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에 조성된 마산로봇랜드 전경. 경남로봇랜드재단 제공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경남 마산로봇랜드 내 로봇산업관에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에버’가 개장을 앞두고 방문한 지역 주민들을 맞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개발한 에버는 희로애락 등 12가지 감정을 얼굴에 표현할 수 있고 오페라 공연도 한다. 경남로봇랜드재단 제공
- 내달 7일 개장 앞둔 마산로봇랜드 가보니…
국책사업 11년만에 1단계 조성
테마파크 11개 전시·체험시설
초중고생 교육에 큰 도움 기대
22개 놀이기구 갖춰 재미 더해
로봇R&D센터 입주 기업 저조
진입도로 등 교통 시설은 미비
경남 마산로봇랜드가 다음 달 7일 개장한다. 국책사업으로 선정된 지 11년 만이다. 국내 최초로 로봇과 놀이시설을 결합한 이 ‘로봇랜드’는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지능형 로봇을 직접 만날 수 있고, 로봇이 산업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도 관찰할 수 있다. 로봇이 관람객을 안내하고, 모니터로 원하는 색깔과 모양의 물건을 주문하면 가져다주기도 해 미래사회의 모습을 체험할 수 있다. 하지만 도심에서 떨어진 입지적 여건으로 주요 기능의 한 축인 ‘로봇 연구·개발(R&D)센터’의 입주기업을 채우지 못해 로봇 R&D를 이끌겠다는 목표는 숙제로 남아 있다.
경남도는 오는 9월 6일 마산로봇랜드 개장식을 하고, 다음 날 일반 관람객을 받는 그랜드오픈을 할 계획이라고 14일 밝혔다. 마산로봇랜드는 로봇산업의 저변 확대와 로봇 연구·개발(R&D)을 이끌기 위해 국책사업으로 조성됐다. 총 사업비는 1∼2단계를 포함해 7000억 원. 이번에 개장하는 1단계는 로봇을 테마로 한 테마파크와 로봇 R&D센터 등으로 재정과 민간자본 등 3400억 원이 투입됐다. 2단계인 호텔과 콘도, 펜션은 민간사업자가 3600억 원을 투입해 2021년까지 건립한다. 이에 따라 연간 150만 관람객을 목표로 개장하는 마산로봇랜드가 4차 산업혁명의 결정체인 국내 로봇산업 발전에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막대한 세금이 투입된 마산로봇랜드가 단순한 ‘놀이동산’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의구심을 갖고 지난 13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바닷가에 위치한 마산로봇랜드를 찾았다. 둘러본 로봇랜드는 국내 로봇산업과 미래사회의 모습을 체험할 수 있어 초중고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다.
마산로봇랜드는 민간이 설치한 놀이기구 및 공공이 건립한 로봇관으로 구성된 테마파크와 로봇R&D센터·컨벤션센터 등 2개 구역으로 구분돼 있었다. 놀이동산을 접목한 테마파크에서는 로봇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볼 수 있다. 로봇 관련 콘텐츠는 제조로봇관, 우주항공로봇관, 로봇산업관, 해양로봇관, 로봇극장, AI로봇관, 로봇판타지아 등 11개 전시·체험시설로 구성됐다. 로봇극장에서는 산업현장에서 쓰이는 다관절 제조 로봇들이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를 공연했고, 제조로봇관에서는 로봇이 자동차의 문과 바퀴를 조립했다. 우주항공로봇관은 움직이는 좌석과 초대형 스크린을 통해 관광객이 우주여행을 하는 느낌이 들도록 꾸몄다.
공공시설 주변에는 놀이기구가 설치돼 있었다. 35ｍ까지 하늘로 올라가 곧바로 수직으로 떨어지는 쾌속열차, 스카이 타워, 증기 범퍼카, 파도여행, 별자리 여행, 새로운 항해, 마로선장 해적, 점핑봇, 로봇친구들, 숲속열차, 해피스윙, 어린이 제트 등 22개 어트랙션을 갖췄다. 이처럼 테마파크 동선은 로봇을 보다 놀이기구를 타고, 놀이기구를 타다 로봇을 체험하는 ‘재미와 체험’이 어우러지게 짰다.
하지만 몇몇 우려점도 발견됐다. 로봇산업을 견인할 로봇R&D센터 3동은 아직 1곳도 입주하지 않아 황량했다. 로봇R&D센터는 로봇제조, 로봇콘텐츠 관련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지만, 현재 입주 목표(26개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1개 사만 입주가 확정됐을 뿐이다. 이마저도 대기업은 없고 직원이 1∼40명인 중소업체뿐이다. 로봇랜드가 도심에서 1시간가량 떨어진 바닷가에 위치해 정주 여건이 마련되지 않고 출퇴근도 불편한 게 가장 큰 이유다.
로봇랜드 진입도로의 주말 교통정체가 불가피하다는 점도 큰 문제다. 로봇랜드 진입도로는 국도 2호선 마산합포구 현동IC에서 로봇랜드까지 총 11㎞지만, 개장 시기와 진입도로 완공 시기가 맞지 않아 절반(5.2㎞)만 개장에 맞춰 임시 개통된다. 나머지 구간은 내년 6월 완공 예정이어서 관람객들은 이때까지 일부 구간을 구불구불한 편도 1차로를 이용해야 해 불편이 예상된다. 로봇랜드 입장료는 어른 4만2000원, 어린이는 3만6000원으로 잠정 책정됐다.
창원 = 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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