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대통령 “27일까지 聯政구성 안 하면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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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운동·민주, 협상 착수
새 내각 구성 논의 급물살

이탈리아의 오성운동·동맹 연립 정부가 붕괴해 정국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세르조 마타렐라(사진) 대통령이 27일까지 새 연정 협상을 마치라고 지시했다. 극우 정당 ‘동맹’이 조기 총선을 통해 집권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오성운동과 민주당 간 연정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가디언, BBC 등에 따르면 마타렐라 대통령은 오성운동, 동맹, 민주당, 전진이탈리아(FI), 이탈리아 형제들(FdI) 등 주요 정당 대표들과의 개별 면담을 가진 후 “필요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27일 당 지도부와 새로운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위기는 빨리 해결돼야 한다”며 “확실한 다수당이 없으면 새로운 선거만이 유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성운동을 이끄는 루이지 디 마이오 대표는 “확고한 다수당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니콜라 진가레티 민주당 대표는 “특정 조건하에서 오성운동과 함께 연정을 꾸릴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성운동·동맹이 통과시킨 엄격한 반이민법안의 폐기·유럽연합 잔류 등을 연정 구성의 조건으로 내걸었다.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동맹 대표는 “여전히 조기 총선을 원한다”면서도 “오성운동이 일을 성사시키는 한 동맹도 오성운동과의 연정을 재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타렐라 대통령과의 면담 후 디 마이오 대표는 오성운동이 다른 정당과 연정 협상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디 마이오 대표는 “몇 시간 전 탄탄한 새 연정을 구축하고자 필요한 협의에 착수했다”며 “우리는 배가 가라앉게 놔두지 않을 것이고 이탈리아인들이 비용을 치르도록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정 파트너가 어느 당이 될 것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는데 현재로서는 제1야당인 민주당일 가능성이 높다.

남부 서민을 기반으로 한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과 중도좌파 성향의 민주당은 당의 정체성과 지향점이 상이하지만 조기총선이 치러질 경우 극우 정당인 동맹이 집권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위기 의식에 따라 의기투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극우 정권의 출현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피하기 위해 두 당이 차악을 선택하는 셈이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