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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문10답 게재 일자 : 2019년 08월 16일(金)
강남 재건축 · ‘마용성’ 아파트값 급등에 집값잡기 ‘극약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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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지난 12일 민간택지 분양상한제 10월 시행을 발표하면서 서울 주택 시장이 혼돈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재건축 관리처분계획 인가가 끝난 재건축조합들은 ‘사유재산권 침해’를 주장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시공사를 선정하고 재건축을 추진하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아파트 단지 전경. 뉴시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시행 A to Z

정부 시장질서 파괴논란…‘로또분양’청약과열 부작용 우려

서울 분양가 최근1년 21% 올라
전체집값 상승견인 우려에 강행
5년이하 아파트값 크게 오를 듯

투자수요 오피스텔로 옮겨 가고
임대후 분양 ‘꼼수’ 가능성 늘어

시세의 20~30% 낮아진 분양가
무주택·실수요자에겐 호재지만
부동산시장 침체로 이어질 수도


정부가 부동산 시장 규제의 핵으로 꼽히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라는 칼을 빼 들었다. 서울 등 주요지역의 오르고 있는 집값도 잡고 분양가격도 낮추겠다는 의지다. 신규주택 공급 이전(재개발·재건축 추진단계)과 이후(입주단계)에 진입해 집값을 올리는 ‘투기·투자 수요’를 철저히 차단, 주택 시장을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지난 12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발표에서 시행 시기(10월)는 밝혔지만 구체적인 적용지역 등을 밝히지 않은 것은 주택시장의 흐름을 살핀 후 정책 집행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시행 초읽기에 들어간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란 무엇이며,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점검해 본다.

1. 분양가 상한제란?

분양가 상한제란 감정평가된 토지비, 정부가 정해놓은 기본형 건축비에 가산 비용(개별 아파트에 따라 추가된 비용)을 더해 신규 아파트 분양 가격을 산정하는 방식이다. 현재 공공택지 아파트는 모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의 분양가심사위원회가 일일이 공공택지 아파트의 가산비를 포함한 분양가 적정성을 심사·승인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12일 발표한 내용은 분양가 상한제를 공공택지뿐만 아니라 민간 택지까지 확대 적용한다는 내용이다. 국토부는 기존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 기준을 ‘직전 3개월 주택가격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 초과’를 ‘주택가격상승률이 물가상승률보다 현저히 높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으로, 또 ‘직전 12개월 분양가격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 초과’라는 선택요건을 ‘직전 12개월 평균 분양가격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 초과’(단 분양실적 부재 등으로 분양가격상승률 통계가 없는 경우 주택건설지역의 통계를 사용)로 바꿔 지금까지 유명무실했던 민간택지에 대한 가격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의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했다.

2. 분양가 상한제 장·단점

정부는 7월 초부터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 투자수요가 집중된 강남권 재건축 중심으로 나타났으며, 최근에는 인근 지역의 신축 아파트와 다른 자치구의 주요단지도 상승세로 전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의 가장 중요한 이유다. 서울 강남지역의 재건축·재개발 단지가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상한제가 도입되면 재건축 조합과 건설업계가 후분양을 통해 고가로 신규 아파트를 분양하려는 시도를 막을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재건축·재개발 수익성이 악화돼 전반적인 집값 하락으로 이어져 실수요자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민간택지에 대해 정부가 아파트 가격을 통제하는 것이 과연 시장 질서에 부합하는지에 대해 다수의 전문가가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분양가 상한제 도입으로 인해 서울지역 아파트 공급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익성이 떨어지기에 재건축 조합은 물론 민간 건설업체들이 개발에 나서길 꺼릴 것이 분명하다. 특히 공급부족으로 인해 지은 지 5년 이하인 ‘새 아파트’들의 가격이 더 오를 뿐만 아니라, 재건축·재개발 매입을 노리던 실수요자들이 시장을 관망하며 전세로 눌러앉는 현상이 발생하면 전세가마저 동반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 분양가와 시세와의 격차가 크기에 이른바 ‘로또 아파트’가 늘어나면서 청약 과열 현상이라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 낮은 분양가에 따른 향후 신규 아파트의 품질 저하 역시 우려되는 부분이다.


3. 분양가 상한제의 역사

최초의 분양가 상한제라고 일컬어지는 ‘분양원가연동제’는 1989년 ‘주택법’에 의해 처음 실시됐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주택시장의 침체로 인해 1999년 분양가 자율화 조치가 도입되며 사라졌다. 2000년대 이후 부동산경기가 과열되자 집값 안정을 위해 정부는 다시 공동주택 분양가를 규제했고, 2005년 ‘8·31 부동산 대책’의 후속 조치로 판교 신도시부터 다시 적용됐다. 이후 2007년 4월 ‘주택법’이 개정됐고, 그해 9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됐다.

4. ‘8·12 발표’배경은?

공공이 아닌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 도입은 정부가 시장 가격을 통제한다는 점에서 많은 지적을 받는 정책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 특히 서울 강남지역을 필두로 이른바 ‘마용성(마포구, 용산구, 성동구)’ 최근엔 광진구·강동구의 재건축·재개발 예정지와 신규 아파트 분양가격이 급등해, 주변 다른 지역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며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꺼내 들기에 이르렀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1년간(2018년 6월∼2019년 6월) 서울 아파트 분양가격 상승률이 21.02%로 기존주택 가격 상승률 5.74%에 비해 약 3.7배 정도로 높고, 이 같은 분양가 상승이 인근 기존주택 가격 상승을 견인해 집값 상승을 촉발하고 결국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부담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서울 집값을 잡아야 한다는 문재인 정부 내부 공감대도 국토부의 이 같은 결정에 한몫했다. 하지만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은 이 같은 극약처방이 현 경제 상황에서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강하게 제기했다. 제도 발표 직전까지 정부 내부에서 이견이 존재해 적잖은 논란을 일으켰다.

5. 시행 시기·적용대상은?

정부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위해서 최근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다만 법령 개정 소요 시간을 고려해, 이 제도가 10월 중 시행되며 상한제 지정 지역 및 시기에 대한 결정은 주거정책심의회에서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별도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투기과열지역이라고 모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의미다. 10월에 가서 별도로 지정한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투기지역 중 핵심인 서울 강남 3구(강남구, 서초구, 송파구)와 용산구, 마포구, 강동구, 성동구 등이 적용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덩어리’ 규제보다는 ‘핀셋’ 규제가 될 것이기에 그나마 시장은 한숨 돌린 모양새이지만, 10월에 이르러 어느 지역이 또다시 선정될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재발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 특히 국토부가 정량적 평가 이외 정성적 평가를 지역지정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혀 논란은 커지는 모양새다. 주거정책심의위원회는 비공개이며, 여기에 정성적 평가가 크게 작용할 경우 절차의 불투명성이 문제점으로 지적될 수 있기 때문이다.

6. 임대 후 분양 등 편법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 재개발·재건축사업장이 이를 피하는 방법은 ‘임대 후 분양 전환’ 방식이다. 임대 후 분양이란 임대주택사업자로 등록, 주택을 지어서 4∼8년 의무 임대 기간을 채운 뒤 분양하는 것이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단국대 용지에 지은 ‘한남더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인근에서 올해 분양한 ‘나인 원 한남(분양전환가격 3.3㎡당 평균 6100만 원 선)’도 이 방식을 택했다. 임대 후 분양은 분양가 책정이 자유롭다는 점에서 자금력이 좋은 시행사들이 선호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서울 중구 세운상가와 용산구 유엔사 부지, 영등포구 ‘브라이튼 여의도’ 등이 이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임대 후 분양으로 전환하려면 사업시행계획부터 관리처분계획까지 정비사업 계획을 바꿔 변경 인가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 도시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의 경우는 서울시가 조례로 임대 전환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국토부도 주택법의 관련 법령을 신속히 정비해 편법 분양을 차단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상한제를 피할 목적으로 임대 후 분양으로 돌리는 ‘꼼수 분양’을 막기 위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임대보증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방법도 찾고 있다.

▲  김현미(왼쪽 두 번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2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개선방안’을 논의하는 당정협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7. 공급부족 해소 대책은?

정부는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인한 공급 부족과 경기 위축에 대해 ‘충분히 대비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 서울 등 수도권에서 착공됐거나 관리처분계획 인가 등을 받아서 10월까지 입주자 승인을 받을 수 있는 가구가 13만 가구가 넘어서 공급 부족이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또 지난해 ‘9·13 대책’ 때 나온 서울 신규 주택 4만 가구를 비롯해 수도권 30만 가구 공급 대책이 순조롭게 추진돼 공급부족을 해소할 수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당장 서울 강남권과 양천구 등 주요지역의 공급 부족은 피할 길이 없다는 게 주택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이는 서울 집값 불안의 1차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만큼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 재개발·재건축이라도 ‘인허가 패스트트랙 적용’과 금융·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8. 향후 서울 집값 전망

10월 분양가 상한제 시행에 따라 서울 집값은 당분간 혼조세를 보일 전망이다. 재개발·재건축 투자메리트가 사라져서 ‘가수요(투기·투자수요)’가 대폭 감소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10월 분양가 상한제 실제 시행 시 ‘거주의무기간(최대 5년)’과 ‘전매제한 기간(최대 10년)’ 확정 여하에 따라 서울 집값 하락을 촉진할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고 있다. 입주일 기준으로 전매제한이 최대 10년이면 2035년 전후에나 집을 팔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군 이사, 지방 재력가의 강남권 주택 매수 등 집값 등락과 관계없는 수요도 꾸준해 매매가 자유로운 신축아파트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이 단기적으로 집값 안정에 기여 한다는 데 동의하지만 장기적으로 서울 등 주요지역 집값 안정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한다.

9. 전체 부동산 시장 영향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 제한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극약처방’이라고 볼 수 있다. 사유재산의 활용·처분 등을 국가가 제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택지에 한정한 ‘규제’라고 하더라도 수익형 부동산이나 토지시장 등 다른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주택에 대한 투자 수요가 오피스·오피스텔이나, 상가, 토지 시장으로 진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거시경제 전문가들은 한국경제 위기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돼 전체 부동산 시장이 ‘동반 침체’로 갈 우려도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한·일 무역갈등 첨예화로 연간 경제성장률이 2% 이하(금융연구원 등 올해 전망치 2.1%)로 떨어질 때 한국경제가 장기침체의 늪으로 빠져 부동산 시장도 급랭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10. 실수요자들은 어떻게?

분양가 상한제는 당장의 ‘집값 불안’을 해소하겠다는 ‘규제를 위한 규제’ 정책이다. 정책의 초점이 무주택자, 실수요자에게 맞춰진 정책이 아니라는 뜻이다. 하지만 집이 없는 실수요자가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여건은 분양가 상한제 시행 이전보다 훨씬 유리해진 것은 사실이다. 분양가격이 시세보다 20∼30% 떨어지는 만큼 신규주택 마련 총비용이 그만큼 적게 들어가고 전체 주택시장도 안정되면서 가수요도 줄기 때문이다. 주택 청약 가점이 높거나 특별공급 자격을 갖춘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상대적으로 낮은 분양가로 내 집 마련이 가능한 청약시장이 열린 것이다. 이에 따라 무주택 조건이나 청약 가점 체계 등을 점검해 서울 강남권 등 주요지역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청약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물론 무작정 청약에 나섰다가 ‘당첨 무효’ 등의 낭패를 보지 않도록 청약 조건을 꼼꼼하게 점검한 후 청약에 나서야 한다.

김순환·박정민 기자 soon@
e-mail 김순환 기자 / 경제산업부 / 부장 김순환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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