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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게재 일자 : 2019년 08월 14일(水)
나사 빠진 기강으로는 ‘軍 정예화’ 無望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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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14일 ‘2020∼2024 국방중기계획’을 발표했다. 관련 보도자료 헤드라인이 ‘대한민국을 지키는 튼튼한 국방설계도’일 정도로 야심차다. 국방부는 향후 5년 간 총 290조 원을 투입해 ‘전방위 안보위협에 주도적 대응이 가능한 군(軍)’을 만들겠다고 한다. 병력 감축에 따른 전투력 보강을 위해 정찰로봇 등 무인전투체계를 획기적으로 바꿔 지상군 무기를 첨단 무기체계로 대체해 가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국방부가 이날 공개한 청사진대로만 하면 선진화된 국가에 걸맞은 군 정예화가 금방이라도 실현될 듯하다.

그러나 현재 군 내부의 정신전력으로 눈길을 돌려보면 얘기는 확 달라진다. 나사가 풀릴 대로 풀려 있는 군의 기강을 보면, 과연 이런 군대로 전쟁에 대비할 수 있을지 의문스러울 지경이다. 실제로 지난 5월 14일 진해 해군 교육사령부의 탄약고 초소에서 야간 경계근무 중인 병사들이 휴대전화로 치킨과 맥주·소주를 배달시켜 술판을 벌인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병사들은 술판을 인증 샷 촬영했고, 이를 알게 된 중대장은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넘어가려 했다고 한다. 지난달에는 해군 2함대에서 근무지를 무단 이탈한 초병 사건을 무마하려고 허위 자백하게 한 사건이 벌어졌었다. 지난 6월 삼척항 북한 어선 입항 사건 과정에서 드러난 부끄러운 실태를 비롯해 문재인 정부 들어 발생한 군 기강 해이 사건은 일일이 열거하는 게 실없게 느껴질 정도다.

아무리 천문학적인 돈을 국방예산에 쏟아붓는다고 해도 군 기강이 바로서 있지 않으면 모두 사상누각이다. 대통령은 ‘평화의 시대’가 온 듯 이야기하고, 국방백서에 ‘북한군=적’이라는 문구를 삭제해놓고 군 기강이 바로 서길 바라는 건 연목구어일지 모른다.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국가안보를 책임져야 할 군조차 평화무드에 취해 있다 보니 신세대 장병들 사이에선 무엇을 지키고 누구를 경계해야 하는지 헷갈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육군 신병훈련에서 행군이 힘들다는 이유로 하지 말자는 제안이 나오고, 훈련을 강하게 시킨 군단장을 보직해임하라는 어처구니없는 청원까지 올라오는 현 상황은 정상이 아니다. 군대가 군대답기를 포기하면 기강이 유지될 수 없다. 지금처럼 나사 빠진 기강으로 ‘군 정예화’는 무망(無望)하다. 수백조 원을 투입한 군 첨단화 장밋빛 청사진보다 시급한 것은 군 기강을 바로잡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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