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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최명식 기자의 버디 & 보기 게재 일자 : 2019년 08월 02일(金)
‘슬로 스타터’고진영의 성공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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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곗바늘을 5년 전으로 돌려봅니다. 2014년 당시 1995년생 4인방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를 호령했습니다. ‘골프천재’로 불렸던 김효주를 비롯해 백규정, 고진영, 김민선입니다. 이들은 코스 내에서는 경쟁자, 코스 밖에서는 동갑내기 친구들이었죠. 한 살 많은 전인지는 김효주의 기세에 눌려 늘 2인자 신세였고, 두 살 언니 박성현은 드라이버 입스로 투어에서는 존재감조차 없던 시절이죠.

동기 중 김효주가 가장 앞섰습니다. 김효주는 아마추어 시절 한국-일본-대만 프로대회에서 우승했고 롯데그룹과 박세리를 능가하는 초특급 후원계약을 맺습니다. 2014년 비회원 신분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 에비앙챔피언십 우승으로 이듬해 미국에 갔습니다. 2015년 미국 진출 첫해 세 번째 대회 출전 만에 첫 승을 올렸지만 두 번째 우승은 이듬해로 넘겼습니다. 명성에 비하면 의외라는 평가였습니다. LPGA 무대를 뛰면서 스폰서 후원대회에 꼬박 등장할 수밖에 없었고, 디펜딩챔피언 의무참가 제도로 여러 차례 국내를 오가다 탈이 났던 것이죠.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다 결국 과로로 쓰러져 병원에 이송되는 상황까지 몰렸습니다. 김효주는 이런 후유증 탓인지 이후 지금까지 우승을 추가하지 못했습니다.

고진영은 이런 김효주에 비하면 슬로 스타터인 셈이죠. 고진영은 초등학교 6학년 때 골프를 시작했으니, 6세 때 골프채를 잡은 김효주에 비해 한참 늦었죠. 김효주가 정상에 오른 계단을 늘 몇 년 후에야 밟았습니다. 2012년 아마추어 무대 3승을, 2014년 프로 첫 승을, 김효주가 미국으로 떠난 2016년 3승을 올려 KLPGA 대상을 차지했습니다. 2017년엔 국내 2승과 함께 LPGA투어 KEB 하나은행챔피언십을 우승하며 역시 신데렐라가 됐고, 이듬해 미국으로 건너갑니다. 2018년 LPGA 신인상을 받더니 올해엔 메이저 대회 2승과 함께 시즌 3승을 거두며 세계랭킹 1위에 올라, 가장 뜨거운 선수로 폭풍 성장했습니다.

LPGA 2년 차 고진영의 성공은 지난 5년의 노력이 숫자로 나타난 당연한 결과라는 평가도 받습니다. 고진영은 국내에서도 미래를 위해 외국인 캐디를 고용해 영어를 익혔고, 우승 인터뷰도 영어로 합니다. 먼저 미국에 가고도 여전히 통역을 통해 인터뷰하는 여러 선수에 비하면 다른 출발입니다. 고진영은 KEB 하나은행챔피언십 우승으로 LPGA 시드를 딴 신데렐라 중 유일하게 미국에서 우승한 선수라는 기록도 만들었습니다. 골프에서는 때론 출발이 늦었다고 손해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준비만 잘하면 언제든지 따라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mschoi@munhwa.com
e-mail 최명식 기자 / 체육부 / 부장 최명식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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