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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경제] 게재 일자 : 2019년 08월 19일(月)
韓 ‘개도국’ 박탈위기… “쌀 등 핵심품목 관세율 사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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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1개국 지목 압박… 싱가포르·UAE 등 ‘백기투항’

中압박 전략에 韓도 피해입어
“진전없인 WTO 탈퇴”또 밝혀

쌀 관세율 ‘513% → 154%’로
통상전문가들 “예측불허 상황”


한·일 무역갈등 와중에 불거진 세계무역기구(WTO) 개도국 지위 상실 우려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시시각각 압박수위를 높여가는 미국 탓에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우리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국가들이 잇따라 ‘백기투항’하면서 우리나라가 개도국 지위를 유지해야 할 명분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형국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90일’이란 시한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오는 가운데 정부가 개도국 지위를 잃더라도 쌀, 사과 등 핵심품목을 사수할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19일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등 범정부는 지난 16일 통상추진위원회를 기점으로 공식·비공식 회의를 수시로 열며 개도국 지위와 관련, 논의를 지속하기로 했다. 통상추진위원회에서는 공식석상으로는 처음으로 현재 상황, 동향, 부처별 입장 등이 공유됐다. 정부 관계자는 “농업 분야에 미칠 영향, 대응방안 등을 논의했다”며 “아직 특정 결정을 내릴 시점은 아니어서 주기적으로 의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미국이 WTO ‘부자나라’의 개도국 지위를 문제 삼은 것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26일(현지시간) 전례 없이 중국과 한국 등 11개 특정 국가를 콕 집어가며 미 무역대표부(USTR)에 90일 내에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한 점을 고려하면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에도 “상태가 진전되지 않는다면 WTO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강수를 두며 2차 압박에 나섰다. 이 기간 싱가포르와 UAE 등이 사실상 개도국 지위를 포기한 점도 전에 없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이 주장하고 있는 개도국 미(未) 인정 요건 4가지(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거나 가입 절차를 밟고 있는 국가·주요 20개국(G20) 회원국·세계은행 분류 고소득 국가·세계 무역량에서 0.5% 이상을 차지)를 유일하게 모두 충족하는 나라다. 미국이 개도국 지위 문제를 들고나온 것은 미·중 무역갈등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대(對) 중국 압박용이란 게 중론이지만 우리나라도 덩달아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 등은 가장 마지막 이뤄진 WTO 내 농업협상(도하개발어젠다·DDA)이 선진국·개도국 간 입장 차로 인해 10년 넘게 중단됐고 WTO가 다자간 협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개도국 지위를 내려놓더라도 추가 다자 협상을 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 관세인하나 보조금 감축 등을 실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DDA 협상만 보면 개도국 지위 상실 시 513%인 쌀 관세율은 154%까지 보조금은 1조4900억 원에서 8195억 원으로 줄어들 수 있다. 문제는 향후 벌어질 협상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 예측불허의 행보를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 등이 어떤 통상압박 카드를 꺼낼지 종잡을 수 없다는 점이다. 미국 주장대로 일부 극빈 개도국에만 혜택을 주고 선진국-개도국 간 혜택을 최소한으로 하더라도 우리가 개도국 지위를 상실했을 경우 입을 타격이 없지는 않다.

익명을 요구한 통상 전문가는 “어떤 그림이 전개될지 예측불허라는 게 걱정스럽다”며 “핵심 농업 분야 품목을 지켜낼 방법 등을 찾아내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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