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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편식주의자의 미식여행 게재 일자 : 2019년 08월 21일(水)
뼈째 씹는 문저리회… 잡내 없는 짱뚱어탕… 입속 가득 남해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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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천의 대표 먹거리 문저리(망둥이) 회. 붕장어처럼 뼈째 먹는 문저리 회는 씹는 느낌이 거칠지만 살의 탄력이 좋다.

- 여름 끝자락에 만난 ‘순천의 맛’ ①

쫀득하고 탄력 있는 문저리회
양념·채소와 밥 비비면 꿀맛

된장육수에 푹 끓인 짱뚱어탕
제피·방앗잎까지 섞어 ‘완탕’

막걸리 식초로 버무린 서대회
개운한 맛에 돌아서면 생각나

마늘·참기름 양념 무친 토종닭
숯불 맛 머금은 채 쫄깃한 식감


어느덧 살에 닿는 바람의 느낌이 달라졌다. 전남 순천시를 방문했던 날은 더위의 절정 말복 날과 겹친 주말이었다. 순천 어디를 가나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많았고, 특히 지역의 대표 유명식당은 많은 사람으로 가득했다. 모두 여름의 마지막 별식을 즐기려는 듯했다. 입추가 며칠 지난 순천에는 솔솔 부는 바람이 가장 먼저 가을이 오고 있음을 알려주었다. 산과 언덕, 바닷가 어디에서도 가을 오는 바람 소리가 함께했다. 순천의 대표 음식을 찾아 떠나는 순천 미식여행 첫 번째 기록이다.

▲  서대회무침과 짱뚱어탕
▲  토종닭숯불구이

짱뚱어탕은 청정지역 순천만을 상징하는 음식이다. 순천에는 “짱뚱어탕 100마리 먹으면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순천사람들은 짱뚱어탕을 즐겨 먹는다. 그리고 짱뚱어탕을 판매하는 식당도 많고 심지어 순천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 상품으로 개발될 정도다. 짱뚱어탕이 유명하다는 ‘전망대가든’을 방문했다. 이 식당은 같은 장소에서 30년 이상 짱뚱어탕을 판매하고 있고, 2대째 운영하고 있는 식당이다. 순천이 처음이니 이 음식 역시 처음 먹어 보았다. 짱뚱어를 갈아내어 된장육수에 열무시래기, 토란대, 호박대, 들깻가루와 함께 끓여냈다. 독특한 향과 맛이 느껴졌는데 그것은 제피 가루 때문이었다. 나중에 방앗잎도 함께 넣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맛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처음에는 좀 어려웠다. 진하고 강렬하며 나로서는 인내해야 하는 맛이었다. 절대 바로 좋다 말할 수 없는 맛이었다. 그러나 다른 테이블의 손님들은 “음∼ 바로 이 맛이야”라는 표정과 몸짓을 보였다. 조금 더 맛보기로 했다.

잠시 관심을 찬으로 돌려보았다. 열무잎 김치와 고구마순 나물, 갓김치, 고들빼기김치, 그리고 말린 문저리(망둥이) 볶음 등이 나왔다. 특히 열무잎과 고구마순은 짧게 자르지 않고 원래 길이를 살려 자연적으로 찬을 낸 모습이 좋았다.

요즘 한창 제철인 서대 회무침을 주문했다. 우선 보기에는 그리 매워 보이지 않았다. 서대회와 양파, 대파 그리고 상추를 무쳐냈는데 상추 외의 채소 색이 모두 허연 빛깔인 관계로 접시에 담긴 모양만 보면 너무 평범하고 식감이 없었다. 게다가 나는 이미 짱뚱어탕 때문에 조금 의기소침해 있었다. 기대하지 않은 채 한 젓가락 시식해보니 맛이 오묘했다. 보기와 달리 맛이 깊었다. 서대 회무침의 맛을 살린 가장 큰 조력자는 함께 버무린 막걸리 식초였다. 맵지만 자극적일 정도는 아니면서 뒷맛은 개운하고 계속 먹고 싶은 맛이었다.

이렇게 서대 회무침이 만족스럽다 보니 옆에 잠시 밀어놓은 짱뚱어탕을 다시 보게 되었다. 세 번째 맛을 보았다. 이전 두 번의 시도 때보단 좋았다. 처음 맛볼 때 제피 가루와 방앗잎의 맛이 너무 강렬해 국물이 탁하다 느꼈었는데 세 번째 도전에서 탁한 맛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제피 가루와 방앗잎 없이 즐겨볼 순 없을까’ 하는 궁금함이 생겼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제피 가루 향에 익숙지 않은 외지 방문자들을 위해 순천에 많은 짱뚱어탕 식당에서 제피 가루를 별도 첨가해서 먹을 수 있도록 테이블에 준비해 놓는다고 한다.

어머니가 시작해서 이제 딸과 아들이 식당운영에 동참했다. 넓은 식당 가운데 방에서 식구들끼리 식사하는 모습은 정겹고 보기 좋았고, 이때 식당으로 들어온 손님들은 자리를 알아서 찾아 앉으며 먼저 식사부터 하라 배려했다. 지역사회에서 쌓아온 업력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이 집 짱뚱어탕의 맛은 아직 내겐 익숙지도, 쉽지도 않았지만 눈맛보다는 입맛으로 즐기는 곳임은 확실했다. 은근히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 맛이다. 식사를 마친 후 가게 앞 평상 방면으로 걸어가니 바다에 물이 빠져 갯벌의 모습이 시원하고 아름다웠다. 맞은편 와온해변의 전경이 멋진 장소였다. 이곳에서 더위를 식히며 바람을 맞으며 있으려니 ‘곧 가을이 오겠구나’ 하는 안도감과 희망도 생겼다.

차를 계속 언덕 위로 달려 화포해변 방향으로 내려갔다. 아름다운 해변 마을이 있고 이곳이 남도 삼백리 길의 시작인 순천만 갈대길임을 확인했다. 순천만습지 방향으로 아름다운 화포해변 길을 차로 달렸다. 순천만습지와 연결되는 자전거길과 순천만습지만큼 멋진 갈대 습지가 나타났다. 이곳의 바람이 어찌나 시원했던지 진정 가을이 오는 소리를 만끽했다. 순천의 제철 생선 문저리 회를 즐기러 와온해변으로 달렸다. 방문했던 곳은 ‘와온해변 생선구이’. 와온해변 끝자락 2층 양옥집에 덩그러니 간판이 붙어있는 한적한 해변식당이었다. 간판에 있는 생선구이라는 글자에 힘입어 회와 구이를 주문하니 회를 먹든지 무침을 먹든지 하란다. 여름에는 주방이 더워서 구이와 탕은 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문저리 회를 주문하고 다른 테이블의 손님들이 무엇을 먹나 둘러보았다. 모두 문저리 회무침을 즐기고 있었다. 매콤하게 보이는 빨간 양념 회무침과 초록색 채소 배합을 보자마자 입에 침이 고였다. 특히 옆 테이블 부부는 냉면 사발에 밥과 회무침을 함께 듬뿍 얹어 넣어 엄청난 양의 비빔밥을 만들고 있었는데 그들의 표정을 보니 확신이 생겼다.

회무침도 주문했다. 가게 밖 어항에서 보기에는 문저리란 생선은 크기가 작고 움직임은 빠르며 성질은 급해 어항에서 꺼내자마자 바로 숨을 멈추는 듯 보였다. 문저리 회는 붕장어처럼 뼈째 즐기는 회였지만 뼈와 함께 씹는 느낌은 거칠었다. 하지만 씹는 맛은 아주 탄력이 좋았다. 회를 발라낸 면, 즉 생선 내부가 보이도록 열 맞춰 접시에 낸 솜씨도 돋보였다. 식당 인근에 텃밭이 있는지 함께 나온 상추, 고추 등 채소가 특별히 싱싱했다. 옆 테이블 부부의 저녁 식사가 거의 절정으로 치오르고 있을 무렵, 회무침이 나왔다. 점심때 서대 회무침을 먹었던 기억은 어디 가고 다시 문저리 회무침을 탐닉하기 시작했다. 회와 함께 무쳐낸 갖은 채소와 곁들여 제공된 갓 따온 상추로 회무침을 싸먹고, 회도 싸먹었다. 회무침 먹느라 남긴 회는 다시 회무침 채소와 함께 상추에 싸서 모두 끝냈다. 제철 문저리는 회보다는 회무침이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와온해변 주변을 자세히 살펴봤다. 많은 사람이 작은 가게 앞 평상에서, 간이 테이블에서 간단한 음식을 놓고 좋은 사람들과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이 평화로웠다. 늦게 떨어지는 해를 친구 삼아 이런 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 혼자여도 좋고, 여럿이 있으면 더 좋을 것이다. 와온해변에 모인 사람들은 바로 이 모습과 풍경을 즐기러 오는 듯했다. 순천에서 여수 방향으로 운전해 가게 된다면 이 아름다운 와온해변에 꼭 들러 뭐라도 즐기고 가는 게 좋지 않을까 권해본다.

순천 사람들은 주말이 되면 가족과 함께 인근 계곡으로 가서 외식을 많이 한다고 한다. 그중 야외에서 즐기는 닭구이는 순천의 맛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유명하다. 서면 청소골에 조성된 닭구이 거리도 있지만 순천에서 오랫동안 토종닭숯불구이를 판매하고 있는 ‘와룡산장’을 소개한다. 계곡 근처에 위치한 이 집은 계곡 방향으로 정자를 놓았고, 식당 앞마당에도 평상을 깔아놓아 주변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즐기면서 식사할 수 있는 곳이다. 닭구이는 토종닭 한 마리를 조각내 숯불에 구워 먹는 음식이다. 소금, 후추, 마늘, 참기름으로 간을 하고 숙성해 연육한 후 석쇠에 얹어 숯불에 구워낸다. 부드럽게 양념이 배어 있는 닭은 숯불 향을 머금고 있어 불맛도 좋았다. 그러면서 토종닭의 쫄깃한 육질은 그대로였다. 또한, 특별히 개발된 이 집의 철판석쇠는 높낮이 조절이 가능해 숯불이 약해지면 높이를 한 단계 낮추어 불과 더 가깝도록 조절해 오랫동안 따뜻하게 닭구이를 즐길 수 있었다.

찬으로 두 가지 김치, 미역초무침, 부추전 등과 양파, 고추, 당근, 오이 등 계절채소가 함께 제공되는데 푸짐한 양 때문에 1마리로 3명까지 즐길 수 있다. 다만 탄 음식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직원이 직접 구워주지 않으므로 자주 뒤집으며 잘 익혀야 한다. 담백하며 기름기가 느껴지지 않는, 씹을수록 고소한 숯불 닭갈비가 별미였다. 인근의 자연과 함께하니 야외에서 즐기는 닭갈비는 순천여행을 더욱 즐겁게 해주었다. 순천의 대표 음식을 찾아 떠나는 순천 미식여행은 다음 주에도 계속된다.

강태안 미식여행가


순천만 습지처럼 오묘하고 깊은 맛의 향연

짱뚱어탕과 서대회를 즐길 수 있는 ‘전망대가든’(061-742-9496)은 전남 순천시 별량면 일출길 261에 위치해 있다. 짱뚱어탕 8000원, 서대 회무침 3만 원. 말 그대로 식당의 위치가 아주 좋다. 식사 후 야외 평상에서 맞은 편 와온해변과 갯벌 경치를 즐기기를 권한다.

문저리(망둥이·사진) 회와 무침을 즐길 수 있는 ‘와온해변 생선구이’(061-723-0624)는 해룡면 와온길 137(상내리)에 있다. 문저리 회무침 가격은 4만 원, 문저리 회 작은 크기는 3만 원. 문저리 회보다는 회무침이 훨씬 경쟁력 있다. 구이나 탕은 더위가 지난 가을부터 준비된다.

토종닭숯불구이를 즐길 수 있는 ‘와룡산장’(061-755-7732)은 와룡동 558-3에 위치해 있다. 가격은 5만5000원. 닭구이 기본 1마리로 3명이 즐길 수 있다. 찻길 옆 정자가 가장 좋은 자리다.

순천만습지(061-749-6052)는 순천만길 513-25에 자리하고 있다. 입장료 7000원, 순천시민 2000원. 습지의 계절마다 다른 모습과 분위기를 즐기기에 좋다. 순천만습지를 방문하면 당일 국가정원 무료입장 혜택이 있으니 여행자는 참고할 만하다.

추천할 만한 숙소 ‘느림 게스트 하우스’(070-7647-9522)는 강변로 669에 있다. 4인실 1인 주말 가격 2만5000원, 2인실 1인 3만 원. 안주인이 친절하고 숙소가 깨끗하다. 여성 여행자들에게 권한다. 순천 아랫장에서 가까워 도보로 방문하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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