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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지소미아 파기 파장 게재 일자 : 2019년 08월 23일(金)
“文정부, 운동권 사고에 지배돼… 지소미아 파기 정치적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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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한파’ 日 후카가와 교수

“과도한 민족주의 분위기 편승
국민을 反日운동에 나서게 해”

“日측의 무례함도 문제 있지만
韓의 對北觀 탓 안보연대 깨져”


일본 내 대표적 지한파인 후카가와 유키코(深川由起子·60·사진) 와세다대 정치경제학부 교수는 22일 문재인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지소미아는 한·일만의 문제가 아니고 미국을 포함한 골조인데, 한국 정부의 북한에 대한 정체성이 흔들리면서 안보연대도 흔들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후카가와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를 “정치화된 결정”으로 규정한 뒤 “한국 정치권이 소수 진보 운동권 등의 사고에 지배되는 것 같다”면서 안타까워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주최한 제27차 한·일포럼 참석차 방한한 후카가와 교수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에 대해 “한국의 선배들이 양국의 미래 관계를 위해 노력한 게 있는데, 그걸 무시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이같이 우려했다.

후카가와 교수는 “일본의 단순한 수출관리 강화 조치를 마치 수출금지와 같이 왜곡해 정치화했던 것이 이번 결정으로 연결됐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정치권이 국민 평균보다 소수인 진보 운동권 학생들이나 시민단체 등 특수한 사람들의 사고에 지배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후카가와 교수는 청와대의 ‘일본 측이 대화를 거부했다’는 설명에 대해선 “일본 측의 무례함 등에도 문제가 있었을지 모르지만, 몇 번이나 외교장관회담을 한 것을 감안하면 이 주장에도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후카가와 교수는 지소미아의 역할에 대해서는 “일본의 기술력과 한국의 휴민트가 겹쳐진 것으로 양국의 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했었다”고 덧붙였다. 30년 넘게 한국 경제·정치를 연구해온 후카가와 교수는 ‘한국, 선진국 경제론’ 등의 저서를 통해 한국을 우호적으로 분석한 지한파 지식인이다.

특히 후카가와 교수는 1시간 넘게 진행된 인터뷰 동안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집중하며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비판했다. 후카가와 교수는 “지금은 미국과 중국이 다투는 새로운 냉전 시대인데 한국만큼 세계 정세를 낙관적으로 보는 국가가 없다”며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것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후카가와 교수는 “일본은 북한을 안보 위협으로 보는데, 한국은 미사일 도발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평화통일이 된다고 생각하니 기존에 연대하던 안보 논리가 완전히 깨졌다”며 “과거에는 양국 관계가 악화되도 안보와 경제란 두 축은 흔들리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이것마저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후카가와 교수는 한국 사회가 과도한 민족주의 분위기에 편승하고 있다는 의견도 내비쳤다. 후카가와 교수는 “일본은 과거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민족주의의 위험성을 직접 느꼈지만, 한국은 그런 위험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정치권에서 ‘민족정신으로 가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지나친 자신감과 자부심을 퍼트리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후카가와 교수는 “민주주의 사회의 최대 가치는 다양성인데 지금 한국사회에서는 ‘국민을 반일 운동에 나서게 교육시켜야 한다’는 분위기가 퍼져 있다”며 “이건 북한과 똑같은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후카가와 교수는 한국의 민족주의 분위기는 ‘정치권의 대일 왜곡’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국가)’에서 배제한 것은 완전한 수출금지나 통제가 아닌데도 한국은 이를 왜곡해서 국민에게 전달한 것 같다”며 “일본 법에 따르면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돼도 삼성과 SK 같은 기업을 화이트리스트로 지정할 수 있어 기업에 큰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후카가와 교수는 한·일 관계 악화의 시발점이 된 지난해 10월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는 1965년 체결한 한·일 청구권협정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다”며 “양국이 1965년 맺은 협정은 일본에 불가역적인 이른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와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정철순·김현아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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