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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사회] 게재 일자 : 2019년 08월 20일(火)
“北배우자도 한국국민”… 탈북민, 이혼해야 ‘새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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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상 규정… 중혼금지 위반

법률구조·이혼소송 매년 증가
일각 “행정낭비 아니냐” 비판


함경북도에서 태어난 A 씨는 2007년 3월 혼인, 슬하에 자녀 없이 황해남도 모처에서 생활해왔다. A 씨가 결혼한 2000년대 후반은 북한이 대기근에서는 벗어났지만 여전히 성장률이 0%대에 머물던 시기다. A 씨는 어느 날 먼저 탈북했던 누나로부터 “힘들지 않으냐”며 탈북 권유를 받게 된다. 고민하던 A 씨는 같은 해 10월 부인을 회령에 남겨두고 홀로 중국 옌지(延吉)를 통해 탈북, 한국에 입국했다. 이후 하나원(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을 통해 한국 사회 정착 교육을 받은 A 씨는 새 출발차 아직 북에 있는 배우자와 이혼하고자 소송을 제기했다.

20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A 씨처럼 탈북 후 북한에 남겨진 배우자와 이혼하려고 제기하는 소송이 나날이 늘고 있다. 탈북민이 북한에 남아 있는 배우자에게 굳이 이혼 소송을 제기하는 이유는 현행법상 북한에 남아 있는 탈북민의 배우자도 ‘대한민국 국민’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중혼(이중결혼)을 허용하지 않는 우리나라 법 조항까지 감안하면 북에서의 혼인관계를 정리하지 않을 경우 한국에서 다른 사람과 새 출발을 하기가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다. 다만 현행 제도는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에서 이혼특례규정을 두고 있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배우자 또한 탈북한 상황이 아니라면 ‘부정행위’나 ‘폭력’ 등의 특별한 이혼 사유를 입증하지 않더라도 이혼 판결을 받을 수 있다.

법률구조공단 자료에 따르면 탈북민의 이혼 관련 법률구조 신청은 △2016년 법률구조 161건, 이혼소송 제기 45건 △2017년 법률구조 164건, 이혼소송 제기 56건 △2018년 법률구조 194건, 이혼소송 제기 60건 △2019년(7월까지) 법률구조 95건, 이혼소송 제기 32건을 기록하며 매년 늘어왔다. 공단 관계자는 “우리나라에 거주 중인 탈북민이 3만2000명이 넘어서면서 배우자를 북에 두고 오는 경우도 많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행정력 낭비’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혼소송을 제기해야지만 새로운 출발을 가능케 하는 현행법도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한 탈북민 관계자는 “대한민국 영토를 북한이 불법 점거하는 상황이라고 규정한 헌법 정신의 연장선으로 이해한다”면서도 “탈북 자체가 새로운 삶을 꿈꾸고 온 것인데, 굳이 이혼소송 제기를 거쳐야지만 새로운 출발을 가능케 하는 것은 불필요한 행정 낭비”라고 비판했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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