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與는 조국 ‘가짜 청문회’ 접고 檢은 수사 미적대지 말라

온갖 특혜와 편법·불법 의혹의 수렁에 빠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구출하기 위한 가위 ‘범여권 총력전’이 시작된 양상이다. 윤석열 총장이 지휘하는 검찰도 적극적 수사 의지를 내비치지 않고 미적대는 모습이 역력하다. 여권과 검찰의 모습은 과거 적폐 청산 때 동원했던 논리와 전광석화 같은 수사와 비교할 때, 국민을 우롱하는 일이다.

우선, 더불어민주당에서 나온 ‘국민 청문회’는 발상부터 터무니없다. 법적 근거가 없는 것은 물론 조 후보에게 면죄부를 주고 이를 중계방송하는 ‘청문회 쇼’나 어용 청문회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일부 언론 단체 또는 언론사를 들러리로 세우려는 의도까지 보여 언론 입장에서는 더욱 괘씸하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비서관이 25일 “일부 언론이 조 후보자와 관련해 허위 보도를 하고 있다”고 거듭 주장한 것만 봐도 의도를 짐작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윤 수석은 언론 보도 중 무엇이 허위인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런 막연한 비난이야말로 언론 사명에 충실한 기자들과 정도(正道) 언론에 대한 명예훼손이다.

둘째, 조 후보자가 법무장관 적임자인지 아닌지의 문제는 상식과 국민의 눈높이에서 이미 오래 전에 결론이 났다. 여당이 굳이 ‘국민 청문회’라는 명칭을 들먹인다면 국민 생각을 제대로 파악해 당장 사퇴하도록 해야 한다. 23∼24일 실시된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선 ‘법무장관 임명’ 찬성 27%, 반대 60%였다. 지난 22∼23일 KBS·한국리서치 여론조사에서는 부적합 48%, 적합 18%였다. 여론조사의 타당성과 효용성에 많은 의문이 제기되는 사실을 고려하더라도 이 정도 압도적 수치면 국민 생각은 분명하다.

셋째, 청문회 준비단이 곧 정의당을 찾아가 조 후보자 관련 의혹에 대해 해명한다고 하는데, 매우 부적절할 뿐 아니라 위법 소지도 크다. 사전 해명이 필요하다면 조 후보자 본인이 해야 한다. 그는 아직 법무장관이 아닌 ‘자연인’이므로, 스스로 대응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법무부 공무원들로 꾸려진 준비단은 말 그대로 청문회 준비를 지원하는 인력일 뿐, 조 후보자 ‘구명 활동’을 하는 조직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검찰 태도도 석연치 않다. 구체적 정황과 증거에 입각한 고소·고발이 10건을 넘었다. 수사팀 배당 얘기가 있지만, 적극적으로 수사하겠다는 의지는 안 보인다. 검찰이 단호한 의지를 천명하고 즉시 수사에 착수하지 않으면 부적절한 ‘조국 구하기’ 공범이란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