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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게재 일자 : 2019년 08월 20일(火)
양쪽 50㎝만 여유 있어도… 알아서 척척 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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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구 현대모비스 선행연구팀 책임연구원이 탄 후방 주행보조 시스템 탑재 자율주행차 엠빌리가 지난 6일 경기 의왕시 현대모비스 의왕연구소 실외주차장에서 마주 오는 차를 만나자 스스로 운전대를 돌리며 후진하고 있다. 시스템 제어장치와 연결된 노트북에는 후진 거리 등 내장 센서의 정보를 계산한 데이터가 표시돼 있다. 현대모비스 제공
- 현대모비스 ‘후방 주행보조시스템’ 시험해보니

좁은 골목길·주차장서 최적
급회전·오르막 깔끔한 운행
후진 거리 등 정보도 한눈에

차에 원래 장착된 센서 활용
추가비용 부담없이 탑재가능

후진때 시속 4㎞ 넘으면 ‘경고’
7㎞ 초과땐 시스템 자동해제

내년까지 자동감속기능 추가
2022년엔 돌발상황때 멈춤도


지난 6일 경기 의왕시 현대모비스 의왕연구소. 김정구 선행연구팀 책임연구원과 함께 탑승한 현대모비스 자율주행차 ‘엠빌리’ 1세대 모델은 일반적인 자율주행 시험차와 사뭇 달랐다. LF쏘나타를 기반으로 제작된 이 차에는 레이더, 라이다(LiDAR·Light Detection And Ranging) 등 고가의 자율주행 센서가 달려 있지 않았다. 현대모비스가 2017년 세계 최초로 기술 콘셉트를 공개한 뒤, 최근 양산 가능 단계까지 개발을 마친 ‘후방 주행보조 시스템’ 전용 시험차이기 때문이다.

후방 주행보조 시스템은 오던 길을 후진으로 되돌아가야 할 때, 운전자가 운전대를 조작하지 않아도 차가 자동으로 조향하는 기술이다. 차가 전진할 때의 속도와 주행 경로를 기억했다가, 후진할 때 이를 역산해 자동으로 운전대를 틀어준다. 쉽게 말해 ‘후진 자율주행’이다. BMW가 지난해 신형 X5에 ‘후진 보조(Reversing Assistant)’란 이름으로 비슷한 기능을 먼저 적용하긴 했지만, 둘 다 체험해 본 결과 현대모비스의 후방 주행보조 시스템은 BMW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 수준이었다.

◇한국 교통 여건 맞춘 편리한 후진 자율주행 = 후진 자율주행용 엠빌리 운전대에는 정속주행기능 버튼이 후방 주행보조 작동 버튼으로 대체돼 있었다. 연구소 실외 주차장과 주차 타워에서 현대모비스의 후진 자율주행 기술을 테스트했다. 김 책임연구원의 시연을 본 뒤, 직접 작동해 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좁은 골목길 주행 중 맞은편에서 다른 차가 달려올 때 △백화점 등 혼잡한 주차장에서 후진해야 할 때 △시골에서 양옆이 논두렁인 길을 잘못 들어섰다가 되돌아 나와야 할 때 등 골치 아픈 후진 상황에서 믿고 맡겨도 좋을 만큼 완성도가 높았다.

양쪽으로 줄줄이 주차된 차들 사이로 한참 전진했다가, 변속레버를 P(주차)에 놓은 뒤 후방 주행보조 버튼을 눌렀다. 계기판에 ‘후진기어를 넣고 속도를 조절하십시오’라는 문구가 떴다. 변속레버를 R로 옮기자 운전대가 저절로 움직이며 차가 진입한 경로를 그대로 되밟아 후진하기 시작했다. 육안으로는 아슬아슬해 보이는 좁은 공간인데, 후진 자율주행으로는 손쉽게 빠져나왔다. 시스템 제어장치와 연결된 노트북 화면에는 후진한 거리 등 정보가 표시됐다. 김 책임연구원은 “양산차에 적용할 때는 내비게이션 화면에서 이런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주차타워로 진입. 두 차례 좌회전해 ‘⊂’ 형태로 약 40m를 움직인 뒤 후진 자율주행 기능을 켰다. 코너 구간에 이중주차된 차가 있어, 어지간히 숙련된 운전자라도 후진해 빠져나오려면 진땀깨나 흘렸을 상황이었다. 하지만 후진 주행보조 시스템은 거침없이 운전대를 빙빙 돌리며 차를 움직였다. 후진 속도가 빨라 심리적으로 불안할 때는 살짝 브레이크만 밟아주면 됐다. 시험차 엠빌리의 후진 자율주행 거리는 BMW X5와 마찬가지로 50m로 설정돼 있다.

후방 주행보조는 경사로에서도 완벽히 동작했다. 연구소 주차타워에서 위층으로 올라가는 경사로는 폭이 좁고 급회전 구간이라, 후진은커녕 전진할 때도 신경이 쓰일 정도였다. 매 층의 오르막 경사로 초입에는 이미 차들이 긁고 지나간 흔적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후방 주행보조 시스템을 사용하니 후진으로 거뜬히 돌아내려올 수 있었다.

◇후방 주행보조, 장착 추가비용 부담 없어 = 후방 주행보조 시스템의 최대 장점은 차량에 적용하는 데 추가 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대모비스는 일반 자동차에 원래 장착돼 있는 조향각 센서, 휠(Wheel) 속도 센서(바퀴 회전 속도 등을 측정해 거리 계산), 차체 자세제어 등에 쓰이는 ‘요(Yaw) 센서’ 등을 활용해 후진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했다.

후방 주행보조 시스템의 오차 범위는 가로 방향 간격 1m 이내로 알려졌다. 양쪽으로 50㎝씩 여유 공간만 있어도 후진해 탈출할 수 있다. 김 책임연구원은 “사람이 사이드뷰 미러(Sideview Mirror)를 보고 판단할 때는 빠져나가기 힘들다고 느낄 간격이지만,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안전하게 후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대모비스 후방 주행보조 시스템은 후진할 때 시속 4㎞를 넘으면 속도에 주의하라는 문자 및 음향 경고를 내보낸다. 이어 시속 7㎞가 넘어가면 경고 후 시스템을 자동 해제하도록 설정돼 있다. BMW 후진 보조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한 기능이었다. 현대모비스는 내년까지 장애물과의 거리에 따라 후진 중 자동으로 감속하는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또 2022년까지는 현재 양산차에 적용된 후측방 충돌방지 기능과 연동, 후진 중 어린이나 다른 차가 튀어나오는 돌발 상황에 자동으로 멈추는 기능도 개발할 예정이다.

◇안내선 표시 등 완벽한 후방주차지원 = 후방 편의 기술은 주차 지원과 관련된 게 많다. 초음파 센서를 통해 장애물과의 거리를 측정, 너무 가까워지면 경보음을 울리는 시스템으로 출발했다. 이어 후방주차 때 안내선(가이드라인)을 표시해주는 시스템(PGS)으로 발전했고, 초음파 센서를 통해 주차공간을 탐지하면 운전자가 운전대를 조작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조향하는 지능형 주차보조시스템(PA)이 등장했다. 최근에는 조향뿐 아니라 변속과 제동까지 지원하는 전자동 주차시스템(SPAS)이 개발됐다. 운전자가 차에 타지 않은 상태에서 원격제어로 주차하는 원격 전자동 주차시스템(RSPA)까지 나왔다.

현대모비스는 한발 더 나아가 RSPA를 ‘서라운드 뷰 모니터(SVM)’와 통합한 기술도 확보했다. SVM은 카메라 센서로 차 주변 360도를 촬영, 위에서 차를 내려다본 것처럼 영상을 합성하는 기술이다. 초음파 센서 기반 RSPA와 카메라 센서 기반 SVM을 합치면 주차공간 인식 정확도가 더욱 높아진다. 특히 옆에 주차된 다른 차를 기준으로 삼는 기존 자동주차 시스템과 달리, 주차선을 기준으로 정렬하기 때문에 더 완벽한 주차를 할 수 있다.

의왕 =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e-mail 김성훈 기자 / 경제산업부 / 차장 김성훈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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