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분석>잇단 도발 北 · 손놓는 美… ‘안보구멍’ 방치 文대통령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멈춰선 주한미군 장갑차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초점을 맞춘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워게임’인 ‘후반기 한·미 연합지휘소훈련’ 이틀째인 12일 오전 경기 동두천시 주한미군 기지에서 장갑차들이 주차된 상태에서 미군들이 서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김정은, 40일간 5차례 무력시위
트럼프 “나도 韓美연합훈련 싫다”

文, 단 한차례도 NSC 주재안해
韓日관계 최악… 韓美동맹 위기

북한이 지난 7월 25일 이후 5차례 신형 단거리 미사일·방사포 시험발사를 이어가고 ‘겁먹은 개’라는 막말을 쏟아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18일째 침묵을 지키고 있다. 동맹인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도 12일로 이틀째인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터무니없고 값비싸다”고 밝히면서 한반도에서 ‘안보 구멍’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한이 남측을 겨냥한 미사일 ‘도발’을 거듭하고, 미국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하면서 북한 도발에 ‘뒷짐’ 진 상황에서 ‘평화 경제’만 부르짖는 문재인 정부는 사실상 ‘무대책’ 상태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 이후 지금까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한 차례도 주재하지 않았다. 청와대만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정경두 국방부 장관·서훈 국가정보원장 등과 함께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열거나 NSC 상임회의를 통해 간략한 입장을 내놨을 뿐이다. 청와대는 북한이 여전히 대화의 끈은 놓고 있지 않다고 판단, 오는 20일 한·미 연합훈련이 마무리되면서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이 재개되면 자연스레 남북 관계도 다시 회복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도 “북한의 도발에 대해 문 대통령이 일일이 메시지를 내놓는 것이 맞는지도 판단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북한 권정근 외무성 국장의 ‘막말’ 담화문에 대해 “훈련이 끝나면 실무협상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신형무기 개발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가 무력화된다는 지적에 대해 “현재 북한에서 실험하는 정도의 무기는 우리도 다 갖추고 있으며, 오히려 그보다 더 몇 단계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이 제3차 미·북 판문점 회동 후 40일이 넘는 기간 동안 5차례 무력 도발을 하면서 언제든지 남측을 기습 공격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를 내놓은 상황에서 이는 안이한 인식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외교 소식통은 “북·중·러 간 관계는 더 가까워지는데 한국은 일본·미국과 갈등만 더 커지고 있다”며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주변국 간 갈등이 모두 한반도로 표출되고 있는 점”이라고 말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