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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이인세의 골프역사… 그 위대한 순간들 게재 일자 : 2019년 08월 12일(月)
“맞짱 뜨자” 제안 거부… 3년뒤 수제자와 대결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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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3년 ‘최고수’ 로버트슨
20세 파크 도전에 묵묵부답

로버트슨 대신 나간 모리스
1856년 2차례 모두 ‘완패’


골프가 붐을 일으킨, 골프의 르네상스 시대이던 19세기 중반. 1850년대 스코틀랜드에서는 나름 시대를 주름잡던 특출난 골퍼가 많았다. 그중 윌리 파크(오른쪽 사진)가 첫손가락에 꼽혔다. 그는 1833년생으로 머슬버러골프장을 무대로 활동했다.

그가 20세이던 1853년 당시 지존이었던 앨런 로버트슨(왼쪽)에게 공개적으로 도전했다. 당시 성행하던 편지를 통한 결투가 아닌 신문 지상에 100파운드를 걸면서 도전장을 내밀었다.

1815년생으로 38세였던 로버트슨은 불혹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여전히 스코틀랜드 최고수였다. 로버트슨은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의 헤드프로이면서 올드코스 공방 책임자였고, 가죽공의 최고 장인이었다.

로버트슨은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는 전설이었다. 1843년 공식적인 문헌으로 기록된 프로골퍼 간 첫 1대1 대결, 윌리 던과 스코틀랜드 골프의 지존 자리를 놓고 맞붙었을 때도 로버트슨이 10일간 20라운드 혈투 끝에 2홀 차로 승리했다. 던과의 대결 이후 꼭 10년이 지난 뒤에 파크가 도전했던 것.

하지만 로버트슨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오랫동안 소식이 없자 사람들은 로버트슨이 대결을 피한다는 의구심을 갖게 됐고, 떠오르는 신예에게 발목이라도 잡히면 불패 신화가 깨질까 두려워한다는 풍문도 나돌았다.

이듬해가 돼서야 답이 돌아왔다. 하지만 상대하겠다는 골퍼는 로버트슨이 아니라 그의 제자 톰 모리스였다. 1821년생으로 33세인 모리스는 올드코스 공방에서 로버트슨의 수제자였다. 모리스와 파크는 1856년 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4월부터 5월 10일까지 각각의 홈구장인 세인트앤드루스와 머슬버러, 그리고 마지막은 제3지대인 노스버윅에서 3판2선승제로 겨루게 됐다.

박빙의 승부가 예상됐다. 파크는 무섭게 성장하는 신예였고 모리스는 30대의 완숙함을 자랑했기 때문이었다. 2년 뒤에 치러진 대결은 그런데 싱겁게 끝났다. 모리스의 홈이던 올드코스 1차전에서 예상을 뒤엎고 파크가 기선을 잡았다. 다음 날 파크의 홈인 머슬버러에서 열린 2차전에서도 6홀 차로 대승을 거뒀다. 3차전은 치를 필요도 없었다.

훗날 영국 골프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모리스는 당시 “죽고 싶을 정도로 자존심이 상했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모리스는 재도전을 선언했고, 리턴매치는 몇 개월 뒤 같은 해 10월 26일 올드코스에서 열렸다. 하지만 홈의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이번에도 파크에게 패했다. 파크는 두 차례 승리를 통해 출중한 실력을 만천하에 알렸다. 이듬해 파크는 젊은 피로 주목받던 던과의 대결에서도 승리하며 전성기를 달렸다.

사람들은 그동안 도전을 피하지 않았던 로버트슨이 파크의 공개 도전에 제자를 대신 내보낸 이유를 알고 싶어 했다. 하지만 골프 역사에는 기록 한 줄 전해지지 않아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으로 남았다.

파크와 모리스가 대결한 후 3년이 지나 로버트슨은 폐암으로 생을 마감했다. 당시 44세였다. 로버트슨은 10년 전 발명된 고무공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왔다. 스코틀랜드에서 가죽공의 최고 장인으로 6대째 이어왔지만, 대량생산되는 고무공으로 인해 더는 가죽공을 만들 수 없게 됐던 것. 그는 오랜 지병에다 이런 스트레스 증후군을 앓다가 삶의 의미가 없어진 것처럼 사라졌다.

골프역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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