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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게재 일자 : 2019년 08월 12일(月)
무책임 인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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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수 조사팀장

‘검은 백조(black swan)’는 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지만, 만약 발생할 경우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몰고 오는 사건을 말한다. 제1·2차 세계대전이나 9·11테러가 대표적인 예다. 미국 월가에서 증권분석가로 일했던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미국 뉴욕대 교수가 2007년 저서 ‘블랙 스완’을 통해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예언하면서 경제 용어로 널리 사용하기 시작했다. 당시 그는 금융위기를 예언했다가 업계에서 쫓겨 날 뻔했지만, 금융위기가 터지고 나서 일약 스타가 됐다. 한 생태학자가 1697년 호주 대륙에서 검은색 백조(白鳥)를 처음 발견하기까지 사람들은 백조는 흰색이라고만 인식했다. 이를 계기로 검은 백조는 ‘진귀한 것’ 또는 ‘존재하지 않거나 불가능하다고 인식한 상황이 실제 발생하는 것’을 가리키는 은유적 표현으로 사용됐다.

대한민국은 미증유의 위기를 맞고 있다. 미·중 간의 무역전쟁이 환율·안보전쟁으로 확전하고 있다. 한·일 간의 경제전쟁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경제에 검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게다가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는 제집 드나들듯 한반도 영공을 침범하고, 북한은 지난 5월 이후 7차례나 탄도미사일을 쏘아 대며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데도 대통령은 침묵만 하고 있다. 가뜩이나 ‘최저임금제’와 ‘주 52시간 근무’ 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기업들은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고,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이 쏟아지고 있다. 실업자들도 거리로 내몰리고 있고, 수출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내우외환이 심각하다. 이런 와중에 정치인들은 이전투구만 벌이고 있다. 심지어 한·일 경제전쟁을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애국심과 반일감정을 자극해 내년 총선과 연계하려는 움직임도 개탄스럽다.

‘위기를 초래하는 가장 근원적인 요소는 책임지지 않는 인간’이라고 탈레브 교수는 지적했다. 예측할 수 없는 국제 정세와 복잡하고 민감한 한반도 주변 상황 속에서 무책임하게 떠들기만 하고 자신의 언행에 책임지지 않는 정치꾼들이 정치하면 어떤 파탄이 일어나는지 그는 경고했다. 이러다 ‘제2의 IMF, 대공황이 오는 게 아니냐’며 우려하는 사람도 많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가 생각한 ‘새로운 세상’이 ‘제2의 블랙 스완’으로 오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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