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만한 공연>박은태·카이·민우혁·한지상… 최고의 벤허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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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벤허’

뮤지컬 ‘벤허’는 제작 위험 부담이 크다. 고전 영화 ‘벤허’가 걸작이어서 그걸 넘어서는 무언가를 보여줘야 하는 까닭이다. 이미 진행된 공연 반응과 프레스콜 등을 통해 판단해보면, 무대에서의 박진감을 충분히 살려냄으로써 영화와는 다른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극의 절정에 나오는 전차 경주 장면을 영상과 회전무대, 마차와 말 조형물 등을 통해 생생하게 구현하고 있어서 감탄을 자아낸다.

루 월러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제정 로마 시대의 유대 귀족 벤허를 주인공으로 그의 삶에 깃든 고난, 역경, 사랑, 헌신을 다룬다. 지난 2017년에 창작 뮤지컬로 초연해 중장년층 관객을 끌어들이며 큰 인기를 얻었다.

이번에 다시 돌아온 ‘벤허(사진)’는 14곡의 넘버를 추가해 서사의 감정선을 노래로 더 풍부하게 만들었다. 추가 곡 중제작진이 특별히 힘을 줬다는 ‘살아야 해’를 배우 박은태의 노래로 들어보니 그 폭발력에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벤허 역은 초연에 참여했던 박은태, 카이, 민우혁 이외에 한지상이 새로 맡았다. 민우혁은 초연 때 벤허의 친구이자 라이벌인 메셀라 역을 맡았는데 이번에 역할을 바꿨다. 4명의 벤허가 선보이는 4색 매력을 따져보는 것이 관람 포인트의 하나다. 카이는 뮤지컬 아이돌이란 별칭답게 대중적 지명도가 높고, 한지상은 카리스마 있는 연기와 가창이, 박은태는 풍부한 표정과 함께 호소력 짙은 음색이 특징이다. 4명의 벤허 중 외모로 볼 때 영화에서 주연을 했던 찰톤 헤스톤을 가장 많이 닮은 민우혁은 파워플한 가창이 돋보인다.

극중 앤테거니스트인 메셀라의 처절한 생애에 관심을 두면 관람 지평을 넓힐 수 있다. 메셀라 역을 맡은 문종원은 “벤허와 메셀라의 대결보다는 두 친구가 세상을 맞닥뜨리면서 변해가는 과정에 집중해달라”고 관객에게 당부했다.

박민성이 메셀라 역으로 더블 캐스팅 됐으며, 김지우와 린아가 벤허를 사랑하는 여성 에스더 역을 함께 맡았다. 벤허의 양아버지인 퀀터스 아리우스 역은 이병준과 이정열이, 벤허의 어머니인 미리암은 서지영과 임선애가 연기한다. 벤허 가문의 옛 집사 시모니테스 역은 홍경수, 로마 총독 빌라도 역은 이정수가 맡았다.

스케일이 큰 작품이라 앙상블 합창과 군무 비중이 높다. 김지우는 “앙상블 배우들이 쉬지 않고 노래와 연기를 하는 것을 보며 감동을 받는다”며 “저도 열심히 해야 하겠다는 자극을 받는다”고 했다. 10월 13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공연.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