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구서’ 잔뜩 들고 9일 訪韓하는 에스퍼 美국방장관

호르무즈 파병·방위비 이어
중거리미사일 배치 ‘새 의제’

오는 9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이 취임 후 처음 방한하는 가운데 신형 중거리 미사일 배치, 호르무즈 해협 호위 연합체 참가,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 미국의 안보 청구서 압박이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미 동맹의 입지를 강화하면서도 국익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외교·안보 이슈가 한꺼번에 쏟아지는 셈이다. 일각에선 미국이 한·일 갈등에 대한 중재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서 일방적 요구만 내놓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방한에 앞서 호주를 방문한 에스퍼 장관은 3일(현지시간) 지상 발사형 중거리 미사일을 아시아에 배치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이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에서 탈퇴한 바로 다음날 나온 언급이다. 에스퍼 장관은 배치 시점에 대해서는 “몇 달 내를 선호한다”고 했다. 외신은 그 장소로 한국과 일본을 꼽고 있다. 실제 에스퍼 장관은 방한 후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의 회담 등을 통해 관련 의제를 꺼내 들 가능성이 높다.

에스퍼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 호위 연합체의 한국 참여도 공개 요구할 전망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전날 “일본과 한국같이 (호르무즈) 지역 내에 이해관계가 있고 물품, 서비스, 에너지 수송을 하는 나라들이 자국 경제 이익을 보호하는 방식으로 참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한국과 일본을 콕 집어 얘기했다.

우리 정부는 이에 호응해 아덴만 해역에서 활동 중인 청해부대를 파견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위비 분담금 증액 문제도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이달 말 시작될 예정이다. 외교가에선 미국이 현재 분담금의 5배에 달하는 50억 달러(약 6조800억 원)를 요구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방향으로 문제에 대해서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