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장·단기 국채 금리차도 금융위기후 최소

코스피 장중 1910대 하락
원달러 환율도 다시 상승

미국에서 장·단기 채권 금리가 10여 년 만에 뒤집힌 가운데 악재에 부딪힌 국내 금융시장에도 경기침체의 짙은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국내 국채 금리 역시 장·단기 금리 차가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 최소로 좁혀졌다.

16일 오전 10시 현재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6.3bp(1bp=0.01%포인트) 떨어진 1.086%,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7.7bp 떨어진 1.154%에 거래됐다. 국채 10년물과 3년물의 장·단기 금리 차(스프레드)는 6.8bp까지 좁혀졌다. 10년물과 3년물의 금리 차가 6.8bp를 밑돈 것은 2008년 8월 12일(6.0bp) 이후 처음이다. 지난 13일 장·단기 금리 차가 7.9bp를 기록하며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데 이어 또다시 최저치를 경신했다. 일반적으로 만기가 긴 장기 채권일수록 단기 채권보다 금리가 높아야 하지만, 그 격차가 좁혀지면서 역전될 상황까지 내몰린 것이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가 침체될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실제로 1978년 이후 미국 장·단기 금리가 역전했던 5번 모두 어김없이 경기침체를 겪었다.

환율도 다시 급등하고 있다. 같은 시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일 대비 1.7원(0.14%) 오른 1214.4원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 경제침체에 대한 우려가 고조된 영향이 크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다시 상승했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 홍콩 시위에다, 국채 장·단기 금리까지 역전되면서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은 한층 더 커지는 양상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채 10년물과 2년물이 역전되면서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확대됐다”면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 강세 영향을 반영할 때 보합권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피 역시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 충격으로 하락했다. 이날 10시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23.76포인트(1.23%) 떨어진 1914.61,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9.57포인트(1.6%) 하락한 587.58을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주 중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대부분이 하락세를 나타냈다.

송정은·박세영 기자 eun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