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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게재 일자 : 2019년 08월 14일(水)
2.5t까지 배를 허하라…불법 내몰리는 택배 기사들의 하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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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 쇼핑 등 택배 배송 물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택배 전용 번호판의 발급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택배 업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한 대형 택배 회사 주차장에 택배 전용 번호판을 단 소형 화물차들이 주차해 있다. 자료사진
1.5t 이하 화물차로 제한된
택배차량 전용 ‘배’ 번호판

하루 평균 500개 상품 출고
1t 차량으로는 두번 일해야
물량 폭증… 규제완화 호소

수천만원대 ‘아 ·바 ·사 ·자’
영업용 번호판 구매하거나
月 수십만원 지입료 지불도

20%는 자가용 번호판 달고
‘불법운행’ 내몰려 대책 시급


올해 13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온라인 쇼핑의 급성장으로 택배 차량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택배 전용 번호판 규제로 택배 기사들이 불법 운행에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택배 업계에서는 택배 전용 번호판 발급에 대한 규제를 풀어 시장 수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택배 전용 번호판 ‘1.5t 이하’로 제한 = 택배는 자신 소유가 아닌 제삼자의 상품으로 매출을 올리는 ‘유상운송행위’에 속한다. 따라서 ‘자가용’(흰색)이 아닌 ‘영업용’(노란색) 번호판을 부착해야 한다. 화물 영업용 번호판은 택배를 포함해 기업 화물이나 이삿짐 등 각종 화물을 모두 운송할 수 있는‘아·바·사·자’가 들어간 번호판과 오직 택배 상품만 운송할 수 있는 ‘배’자 번호판으로 나뉜다.

14일 택배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2004년 화물운송사업을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하면서 과잉 공급된 화물차 수급 조절을 위해 신규 허가를 제한해왔다. 다만, 택배 전용 번호판은 온라인 쇼핑 성장으로 물동량이 급증함에 따라 제한 없이 발급해 주고 있다. 지난 4월 말 현재 3만5000개가량의 택배 전용 번호판이 교부됐다.

문제는 택배 전용 번호판이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에서 규정하고 있는 ‘소형 차량’(최대 적재량 1.5t 이하 차량)에 한해서만 발급되고 있다는 점이다. 적재량이 적은 소형 차량에만 발급되다 보니, 늘어나는 물동량을 소화하기 어렵다고 업계는 하소연하고 있다. 택배 기사들 사이에서 운송 환경 변화에 따라 택배 전용 번호판 발급 기준을 2.5t 미만 차량까지로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되는 배경이다. 한 택배 기사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일반 택배 트럭은 대부분 1t짜리로, 상품 크기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개 250~350개의 상품을 실을 수 있다”며 “건당 수수료로 수입이 결정되는 택배 기사들에게는 한 번에 더 많은 물량을 배송할 수 있도록 최소한 2.5t 차량까지는 허용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하루 평균 500개 상품을 출고하는 거래처를 확보 중인 택배 기사가 1t 차량으로 집화할 경우, 1명이 2회에 걸쳐 작업하거나 기사 1명을 추가로 계약해 동시에 2대를 작업에 투입해야 한다. 그러나, 집화 작업 시간과 터미널로의 운송 시간, 인건비나 유류비 등 제반 비용을 고려하면 1t 차량으로 물량을 다 소화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불법운행’ 내몰리는 택배 기사 = 사정이 이렇다 보니 2.5t 등 소형 이상 규모의 택배 차량을 보유한 기사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영업용 번호판을 구매하거나, 매월 수십만 원씩 대여료(지입료)를 내고 번호판을 빌려 영업을 할 수밖에 없다. 이마저도 영업용 번호판 수량이 제한돼 있다 보니, 일부 택배 기사는 자가용 번호판으로 불법 운행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운행 중인 택배 차량 가운데 20% 정도가 자가용 번호판을 사용하는 불법 운행 차량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택배 기사가 택배 전용 번호판을 발급받으면 정부로부터 유가보조금과 자동차보험료 등에 대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자가용으로 불법 운행했던 택배 기사가 일반 영업용 번호판을 구매 또는 대여해 새로 부착할 경우, 신규 등록으로 처리돼 연간 200만~300만 원 정도의 자동차보험료를 내야 한다. 그러나 택배 전용 번호판은 기존 자가용 운전 경력이 인정돼 경력에 따른 할인을 받을 수 있다. 6년 정도 자가용을 운전한 택배 기사의 경우 1t 택배 차량에 ‘배’ 번호판을 발급받으면 연간 50만 원 정도의 보험료만 내면 된다.

국토부는 그러나 택배 전용 번호판 발급 기준을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1.5t 이하 차량 보유 신청자에게는 아무 제한 없이 택배 전용 번호판을 발급하고 있다”며 “차량 무게 기준을 높이는 것은 기존 화물운송 사업자들과의 관계나 택배 기사의 운송 물량 수준을 고려할 때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택배 업계는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은 기존 화물운송 사업자들의 기득권을 자극해 굳이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려는 소극적 행정이라고 지적한다. 신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택배 산업 추세와도 맞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택배 업계 관계자는 “택배 시장은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데 반해, 택배차 공급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소형 1t에 머물러 있다”며 “신시장인 이커머스 및 택배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소비자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2.5t 이상 택배 차량 공급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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