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대승적으로 추경 처리” … 7월 국회 합의될까

한국 “빚내기 추경은 대폭 삭감”
민주는 ‘방탄 국회’ 소집 의심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가 29일 오후 회동해 7월 임시국회 의사일정 합의를 위한 담판을 벌인다. 특히 한국당이 ‘안보 임시국회’ 의사일정 합의를 전제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에 협조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고 있어, 전격적인 타협 가능성이 주목된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안으로 안보 국회의 핵심인 운영위원회·국방위원회·외교통일위원회 의사일정과 대러·대중 규탄 결의안, 일본 통상보복 결의안과 추경안 등을 통과시키기 위한 일정을 협의해 결정하겠다”며 “우리 당은 대승적으로 추경을 해주겠다고 했는데, 다만 ‘빚내기 추경’ ‘맹탕 추경’인 만큼 대폭 삭감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2019 통일 걷기대회’에 참여해 이날 오전 국회를 비운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오후 국회로 복귀해 야당 원내대표들과 접촉할 것으로 전해졌다. 6월 국회 때와 달리 한국당이 추경안 처리에 까다로운 조건을 붙이지 않아 협상 타결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에서는 한국당이 안보 상황을 국회 소집 명분으로 삼는 데 대해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막상 협상에 들어가면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를 할 수 있다”며 “나 원내대표가 추경안 처리를 약속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7월 국회 동안 꼼꼼한 심사를 한 뒤 회기 막판에 추경안을 처리하자는 입장인데, 민주당은 추경안 처리 날짜를 못 박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지난 4월 선거제도 개편안 등에 대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에서 고발된 의원 보호를 위해 한국당이 ‘방탄 국회’ 소집에 나섰다고 의심하고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한국당 의원들이 3차 소환 통보를 받는 시점에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 건의안 등을 모두 접고 국회를 소집한 이유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공개하지 않는 요구 사항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병채·장병철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