1447건, 2018년 744건으로 2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일부 SNS 계정을 이용한 세포마켓에서 적발된 건수는 2016년 2881건, 2017년 3462건을 거쳐 2018년에는 전년 대비 45% 정도 증가한 4164건으로 늘었다.

인터넷 쇼핑몰은 그나마 본사 차원에서 판매자와 소비자 간 짝퉁 거래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거나 신고 창구를 운영하는 등 단속을 활발히 하고 있다. 반면 SNS 등을 통한 판매는 개인 간의 거래로 이뤄져 현실적으로 규제와 단속이 어렵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SNS상에서는 소비자끼리 직접 짝퉁을 사고팔다 보니 심리적 부담감이 없어 편하게 구매하는 경향이 있지만 피해를 받았을 때 보상을 받기 가장 어렵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준영 상명대 소비자분석연구소장은 “유통 채널이 다변화되면서 시장도 다변화됐다”면서도 “SNS에서 거래되는 허위매물은 시장 질서를 교란하고 소비자 후생 측면에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송유근·최지영 기자 6silver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