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경제전쟁>“日, 北核·미사일 탐지·감청 능력 월등…한국이 지소미아 파기하면 손해 클 것”

전문가들 “정보공유 중단 넘어
韓·美동맹까지 흔들릴 가능성”

여권에서 5일 또다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폐기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군사 전문가들은 일본의 북한 핵·미사일 관련 탐지·추적·요격과 신호정보감청(SIGINT·시긴트) 능력이 한국군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뛰어나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 지소미아가 폐기되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기민하게 대처해야 하는 한·미·일 3각 협력뿐 아니라 한·미 동맹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본이 한국을 안보 파트너로서 불신하고 부정했기 때문에 지소미아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며 “8월 15일 광복절에 패전국인 일본에 파기 통지서를 보내 우리 국민의 뜻과 경고를 전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4일에는 최재성 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장이 지소미아 폐기론을 언급한 뒤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등도 재검토 필요성을 거론한 바 있다. 또 정부는 1986년부터 매년 실시해온 독도방어훈련도 더 이상 미루지 않고 8월 중 실시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본의 능력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면서 우려하고 있다. 일본의 시긴트 능력은 아시아 최강으로, 청와대와 여권이 주장하는 것처럼 “일본이 더 득을 보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 일본 군사정보의 중심인 방위성 정보본부 산하 DIH는 군사정보 수집과 분석을 담당하는 인원이 2500∼3000명에 달하며, 6개 부처와 지역별 통신소와도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일본의 위성·항공기·함정·통신소 등 다양한 자산을 활용한 시긴트 정보 수집 능력은 미국에 버금가는 정상급”이라며 “특히 일본이 보유한 저궤도 군사정찰위성 8대는 450∼500㎞ 고도에서 20분에 한 번꼴로 한반도를 훑고 지나가기 때문에 정밀도(해상도)는 미국이 비해 떨어질지 몰라도 한반도 촬영 분량은 미국을 앞선다”고 평가했다.

또 일본 전역에 19개소가 운영되고 있는 일본의 감청부대인 통신소는 무선 가청거리가 5000㎞로, 암호화 통신 해독 기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시마네(島根)현의 북한 전담 ‘미호(美保)통신소’는 상주인원이 300명인 일본 내 최대 통신감청 기지다.

일본의 정찰 자산도 한국을 압도하고 있다. 일본의 E-767 WACS 조기경보기 4대는 레이더 탐지거리 800㎞로, 탄도미사일 탐지가 가능하다. 일본은 레이더 탐지거리 550㎞인 E-2C, E-2D 조기경보기도 30대 보유하고 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