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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9년 08월 13일(火)
한국 가곡 100주년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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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선 문화부 선임기자

‘100인의 성악가가 부르는 100곡의 한국 가곡 르네상스.’ 다음 달 20일부터 사흘간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공연 제목이다. 마포문화재단이 클래식 축제의 하나로 기획했다. 한국 가곡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것인데, 100명 성악가를 모으겠다는 발상이 신선하다.

한국 가곡 효시는 홍난파가 1920년에 작곡한 ‘봉선화’라는 것이 음악계 주류설이다. 그러나 최영식 한국가곡연구소장은 이은상 시에 박태준이 곡을 붙여 1922년 발표한 ‘동무 생각’을 그 기점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수설이지만, 최 소장의 주장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가곡(歌曲)은 시에 곡을 붙인 노래를 말한다. 우리 전통음악인 국악에서든, 조선 말에 들어온 서양 음악에서든 마찬가지다. 그런데 홍난파가 1920년에 내놓은 작품은 바이올린 기악곡이었다. 당초 제목도 ‘애수’였다. 여기에 가사가 붙은 것은 1926년. 성악가 김형준이 자신의 집 뜰에 있는 봉선화를 보고 작사를 했다. 그래서 기악곡 ‘애수’는 성악 가곡 ‘봉선화’가 됐다. 이로써 보면, 1922년 가사와 곡이 함께 탄생한 ‘동무 생각’이 가곡 효시가 되는 게 마땅하다.

그렇다고 해서 ‘봉선화’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일제강점기에 겨레의 슬픔을 어루만지는 노래로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홍난파가 친일 활동을 했기 때문에 그의 작품을 인정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그가 말년(1937∼1941)에 일제에 협력한 것은 분명히 지적돼야 할 사실이다. 그러나 그 이전에 소설가이자 번역가, 음악가로서 민족 예술에 기여한 것까지 부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100인의 성악가 …’ 공연 성사에 앞장선 바리톤 우주호 씨는 말했다. “한국 가곡에 역사의 어두운 그림자가 있으나, 지난 100년 동안 우리 정서를 반영해 온 노래이니 그 소중함을 새겼으면 합니다.”

가곡은 1980년대까지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오현명, 엄정행 등의 성악가가 부르는 가곡을 방송에서 흔히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퇴조하기 시작해 어느덧 국민 일상에서 사라진 장르가 됐다. 뜻있는 성악가들은 이를 무척 안타까워한다. 서양 클래식 음악을 하더라도 한국인이니만큼 우리 얼이 깃든 한국어 노래도 부르고 싶은데, 그 무대가 너무 비좁아진 까닭이다. 100인 공연에 참여하는 원로성악가 박수길 씨는 “이번 무대가 한국 가곡이 부흥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런 소망을 지닌 분들이 뜻을 모아 이번 기회에 ‘동무 생각’을 효시로 바로 정하고, 2022년까지 100주년을 준비하며 우리 가곡의 소중함을 충분히 알리는 시간으로 삼았으면 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직업 음악인들의 가곡 무대는 줄었으나 아마추어 동호인 모임은 활발하다는 것이다. 각 지역 어버이 합창단 등에 속해 우리 노래를 부르는 일반 시민이 많은 것, 가곡 르네상스의 희망이다.

세계 곳곳에서 한국계 음악인들이 우리 가곡을 알리기 위해 애쓰는 것도 고무적이다. 최영식 소장에 의하면, 이들 음악인은 서양음악 발상지인 유럽에서도 한국 가곡 공연과 번역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100년 역사를 통해 우리 정서를 담아 온 가곡이 세계인과 소통하면서 미래를 환하게 열어가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일 것이다.

jeijei@
e-mail 장재선 기자 / 문화부 / 부장 장재선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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