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 자신을 ‘매국·친일’이라한 조국에 법적대응 시사

저서 ‘반일 종족주의’ 비판 반박
“명예훼손 책임추궁할만한 범죄”

이영훈 서울대 명예교수 등이 저서 ‘반일 종족주의’ 출간을 “부역·매국·친일”이라고 비판한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해서 법적 대응을 시사하며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7일 이 교수는 유튜브 채널 ‘이승만TV’에서 “나를 ‘부역·매국 친일파’로 규정하겠다면 그 용어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며 “대한제국이 망할 때 그에 협조하거나 귀족 칭호를 받거나 이후 독립운동을 방해하거나 또 독립운동을 탄압하거나 총독부 권력에 빌붙어 일신의 영달을 추구한 사람을 ‘부역 매국 친일파’라고 규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서 “나는 1951년생으로 친일파가 활동한 역사와 전혀 무관한 사람”이며 “오히려 독립운동가(동암 차리석: 1881∼1945)의 외손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면서 자라온 사람”이라고 조 전 수석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 교수는 조 전 수석이 ‘반일 종족주의’ 서적을 가리켜 “민주공화국의 정통성과 존립 근거를 부정하고 일본 정부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언동”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교수는 “대한민국은 이승만 ‘건국대통령’이 밝힌 대로 개인의 근본적·천부적 자유에 기초해서 건립됐음을 강조해왔다”며 “이 책 결론에서 바로 그 건국의 기본정신을 우리가 잊어버려서 이 나라가 다시 한 번 망국의 위기에 봉착했다고 눈물겹게 서술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책 내용 중 조선인 징용 피해자가 일본에서 성과급에 따라 정상적 임금을 받았다고 주장한 부분과 독도가 한국 정부 고유 영토라는 주장을 검토한 부분 등을 두고, “일본 정부도 모르는 연구 성과를 개발했다”며 “그것을 두고 일본 정부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다니요?”라고 되물었다.

또한 이 교수는 “저와 동료의 연구자로서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으며 그에 합당한 책임이 추궁될 수 있는 범죄임을 상기해 드린다”며 법적 대응 가능성도 거론했다.

앞서 조 전 수석은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교수 등이 출간한 ‘반일 종족주의’ 관련 언론 기사 링크를 걸고 “이런 구역질나는 책을 낼 자유가 있다면, 시민은 이들을 ‘친일파’라고 부를 자유가 있다”며 “이들을 이렇게 비판하는 것은 전체주의적, 파시즘적 발상이자 국민을 둘로 나누는 ‘이분법’이라는 일부 지식인의 고상한 궤변에는 어이상실”이라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렸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