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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사회] 파워인터뷰 게재 일자 : 2019년 08월 09일(金)
“지금은 국가위기… 노동계·경영계 모두 克日 힘 합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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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정부 고시로 내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8590원으로 확정된 직후인 5일 서울 중구 장교동 서울지방노동청 집무실에서 문화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최저임금심의위원회의 2.87% 인상률 결정은 노동자 생활안정과 경제·고용 상황 등을 포괄적으로 고려한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고 있다. 또 그는 미국의 고용 상황 개선과 관련해 “정부 규제 완화로 인한 민간부문 일자리 창출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성호 기자 tray92@

이재갑고용노동부 장관

민노총, 우리 사회 중요한 주체
파업·집회도 합법 틀에서 해야
소재 분야 특별연장근로 허가
노동정책 후퇴 아닌 최소 조치

최저임금심의위 갈등 있었지만
퇴장 없이 전원 표결 ‘큰 의미’
정부는 관여않고 지원만 할 뿐

주 52시간 속도조절 논의보다
지금은 현장 안착이 가장 중요
곤란 겪는 中企에 컨설팅 검토


거의 막힘이 없었다. 머뭇거리지도 않았다. 핵심도 정확히 꿰뚫었다. 오히려 인터뷰 질문자가 밑천이 드러날 정도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1982년 공직생활을 시작해 줄곧 노동부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노동관료다. ‘모셨던’ 대통령만 7명이고, 지금도 장관으로 문재인 대통령을 보필하고 있다. 이 장관은 최근의 최저임금 결정 및 고시와 관련해 “우리 사회가 진일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저임금심의위원회 근로자와 사용자 위원들의 퇴장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토론이 합리적이었고, 상대방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정착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일본의 경제보복 국면에서 이뤄지는 노동계 하투(夏鬪)에 대해 “민주노총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주체이므로 위기 상황 극복에 함께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대기업 귀족 노조가 협력업체 노조의 현실을 외면하는 노동 내부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청 노조와 하청 노조의 상생이 요구된다”는 소신을 강하게 드러냈다. 지난 5일 서울 중구 장교동 서울지방노동청 9층에서 업무차 서울에 들른 이 장관을 만났다.


―내년 최저임금이 2.87% 오른 8590원으로 고시됐는데, 정부 가이드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먼저 정확히 짚을 부분이 있다. 최저임금은 최저임금심의위원회(최임위)에서 정한다. 심의과정에서 정부가 뒤에서 가이드한다는 말이 있는데 전혀 사실과 다르다. 절대로 정부는 관여하지 않는다. 심의가 잘 이뤄지도록 옆에서 자료 등을 지원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올해는 공익위원들이 지난 5월에 교체돼 최임위가 좀 늦게 출범했다. 정부는 그 전에 최저임금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기업체 등을 대상으로 집단심층면접(FGI) 방식으로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대국민 토론회를 여는 방식으로 다양한 각도에서 국민 의견을 수렴했다. 그 정도다. 다만 최임위 내부에서만 논의하다가 갑자기 최저임금을 결정하면 국민이 납득하지 못할 수 있으니 심의과정에서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건의는 했다. 위원장께서 정부의 제안을 받아들여 올해는 여론 수렴과 국민 설명과정이 들어갔다. 과거에 비해 진일보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심의과정에서 대표들 퇴장이 빈번하지 않았습니까.

“사용자 위원이 2번 불참했고, 근로자 위원도 1번 불참했다. 갈등이 없지는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과거보다 근로자, 사용자, 공익위원이 모여 진지하게 논의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최저임금을 의결할 때 위원 27명 전원이 모여서 투표했다. 그런 사례가 이번을 포함해 역대 3번밖에 없었다. 투표 없이 합의로 끝난 경우도 있지만, 표결과정에서 한쪽이 퇴장하는 경우는 많았다. 올해 심의에서 위원들의 토론 분위기가 과거보다는 크게 나아져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정부가 경제 현실을 반영해 경영계에 힘을 실어준 것인가요.

“최임위는 노사 양측이 모두 참여하는 독립기구로서, 어느 편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저임금 노동자 비중이 지난해 처음으로 20% 아래로 떨어졌고, 평균임금의 상위 20%와 하위 20% 간 격차도 5분의 1 이하로 줄어드는 성과가 있었다. 하지만 중소기업주, 영세 자영업자들이 느끼는 어려움이 적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이번에 최임위에서 2.87%로 인상률을 정한 것은 노동자 생활안정과 함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제·고용 상황 등을 포괄적으로 고려한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경제와 고용 상황의 변화, 저임금 노동자 생활안정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상 폭을 결정할 것으로 본다.”

―적정 수준으로 생각하는 최저임금은 얼마입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얘기하면 안 된다. 하하. 이번 최저임금인 8590원이 적정하다고 생각해 고시했다.”

―청와대는 최저임금 공약 1만 원을 지키지 못해 아쉽다고 하는데.

“인상률 2.87%는 과거에 비하면 낮은 편이다. 경제위기 국면 수준인데, 사실 저임금 노동자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만 기다린다. 그분들을 생각하면 기대만큼 오르지 못한 부분은 죄송스럽다. 하지만 최저임금 수준은 최임위가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결정한 금액이다.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KBS 인터뷰에서 1만 원 공약을 달성하지 못해 국민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했다. 그런데 근로자들의 소득 향상은 최저임금이 아니고 근로장려금(EITC)을 통해 가능한 부분이 있다. 복지제도도 있는 만큼 저임금 노동자 지원방안을 고용노동부를 포함해 관계부처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 요구에 대한 입장이 궁금합니다.

“지난 7월 24일 청년·여성·고령층 노동자 간담회에서 한 여성 대표께서 취약업종에 여성이 많이 근무하는 만큼 차등적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에 특별히 의견을 밝히지 않은 대표들도 있었다. 다만, 연령별 차등적용에 대해서는 청년과 여성 대표는 반대했고, 고령층 대표는 찬성해 입장 차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업종별 차등적용은 현행법으로 가능하고, 매년 최저임금 심의요청 때 검토 요청을 하지만 1989년 이후 낙인효과(특정 업종의 저임금 고착화) 우려와 합리적 기준 설정의 어려움 등으로 시행하지 않았다. 올해 최임위 표결에서도 업종별 차등적용은 찬성 10명, 반대 17명으로 부결됐다. 경영계의 업종별 차등적용 요구가 있으므로 현실을 반영해 향후 최임위 기능을 강화해 객관적으로 논의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종로에 가보면 ‘임대’라는 글이 붙은 점포가 수두룩합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는 방증 아닌가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부 한계기업이나 한계업종에 굉장히 어려움을 드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나라의 경제문제가 최저임금 때문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근 내년 최저임금 8590원에 대한 적정수준 여론조사를 했다. ‘적정하다’는 응답이 40% 정도고, ‘더 높아야 한다’가 20% 정도로 조사됐다. 최저임금을 바라보는 우리 국민의 인식이라고 판단된다. 정반대 입장에서 ‘높다’ ‘낮다’는 분들이 20%씩 있는 것 같다.”

―여당에서 주 52시간 근무제 속도조절 목소리가 나오는데.

“당론은 아니고 개인 차원에서 제출한 속도조절 법안으로 알고 있다. 주 52시간제는 지금 현장 안착이 가장 중요하다. 실태조사를 하고 중소기업인들을 만나 말씀을 듣는데, 1차적으로 중소기업에는 노무관리 전문가가 없어 주 52시간제를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하더라. 1대1 컨설팅을 통해 주 52시간제로 일정을 변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주 52시간제 보완을 위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에 대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처리되지 않고 있습니다.

“탄력근로제 개편 법안은 그간 산업현장의 요구와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의제별 위원회의 노사정 합의를 토대로 추진한 사안으로, 이번 국회에서는 입법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입법이 지연되고 있어 안타깝다. 산업현장의 애로가 예상돼 3개월을 초과하는 탄력근로제 도입이 필요한 기업에 대해서는 개정법 시행 시까지 계도기간을 부여하고 있다. 또 재량근로제 활용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는 등 탄력근로제 외에도 업종·직종 특성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재량간주근로시간제, 선택적근로시간제, 사업장 밖 간주근로시간제 등 유연근로제를 안내·홍보하고 있다. 8월부터는 현장방문 컨설팅도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국회에서 이 같은 현장 상황과 노사정 합의 취지를 고려해 최대한 조속한 시일 내 입법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일본의 경제보복 상황에서 민주노총은 재벌 해체를 주장하고, 하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의 파업과 집회는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진행돼야 한다. 최근 한·일 대립과 관련해 우리가 원인과 해법을 찾고 노력해 나가면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현재 상황은 중대한 국가 위기라고 규정해도 무리가 아니다. 민주노총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주체이므로 위기 상황 극복에 함께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노총은 연구·개발(R&D) 인력 특별연장근로 허가도 반대하고 나섰는데.

“민주노총은 지난 7월 22일 ‘지금이 노동자 희생 삼아 수출규제 임시방편 내놓을 때인가’라는 논평을 내놨는데, 장시간 근로 남용에 대한 우려 차원으로 이해된다. 정부는 일본의 수출규제를 중대한 국가 위기 상황이자 사회적 재난에 준하는 것으로 보고, 범정부적인 차원에서 다양한 대응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규제품목 국산화를 위한 R&D, 대체조달 테스트 관련 연구 등 필수인력에 특정한 특별연장근로 인가 등 최소한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제도 운영과정에서 노동자들의 건강권도 함께 보호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다하겠다. 민주노총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주체인 만큼, 국가적 위기 극복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으로 기대한다.”

―민주노총은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을 C학점으로 평가했는데 스스로 점수를 매긴다면.

“노동계는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이 기업의 이해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노동정책에 대한 평가는 각 경제사회 주체가 처한 상황에 따라 상대적일 수밖에 없다고 본다. 문재인 정부는 양극화와 장시간 근로, 만연한 저임금 근로 등의 문제를 엄중히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존중사회 실현’을 국정 기조로 설정했다. 노동계의 우려를 알고 있지만 정부의 노동정책이 후퇴하는 것이 아니라, 바뀐 제도들이 현장에 안착해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가는 것으로 봐야 한다.”

▲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5일 서울 중구 장교동 서울지방노동청 집무실에서 가진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고용 상황 변화와 일자리 부족 등 현안을 진단하고 지원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노사 대립 문제와 관련해 “서로를 운명공동체로 보는 상호신뢰관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곽성호 기자 tray92@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놓고 경영계와 노동계의 이견을 조율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요.

“고용부는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정부입법안을 마련해 입법 예고했다. 기간은 오는 9월 9일까지다. 정부입법안에 대해 노사 간 의견이 다를 수는 있지만 낡은 노동법제와 노사 관행을 바꾸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노사가 조금씩 양보하면서 우리 노사관계를 바꿔 나가는 계기로 삼길 희망한다.”

―하지만 정부가 노동계 의견을 전적으로 수용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정부입법안은 지난 10개월여간의 경사노위 논의를 반영한 최종 공익위원안을 토대로 마련됐다. 정부입법안은 공익위원안의 취지를 반영해 실업자와 해고자의 노조 가입을 인정하는 등 국제노동기준에 부합하도록 단결권을 확대하면서도 기업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데 지장을 주지 않도록 하는 다양한 보완 방안도 포함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기업별 노조 임원을 재직자인 조합원으로 한정하고 실업자·해고자 조합원의 사업장 내 조합 활동은 노사 합의 절차를 준수하도록 하며 생산 주요 업무시설에 대한 점거 금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별 노사관계 관행과 현실을 고려해 나온 방안이라고 판단한다.”

―경사노위 정상화 방안이 있습니까.

“지난 몇 달간 경사노위를 통한 사회적 대화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계층별 대표 3인의 본위원회 불참으로 대화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함에 따라 7월 22일 8차 운영위원회에서 ‘6인 대표자회의’ 운영 필요성에 의견을 모으고 7월 26일 1차 회의를 개최했다. 6인 대표자회의에서 운영시한이 종료된 연금개혁특위, 사회안전망개선위 등 4개 의제별 위원회 논의를 재개하고, 시급한 현안과 관련한 새로운 논의체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앞으로 위원 재구성 등 경사노위 전면 개편을 대통령께 건의할 계획이다. 노사정 모두 사회적 대화가 지속돼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는 만큼 경사노위 사회적 대화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

―미국 고용 상황 개선은 아메리카 퍼스트 전략, 그리고 규제철폐 때문으로 보입니다. 한국은 공공일자리 위주로 고용이 창출되는 것은 아닌지요.

“미국은 노동시장의 유연성으로 인해 고용이 경기에 굉장히 민감하다. 지금은 경기가 활황이어서 고용 상황이 좋은 측면이 있고, 반대로 경기가 하강 국면에 들어가면 고용 상황이 잔인할 정도로 나빠진다. 양 측면이 있다. 한국은 미국만큼 고용시장이 경기에 민감하지 않다. 다만 미국의 고용 상황 개선에 대해 정부의 규제완화로 인한 민간부문의 일자리 창출 측면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우리 정부도 고용부도 규제완화나 신산업 육성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규제완화가 계란으로 바위치기만큼 어렵다고 합니다.

“역대 모든 정부가 규제완화를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못 냈던 것도 사실이다. 현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방안은 이전 정부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획기적인 방안이라고 얘기한다. 규제 샌드박스가 대표적이다. 발상 전환을 통해 이 규제가 왜 필요한지 보고, 입증이 되지 않으면 규제를 푸는 방식이다. 과거와 달리 획기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규제 샌드박스도 금융혁신지원법과 산업융합촉진법, 정보통신융합법, 지역특구법, 행정규제기본법 등 5개 분야가 있다. 이들 분야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등·하교 시간에 노인들이 통행지도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정부의 일자리 창출이 돈을 나눠주는 것에 그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부정적으로 볼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고령사회인 일본을 보더라도 학생들의 안전한 등·하교를 위해 노인들이 나와서 안내하는 경우가 있다. 돈을 풀어 고용률을 끌어올린다는 각도에서만 볼 일은 아니고, 높은 노인 빈곤층 비율을 감안해 노인들이 쉽게 할 수 있는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노인 복지제도가 완비돼 있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복지제도의 대안으로 지방자치단체가 필요한 일자리를 제공할 필요도 있다. 인구의 고령화 관점에서 봐야 한다. 일부는 취업자 증가 폭에 포함되겠지만 일부러 고용률을 올리기 위해 그 같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재정지원 일자리사업 자금의 부당한 사용에 대한 대책은 무엇입니까.

“지난해 4월 전국 고용노동관서에 부정수급조사팀을 확대 설치했다. 이번에 적발한 사례를 보면 조사팀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정규직 허위 채용, 친인척 채용, 근로사실 미신고 등의 3가지 부정수급 유형에 대해서는 대법원과 국세청 정보를 연계해 부정수급 의심 사업장과 수급자를 집중 조사 중이다. 부정수급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고용보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내년 하반기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징벌도 현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에서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바뀐다. 향후에도 부정수급분석시스템을 지속 보완해 나가겠다.”

―국민취업지원제도와 재정지원 일자리사업이 이중 지원이 아닌가요.

“재정지원 일자리사업은 넓게는 고용정책의 일환으로 시행되는 모든 사업, 작게는 취약계층에 제공하는 일시적인 직접일자리사업이다. 직접일자리사업은 한시적 소득지원 기능을 갖고 있다. 하지만 국민취업지원제도는 자립을 위한 취업지원과 함께 구직 활동 기간 중 소득을 지원하는 것으로 큰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는 1995년 고용보험 도입을 통해 고용 안전망을 갖춰 나갔지만 전체 취업자의 45%는 고용보험제도 밖에 있다. 플랫폼 노동자 등 새로운 형태의 다양한 고용관계를 포괄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국민취업지원제도는 이 같은 고용보험의 사각지대를 획기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다. 직접일자리사업 지원을 받거나 실업급여 수급 중에는 국민취업지원제도에 참여할 수 없는 등 중복 지원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으며 입법을 추진 중이다.”

―정년 연장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요.

“일본은 65세로 정년이 연장됐는데, 그 과정에서 다양한 선택권을 줬다. 정년을 연장하면서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는 방법이 있고, 또 정년이 되고 퇴직한 뒤 다시 촉탁직이나 계약직으로 임금을 낮춰서 계약하는 방법이 있다. 그랬더니 대부분 정년 연장이 아닌 재고용 방식으로 진행됐다. 일본식으로는 계속 고용제도를 선택했다고 보면 된다. 우리나라는 60세 정년제도를 도입한 지 2~3년밖에 되지 않는다. 다시 정년 연장 얘기를 꺼내는 것은 이르다고 생각한다. 일단 기존에 있는 60세 정년 의무제의 안착이 시급하다. 그다음에 정년 연장을 생각해 볼 수 있고, 그것도 일률적인 방식보다는 여러 선택권을 주는 쪽으로 검토가 이뤄지는 것이 맞는다고 본다.”

―노동시장의 유연성 부족으로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노사 대립을 유발한다는 분석이 있는데요.

“우선 노동의 유연성을 해고를 쉽게 하는 방식으로 정의하면 노사 간에 해법이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한국 노동법의 규제가 심한 것도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 대한 노동법규의 경직성 평가를 하는데, 한국은 평균 수준이다. 법규의 제약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해고를 못 하는 것이 아니다. 결국 노사를 운명공동체로 보는 상호신뢰관계가 필요하다. 내부의 유연성인데, 회사가 환경 변화에 따라 근로자를 해고하기보다는 노동시간의 유연화가 바람직하다고 본다. 일이 많을 때는 많이 하고, 적을 때는 적게 하는 방식이다. 노동시간의 유연성을 비롯해 내부의 유연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노사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노동과 자본의 대립도 있지만, 대기업 귀족 노조 근로자가 하청기업 근로자를 착취하는 모순도 있지 않나요.

“그래서 노사와 협력업체가 함께 근로조건을 개선해야 한다. 원청회사에 있는 정규직 노조는 협력업체 노조의 입장을 생각해야 한다. 노사의 상생뿐 아니라 원청과 협력업체의 상생이 요구된다.”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과 관련해 어떤 경우가 위반인지 다소 혼란이 있는데요.

“직장에 존재해왔던 다양한 유형의 괴롭힘을 금지하기 위해 다소 포괄적으로 정의된 측면이 있다. 고용부는 직장 내 괴롭힘 판단 및 예방·대응 안내서와 소책자를 지난 5월 제작해 배포했다. Q&A 형식의 설명자료도 배포했는데 판단 기준이 여전히 모호하다는 우려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법 시행 후 50일 시점에 축적된 상담·진정사례를 추가적으로 정리해 제공하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현장에서 쉽게 판단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

―청년 실업률이 줄지 않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지금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청년들은 에코 세대(베이비붐 세대의 자녀세대로 전후 대량 출산 후 다시 2세들의 출생 붐으로 메아리처럼 되돌아온 현상)에 속한다. 이들 청년층 인구는 갑자기 줄다가 갑자기 늘어났다. 2012년부터 나타난 현상이고, 지금은 그 연령대가 20대 후반으로 움직이고 있다. 20대 후반 인구수가 늘어나는 흐름은 2~3년 더 갈 것으로 본다. 노동시장 진입 청년층이 증가했고 이에 맞춰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도 늘어야 좋은데, 최근 경제 상황이 그런 요구를 만족시켜 주지 못하고 있다. 원하는 일자리의 수급상 문제가 기본적으로 깔려 있다. 그래서 정부는 청년들에게 앞으로 몇 년 사이가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하고, 2년 전부터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청년을 채용하는 기업에는 청년추가 고용장려금을 지원하고, 중소기업에 들어가는 청년들에게는 대기업에 들어가는 수준의 비용을 제공한다. 과거에 비해서는 상당히 좋은 인센티브다. 분명히 지표상으로는 청년 고용 상황이 개선되는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청년 인구의 증가로 체감 고용 상황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청년들이 3D 일자리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데, 청년층에 당부할 얘기가 있다면.

“잘못 얘기하면 비판을 받을 텐데, 하하. 어쨌든 과거에는 중소기업에도 좋은 일자리가 많은데 청년들이 눈높이를 너무 높게 가진다는 말도 나왔다. 그런 얘기를 들으면 청년들이 싫어하곤 했다. 하지만 청년친화적 강소 중소기업도 있다. 이들 기업의 경우 굉장히 좋은 일자리라는 생각으로 일하면 기업과 함께 자신이 커나가는 속도가 더 빠를 수도 있다.”

인터뷰 = 이제교 사회부장 jklee@munhwa.com

정리 =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
e-mail 이제교 기자 / 사회부 / 부장 이제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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