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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Fifty+ 게재 일자 : 2019년 08월 09일(金)
“나는 환갑 유튜버”…건강·스타일·일상이 모두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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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 수술 후 건강을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가 시니어 모델 활동까지 하게 된 김광택 씨의 복부에 ‘식스팩’(오른쪽 사진)이 선명하게 나타나 있다. 김 씨는 젊은 시절 자주 입던 획일화된 유니폼에서 벗어나 산뜻한 옷차림(왼쪽 위 사진)을 시도하다 결국 모델이 돼 런웨이(〃 아래 사진)에까지 오르게 됐다. 김광택 씨 제공
시니어 패션모델 김광택씨

55세에 덜컥 찾아 온 갑상선암
호르몬 균형 무너져 10㎏ 증가
걷기운동으로 살빼고 자신감 UP
모델 활동하며 광고·화보 찍어

유튜브 열풍속 제2의 인생 도전
당당히 LGU+ 유튜버스쿨 합격
건강관리·옷 잘입는법 등 소개
필꼬연꼬 보름 만에 구독자 100명 돌파


6세 여자아이가 장난감을 갖고 노는 모습을 담은 방송 채널을 운영하는 ‘보람튜브’는 단연 유튜브계의 화제다. 보람 양이 진행하는 두 채널의 총 구독자는 국내 최대인 3182만 명에 달한다. 77세 지병수 할아버지는 손담비의 ‘미쳤어’ 춤을 춰 ‘할담비’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 후 지난 4월 유튜브에 ‘Korean Grandpa’s crazy K-pop 할담비 지병수’ 채널을 열어 인기를 끌고 있다. 6세 아이부터 77세 할아버지까지 바야흐로 유튜버(Youtuber·유튜브에서 개인 방송을 하는 사람)의 시대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유튜브 세계에 뛰어드는 사람도 심심찮게 나타날 정도로 최근 폭발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분야의 콘텐츠를 만들어 여러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데다 부가적으로 수익까지 올릴 수 있어서다. 유튜버의 성공 신화 소식이 몇 년 전부터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자 초등학생의 장래 희망도 바뀌고 있다. 지난해 한 교육업체가 시행한 초등학생 장래 희망 조사에서 유튜버가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리고 여기, 초등학생은 아니지만 “나도 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유튜버의 꿈을 꾸는 사람이 있다. 바로 김광택(60) 씨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서 진행하고 LG유플러스에서 후원하는 ‘50+유튜버스쿨’에 도전해 합격했다.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과 모여 제2의 인생을 준비 중이다.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다가 큰 전기를 맞아 인생의 방향을 고민하게 됐다는 김 씨. 김 씨가 유튜버에 도전하기까지의 삶은 어땠을까.

올해 환갑인 김 씨는 대한항공 사무장, 대학입시 컨설턴트 일을 해온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그는 해외여행 자율화가 시행되기 전 자유로운 외국 여행을 꿈꾸며 대한항공에 입사했다. 이후엔 슬하의 아이들이 커가면서 교육문제에 관심을 쏟게 됐고, ‘아예 내가 직접 입시를 담당해봐야겠다’고 마음 먹으며 입시 컨설턴트의 길에 들어섰다. ‘개인적으로 봤을 때, 나쁘지만은 않았던 삶’이었다. 아이비리그·옥스퍼드 등 해외 대학 입시 컨설턴트 일을 하던 그는 실제로 성과를 거뒀다. 입시 컨설턴트가 되기로 마음먹게끔 동기 부여를 해준 큰 아이 역시 하버드 법대에 들어가 미국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그는 일에 빠져 살았다. 입시 패턴과 트렌드 분석을 위해 하루종일 컴퓨터 작업에 매달려 사는 날이 잦았던 것. 거의 모든 식사를 배달 음식으로 때웠을 정도다. 김 씨는 어느 날, 극심한 피로감을 느꼈다. 병원 진찰을 받은 그는 충격적 소식을 듣는다. 갑상선 암에 걸렸다는 것이었다. 55세 때였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치는 것 같았죠. 갑상선 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갑자기 해야했어요.” 문제는 수술 이후에도 이어졌다. 70㎏이었던 몸무게는 80㎏대로, 허리도 38인치로 늘어났다. 호르몬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운전대 잡는 것도 어려웠다.

“운동을 안 하려고 해도 안 할 수가 없겠더군요.” 그는 이전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자신의 몸을 보고 결심했다. 대신 ‘이왕 할 거면 제대로 해보자’라고 생각했다. 각종 자료를 뒤져 ‘어떻게 하면 건강해지는 운동을 할 수 있는지’를 분석했다. “결국 제대로 걷는 것이 중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하더군요. 나만 알기엔 또 너무 아깝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의 또 다른 인생이 출발하는 지점이었다.

그는 걷기 강사가 됐다. 걷기운동에 분석을 결합하면서 많은 변화가 시작됐다. 몸무게는 60㎏대로, 허리는 무려 10인치가 줄어 28인치가 됐다. 그는 “몸매에 변화가 생기니, 외모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하루는 길을 걷다 지갑을 흘렸는데 뒤에서 어떤 아주머니가 “총각, 지갑 흘렸어”라고 말을 걸었을 정도였다고 한다. 물론 사실인지 확인해 볼 수는 없었다.

좋아진 몸매와 자신감으로, 그는 시니어 패션모델에 도전했다. 기업 광고, 화보, 광고 모델 등을 하게 됐다. 모델 일 중 큰 부분이 ‘워킹’이었고, 걷기 강사인 그에게 너무나 적격이었다. 현재 그는 시니어모델협회 부회장이기도 하다. “우리 세대가 이른바 까까머리 세대 아닙니까. 획일화 시대, 유니폼 세대죠. 우리 나이 대 분들 옷 입는 것이 여전히 아저씨·할아버지 같은 면이 있어요. 그런데 사실 우리 나이에 큰돈을 들이지 않고 산뜻하게 입으면 스스로부터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그는 “이것도 나누고 싶었어요. 건강 챙기는 법, 옷 잘 입는 법… 그리고 제 일상을 하나하나 보여드리면서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라고 말했다. 이른바 건강컨설팅 겸 시니어 패션모델 유튜버의 시작이었다.

김 씨는 다른 게 아닌 유튜브(60대 필꼬연꼬의 예쁘게 나이들기)를 자신의 철학을 알리고자 선택한 계기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제는 유튜브가 하나의 ‘생활언어’가 됐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내 생각도 자연스럽게 유튜브로 전달할 수 있겠다 생각했죠.” 시작한 지 2주쯤 됐던 지난 7월 초, 구독자가 100명을 돌파했다. “1000명 이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인플루언서, 건강한 영향을 미치는 채널이 되고 싶어요. 운동뿐 아니라 일상도 보여주고 싶고요. 40∼60대 사람들이 옷에 대한 자신이 없잖아요. 남자들 같은 경우, 메이크업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요. 5∼10분 정도 신경 쓰면 훨씬 낫거든요. 꼭 큰돈을 들이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스타일리시할 수 있으니까요.” 유튜브의 주 구독층인 청년들에게 해줄 말이 없는지 물었다. “막연한 불안감으로 미래를 바라보지 말아요. 아, 참 그리고 건강히 지내라는 말도 하고 싶네요.”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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