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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김순환 기자의 부동산 깊이보기 게재 일자 : 2019년 08월 09일(金)
경제위기 가속에도 서울 집값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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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지부동 (搖之不動)’. 최근 서울 집값 흐름을 표현하는 말입니다. 정부의 ‘역대급’ 규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과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한국 경제가 위기로 치닫고 있는데 서울 집값은 오히려 오르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지요. 여기에 궁극의 규제로 꼽히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도 임박했지만 서울 집값은 이를 외면하는 듯한 상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제 7월 말 8월 초 한국감정원과 KB부동산리브온의 주간 주택동향 조사에서 서울 집값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지요. 또 7월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주택 매매가를 나열했을 때 중간에 있는 가격)도 8억5715만 원으로 지난해 7월 7억5739만 원과 비교해 1억 원가량 올랐지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8억5000만 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입니다.

한국 경제가 내우외환의 위기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데도 서울 집값이 고공행진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주택 공급 부족, 시중의 풍부한 자금 유동성, 자사고 폐지에 따른 교육 이사 등으로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이들 이유 모두 수십 년 전부터 서울 주택시장에 내재화된 것으로 집값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아니라 ‘상수’(常數·변하지 않는 일정한 값)이기 때문이지요. 서울 집값이 위기 속에서도 버티는(?) 것은 이 같은 상수에 ‘단기적인 추가 수요’가 원인입니다. 60∼70대 부자들의 자녀 증여와 상속, 임금피크제 수혜자인 베이비붐(1955∼1963년생) 세대의 자산 정리 지연, 에코세대(베이비붐 세대 자녀)인 아파트 키드의 결혼, 40∼50대 중산층의 미래 불안이 안전자산인 서울 아파트에 몰리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이들 추가 수요가 경제 위기에도 불구, 최근의 ‘요지부동 서울 집값’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지요. 다만 한국 부동산 시장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사태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상황에서 드러났듯이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위기에 순응하는 현상을 보여서 최근의 서울 집값 강세가 새삼스럽지 않다는 분석도 있지요.

최근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적인 상황은 단순히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한국 경제가 ‘퍼펙트 스톰’(여러 악재가 겹친 최악의 경제위기)을 맞을 수도 있다는 경제학자들의 우려도 있고요. 우리나라에 대한 대외 경제 압박이 그만큼 심각하고, 단기간에 끝날 상황이 아니라는 뜻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시장, 특히 서울 집값이 언제까지 독야청청할 수 있을까요. 심각한 경제위기 속에서 강세를 보이는 서울 집값은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은 현재진행형 위기에 순응하면서 언젠가 올 ‘기회의 장’을 위한 포트폴리오를 재정립해야 할 시기입니다.

soon@
e-mail 김순환 기자 / 경제산업부 / 부장 김순환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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