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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9년 08월 08일(木)
히틀러 生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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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준 논설위원

아돌프 히틀러 생가(生家)를 둘러싼 오스트리아 정부와 전(前) 소유주 간의 법정싸움이 종결됐다. 5일 대법원이 정부가 전 집주인인 게를린데 포머에게 81만 유로(약 11억 원)를 보상하라는 고등법원 판단을 확정한 것이다. 이 분쟁은 정부가 오스트리아 북부 브라우나우암인시(市) 잘츠부르거 포어슈타트 15에 위치한 히틀러 생가를 매입하고자 하면서 시작됐다. 나치 추종자의 숭배 장소가 되는 것을 우려한 것이다. 그러나 포머가 팔기를 거부하자, 2016년 강제 매입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들어 국유화하고 보상금 81만 유로를 지급했다. 이에 포머는 ‘재산권 침해’라며 헌법소원을 냈으나, 헌법재판소는 “나치 이데올로기를 추종하는 세력의 범죄 행위를 막을 의무가 국가에 있다”고 판결했다. 보상금이 적다는 소송도 진행됐으나, 정부가 이긴 것이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이 건물을 철거하거나 본래 모습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바꾸려 하고 있다. 오스트리아가 히틀러 문제에 민감한 것은 나치 피해 때문만은 아니다. 자칫 ‘나치 피해국’이 아니라 가해국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다. 오스트리아는 ‘1938년 오스트리아 병합’을 침략으로 규정하고, 나치 독일의 피해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오스트리아인이 나치 친위대(SS)에 자진 입대하는 등 친나치에 앞장선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당시 오스트리아 거주 유대인의 생존율이 독일 유대인의 생존율보다 낮다는 통계도 있다.

또, 오스트리아에서 신(新)나치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줄 알았던 나치즘이 재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 때문에 히틀러가 오스트리아 출신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히틀러 생가를 그냥 내버려 둘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독일 바이에른주에 위치한 히틀러 별장 켈슈타인 하우스처럼 관광 자원화하자는 일부 주민의 주장이 힘을 잃은 것이다.

자유주의의 승리로 끝났다는 프랜시스 후쿠야마 교수의 ‘역사의 종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그러나 히틀러 생가가 역사유물이 아닌 현실정치로 취급되는 현실을 보면, 국가사회주의·공산주의 등 20세기 전체주의의 문제는 지금도 계속인 듯하다. 옛 소련 독립국인 조지아에 있는 이오시프 스탈린 생가에 참배객들이 끊이질 않는다니 더욱 그러하다. 통일 후 만경대(김일성 생가)는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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