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체제 첫 수사 대상은 기업들? 삼바·코오롱·효성 등 타깃 거론

평소 기업 공정경쟁 큰 관심
미스터피자 수사때도 檢 지휘
담합 등 강도 높은 수사 예고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이 25일 취임하면서 대규모 기업담합이나 ‘갑질’로 불려온 기업의 불공정거래에 대한 검찰 수사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한울 원전공사 입찰담합 의혹을 받는 효성이 윤석열호의 첫 수사 타깃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복수의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윤 총장은 평소 공정한 경쟁을 위한 검찰의 역할에 관심을 기울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장검사는 “윤 총장은 검찰의 철저한 수사가 장기적으로는 기업과 시장경제 발전에 이롭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윤 총장은 지난해 12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소환을 앞둔 임박한 상황에서도 미국 법무부 반독점국(Antitrust Division)을 방문해 마칸 델라힘 반독점국장을 면담하기도 했다. 한국경제학회 회장을 지낸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영향으로 밀턴 프리드먼의 자유시장경제와 공정한 경쟁 모델에도 관심을 보여왔다.

윤 총장이 2017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취임한 후 선택한 첫 수사대상도 ‘갑질’ 논란에 휩싸였던 미스터피자였다. 윤 총장은 당시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수사를 해달라”며 검사들을 독려했다. 또 39년 만에 서울중앙지검에 4차장을 신설하는 등 조직을 확대·개편하고 4차장 분장 사무에 조세범죄 조사부와 공정거래조사부를 뒀다. 윤 총장은 5개월 만에 공정거래부를 특수수사를 지휘하는 3차장 분장사무로 이관하기도 했다. 조세, 공정거래 수사부서와 특수부를 연계해 신속하고 완성도 높은 기업수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라는 이유에서다.

이런 윤 총장이 검찰의 수장에 오르면서 기업의 입찰담합 및 불공정 거래에 대한 검찰의 칼끝이 더욱 날카로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윤 총장 체제의 서울중앙지검이 검토해 온 ‘검찰발 리니언시(자진 신고자 감면제도)’가 실현될 가능성도 크다. 현재 담합 사건은 전속고발권을 쥐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리니언시를 활용해 고발할 수 있지만, 공정위의 담합 행위 처벌 의지가 약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중앙지검은 형법상 자수자 조항 등을 활용해 검찰에 자수한 기업을 직접 수사한 뒤 공정위에 고발을 요청하는 방식 등을 폭넓게 검토해왔다.

윤석열 체제의 첫 수사 타깃도 기업들의 불공정거래 사건이 될 공산이 크다. 경기도는 앞서 지난 16일 신한울 원전 초고압차단기 입찰에 참여한 효성이 다른 입찰 참여 기업과 입찰 담합에 합의한 정황 등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사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등 굵직한 기업 수사도 남아 있다. 스크린도어 설치공사 입찰담합 의혹을 받는 기업들도 수사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 관계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한 시민단체 고발조치로 입건된 사안이 있어 아직 규명해야 할 것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