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愛올래 Tip>“4차 산업혁명 시대… 농·산·어촌이 각광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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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은 1980년대 수학여행으로 다녀왔다. 왁자지껄 떠들며 여기저기 누볐던 추억이 남원에 오니 더욱 선명하게 떠오른다. 그 시절 수학여행은 경주, 설악산 등 명승지를 둘러보는 것이었고, 특별한 콘텐츠는 없었지만 학교를 벗어나 억눌렸던 자유를 펼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신이 났다. 최근 강원 양양군 농촌체험휴양마을이 수학여행지로 각광 받고 있는데 수학여행단 등 발길이 이어지면서 올해 4~5월에만 7000여 명이 방문했고, 해담마을은 수도권 38개 학교에서 4819명이 방문했다고 한다. 이전과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이 농촌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걸까?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농촌이 가장 각광 받는 곳이기 때문이다.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는 “세계의 경제·사회는 정보화 시대에서 점차 창의성, 감성, 거시적 안목이 중시되는 개념의 시대(conceptual age)로 이동해 간다”고 말했다. 이런 창의성, 감성 등은 아름다운 농촌의 풍경과 그 공간에서의 다양한 체험 활동 등을 통해 스며든다.

남원도 트렌드에 맞게 둘레길과 함께하는 여행, 전통문화 체험장 여행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또 남원다움 콘텐츠 공모전을 통해 근현대의 이야기들을 조명함으로써 지역 문화에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이는 방문객들에게 잊고 있었던 감성을 불러일으키고, 체험 활동을 통해 창의성을 북돋운다. 특히 유치원생부터 청소년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콘텐츠이고, 살아 숨 쉬는 선생님이다. 그러나 개선해야 할 점도 있다. 단순체험 위주의 활동을 벗어나 체험 과정을 교육과 연계해 깊은 성찰(reflection)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콘텐츠 개발이 시급하다. 농사 경험이 많은 어르신 등이 함께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나아가 대학과 연계해 학생들의 인턴십 공간으로 활용, 마을 주민과 학생들의 협업을 통해 젊은 피가 유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끝으로 관련 공무원, 담당자들의 지속적인 관심·학습·개발과 방문객들이 진심을 느낄 수 있는 태도(attitude)의 변화가 지금의 호기를 지속해서 성장시킬 수 있는 큰 무기가 될 것이다. 이런 노력이 이어지지 않는다면 남원의 농촌체험휴양마을은 한번은 방문하겠지만, 재방문으로 연결되지는 않는 곳이 될 것이다.

김승철 한국외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