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29개월째 韓게임만 허가증 발급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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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배치 후 원천차단 당해
유료 아이템 판매 등 불가
자국·해외게임엔 재개했지만
한국산 게임만 여전히 규제

中 선정적 게임 밀려오는데
국내 시장 잠식당할까 불안

중국이 한국 게임사들이 제작한 게임에 대한 허가증(판호)을 내주지 않은 지 어느덧 2년 5개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한국산 게임의 중국 진출이 막혀 있어 피해를 보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반면, 중국산 게임은 한국 게임시장을 마음껏 공략하면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불만이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1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한국 게임에 대해 판호를 내주지 않는 이유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있다. 지난 2017년 3월 스마일게이트가 만든 ‘크로스파이어 모바일’을 마지막으로 중국에서 새로 서비스를 시작한 한국 게임은 없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논란 이후 한국산 게임에 신규 판호 발급이 전면 중단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내 게임업체가 떠안고 있다.

중국 당국은 게임이 선정성과 폭력성 때문에 사회 문제를 일으킨다고 주장하면서, 2018년 3월부터 모든 게임의 판호 발부를 중단했다. 이후 2018년 12월부터 자국 게임에 대해서는 판호를 내줬고, 올해 4월에는 외국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도 재개했지만, 한국산 게임에는 판호를 발급하지 않고 있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판호를 받지 못하면 중국에서 유료 아이템 판매 등 수익활동을 할 수 없다”며 “세계 최대 게임시장(약 36조8000억 원)에 진입하지 못하다 보니 중소 게임업체의 경우 문을 닫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국내 간판 게임업체들 역시 판호 발급 전 중국 시장을 겨냥해 개발을 완료한 게임을 출시하지 못하고 발만 구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예전처럼만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면 1조~2조 원 이상의 신규 시장 창출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평가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중국 시장 공략은커녕 한국 시장까지 내주게 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다. 2017년부터 중국 모바일 게임은 한국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 보고서에 따르면,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상위 20위까지 진입한 적이 있는 게임 수는 2016년 11개에서 2017년 16개로 늘었다. 국내 게임업체는 중국의 선정적 마케팅이 업계 질서를 교란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게임업체 관계자는 “게임이 질병으로 분류돼 국내 여론이 악화한 상황에서 국내산 게임으로 오인되는 선정적인 중국산 게임 때문에 2차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