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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9년 08월 19일(月)
안 떨어지는 스타 몸값, ‘드라마 폐지’의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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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겨울연가’ 1차 폭등
2013년 ‘별그대’ 2차 인플레
이후 ‘달의 연인’ 등 고공행진

제작비 30%이상 주연 출연료
수출길 막혀도 몸값 요지부동
방송·제작사 “만들수록 손해”


“배우 몸값은 아파트값과 비슷합니다. 경기가 나빠져도 내려올 줄 모르죠.”

월화드라마 폐지와 잠정중단을 결정한 지상파 3사 드라마국 관계자와 외주 제작사 대표들은 이렇게 입을 모은다. ‘만들면 손해를 보니 안 만든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천정부지로 솟은 주연 배우들의 몸값이라는 하소연이다.

◇총제작비 30%가 넘는 주연 배우 몸값

드라마 회당 제작비는 통상 5억∼7억 원. 16부작을 기준으로 100억 원 안팎이다. 이 중 주연 배우의 출연료는 어느 정도일까? 올해 초 방송된 한 드라마의 경우를 살펴보면 남자주인공의 회당 개런티는 1억5000만 원, 여주인공은 7000만 원가량이었다. 두 배우의 출연료로만 회당 2억 원 이상이 지불됐다. 제작비를 평균 수준인 7억 원으로 잡아도 전체 제작비의 무려 31%가 주연 배우의 개런티에 쓰였다. 이 드라마뿐 아니라 현재 톱 A급 남자 배우들의 회당 출연료는 1억5000만∼2억 원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다른 부분의 제작비는 줄여야 하고, 이는 드라마 질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도다.

이에 수익성이 악화된 방송사들은 최근 비상 대책으로 드라마 제작 편수를 줄이는 방법을 택했다. 한류 시장이 호황일 때 회당 제작비를 더 주더라도 지식재산권을 확보해 해외 세일즈에 앞장섰던 방송사들이, 이제는 최소한의 제작비만 지급하고 완성품을 납품받아 편성만 하는 ‘방영권 딜’을 선호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SBS의 한 관계자는 “이 경우 드라마의 광고수익만으로 외주제작사에 지급한 제작비를 회수하고 수익을 내는 구조다. 스타가 출연해야 광고주의 관심을 끌 수 있기 때문에 방송사도 스타를 섭외한 작품을 우선 편성하는 경향이 있다”며 “주 52시간 시행 등으로 스타의 몸값 외에도 전체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제작비가 높고 적자 폭이 큰 드라마를 우선적으로 줄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배우 몸값 띄운 두 차례의 인플레이션

배우들의 몸값은 지난 2002년 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한류 붐을 일으키면서 천정부지로 솟았다. ‘겨울연가’의 일본 진출이 한류 스타의 몸값을 폭등시킨 1차 인플레이션이었다면, 2차 인플레이션을 몰고 온 것은 2013년 ‘별에서 온 그대’이다. ‘별에서 온 그대’에 이어 2016년 작 ‘태양의 후예’까지 중국 시장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내로라하는 한류스타들이 출연한 드라마의 수출가가 크게 올랐다.

‘별에서 온 그대’는 중국 시장에 회당 3만 달러 정도에 수출됐지만, 그 뒤 중국 유명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배우 이준기, 아이유 주연의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는 그 보다 13배 정도로 비싼 가격인 회당 40만 달러로 중국에 수출됐다. 한 드라마 외주제작사 대표는 “당시 모든 방송사가 ‘돈 되는 한류스타만 섭외하면 무조건 편성을 주겠다’고 할 정도였다”며 “배우의 이름값이 수출가와 직결되는 상황이니 몸값이 오른 것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바뀐 상황, 바뀌지 않는 몸값

상황은 순식간에 급변했다. 일본 시장은 ‘근짱’이라고 불리는 배우 장근석이 주연한 ‘사랑비’(2012년)가 회당 30만 달러에 수출되기도 했지만 우경화와 ‘혐(嫌)한류’ 바람까지 불면서 급격하게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현재는 회당 10만 달러를 받기도 빠듯하다. 그나마 일본 시장에서 수입하는 한국 드라마 수도 크게 줄었다. 또한 중국 시장은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이 시작된 2016년 이후 아예 수출길이 막혔다.

일본과 중국 시장은 활로가 없으나 스타들의 몸값은 그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해도 스타들의 몸값 고공 행진은 지나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하지만 고통 분담 차원에서 먼저 몸값을 내리는 스타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는 아파트 시장이 활성화될 때 솟구치던 집값이 규제가 시작되면 잠시 숨을 죽이며 보합세를 유지하다가 규제 완화와 동시에 다시금 무섭게 치솟는 모양새와 비슷하다. 이런 지적에 대해 한류스타들을 보유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은 “중국, 일본 외에도 대만, 베트남, 태국, 홍콩 등 아시아 시장의 한류 열풍은 여전하기 때문에 수출길을 터주는 스타의 이름값에 합당한 개런티를 받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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