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시 훈련 중요성 체감… 조국영공 수호 가슴 벅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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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도영공 침범 러 군용기에 경고 사격, 이영준 소령·조민훈 대위

이소령, 비행 989시간 베테랑
한치 망설임없이 작전 완벽수행

‘환상콤비’2번기조종사 조대위
“선배에 대한 무한한 믿음있어”

“임무 후 기지로 귀환하면서 실제상황에서 임무를 완수했다는 사실에 뿌듯했습니다. 평시 훈련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체감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지난달 23일 독도 영공을 2차례에 걸쳐 7분간 침범한 러시아 A-50 조기경보통제기에 접근, 차단비행 후 기관포 360발을 경고사격해 러시아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공군 제19전투비행단 155대대 2편대장 이영준(32·공사 59기) 소령(진급예정자)은 21일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평소 전술조치에 대한 실전 훈련을 해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소령은 “당시 긴급출격상황 역시 평소 충분히 훈련한 내용이자 임무 절차 역시 완벽히 숙지한 상태였다”며 “실시간으로 전달받은 지시가 명확했기 때문에 일말의 망설임 없이 임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실 중·러 핵 전략폭격기 4대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진입과 러시아 군용기의 독도 영공 침범 당시는 한·일·중·러 군용기 30여 대가 뒤엉킨 준전시 상황이었다. 우리 공군의 KF-16 기관포 360발 중 한 발이라도 A-50에 맞았다면 전쟁이 발발할 수도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이었지만 공군은 완벽한 작전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독도 영공 침범 전술조치 1번기 조종사로 비행시간 989시간을 자랑하는 베테랑인 이 소령 덕분에 위기를 잘 넘긴 셈이었다.

이 소령은 “조국 영공 수호의 최전선에서 주어진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는 것이 전투 조종사의 사명”이라며 “앞으로 전투 조종사로서 어떤 상황에서도 완벽한 임무 수행을 위해 지금과 같이 훈련하면서 교관 조종사로서 후배 조종사들도 꼼꼼하게 교육하겠다”고 말했다. 1번기 조종사 이 소령과 함께 ‘환상 콤비’ 역할을 한 2번기 조종사 조민훈(29·공사 61기) 대위도 “1번기 조종사 선배에 대한 무한한 믿음이 있었기에 어떤 상황이 오든지 완벽히 임무를 수행하겠다는 생각으로 출격했다”며 “비상대기실에 들어갈 조종사는 항상 모든 상황에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말을 몸으로 느낀 하루였다”고 말했다. 조 대위는 “임무 수행 후 복귀 중 무선교신을 통해 사관학교 동기인 F-15K 조종사 목소리를 듣고, 힘들게 생도훈련과 비행훈련을 함께 이겨낸 동기가 조국의 영공을 나와 함께 지키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찼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20일 이 소령과 조 대위 등 최근 작전 현장에서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한 장병 9명을 초청해 격려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