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스펙트럼>‘역사·향수’ 새긴 유니폼… 열혈팬 필수 응원아이템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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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트(Alternate)유니폼의 진화

2000년 SK ‘꿈의 유니폼’ 원조
‘일렉트로맨’ 등 23개 제작 최다

KT ‘정조’ - NC ‘충무공’ 독특
한화 ‘공군’은 완판후 추가 제작
삼성 ‘라이온킹’ 비싸도 잘 팔려

LG 두산 등 올드유니폼 날 지정
보훈의 달엔 ‘밀리터리’ 입어
구단 “선수 - 팬 일체감 형성 효과”

흔히 얼트유니폼이라고 한다. 얼트는 대안을 뜻하는 Alternate. 주유니폼이 아닌, 색다르게 꾸민 걸 말하는데 프로야구의 얼트유니폼은 종류가 참 다양하다. SK가 원조. SK는 지난 2000년 인천이 연고였던 원년 멤버 삼미 슈퍼스타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꿈★의 유니폼’을 제작했다. 지금은 인천군(仁川軍) 유니폼을 입는다.

1947년 도시대항대회에 참가해 우승한 인천군 야구단을 기리기 위한 유니폼이며 연고지인 인천을 알파벳으로 표기했다. SK는 2015년부터 일요일 홈 경기마다 인천군 유니폼을 착용하고 있다.

SK는 지난달에는 일렉트로맨유니폼을 출시, 호응을 얻었다. SK의 얼트유니폼은 23개로 가장 많고, 롯데가 12개로 뒤를 쫓는다.

KT는 수원시 화성문화제와 정조대왕을 기리기 위해 정조대왕유니폼을 마련했다. 양쪽 어깨 부위에 곤룡포의 금색 용무늬 형상이 담겨 있다. 2004년 수원시에서 제작한 ‘정조어진’을 참조한 것으로, 정조대왕이 입은 구군복(조선 시대 무관이 착용한 복장)이 모티브가 됐다. NC는 2016시즌부터 충무공 이순신 장군 탄신(음력 3월 8일)을 맞이해 해마다 충무공유니폼을 출시하는데 뒷목 안쪽에 ‘필사즉생 필생즉사’를 새긴다.

1982년 원년멤버인 삼성과 롯데는 팀 이름을 바꾸지 않은 ‘유이’한 구단이다. 삼성과 롯데는 지난 5월 31일∼6월 2일 1980년대에 입었던 클래식유니폼을 착용하고 사직구장에서 클래식매치를 펼쳤다. 한화와 LG, SK, 두산 등도 과거 올드유니폼을 입는 날을 지정했다. 6월 보훈의 달엔 밀리터리유니폼으로 ‘치장’한다. 지난해 한화의 공군유니폼은 출시와 동시에 5000장이 완판됐고, 팬들은 구단에 공군유니폼 추가 제작을 요구했다.

롯데는 지난 5월 25일 사직구장 입장객 전원에게 부산의 시화 동백꽃에서 모티브를 딴 붉은색의 동백유니폼을 증정했다. 롯데는 팬들과 함께 사직구장을 붉게 물들이자는 취지에서 2017년부터 동백 유니폼을 제작하고 있다.

구단마다 얼트유니폼 개발, 제작에 신경 쓰는 건 하나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 관중석에서 유니폼을 입고 응원하는 게 트렌드. 특히 얼트유니폼은 색다른 맛이 느껴지기에 팬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지난 6월 말 삼성의 라이온킹유니폼이 좋은 예. 사자가 주인공인 애니메이션 영화 ‘라이온킹’의 개봉에 맞춰 출시했으며 기본가격이 12만9000원이었지만 날개 돋친 듯 팔렸다.

주유니폼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구단숍을 통해 살 수 있는 유니폼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다. 어센틱(선수용)과 레플리카(모조품). 레플리카의 경우 구단마다 차이가 있지만 가격이 5만 원 전후이고, 어센틱은 10만 원이 훌쩍 넘는다. 하지만 팬들은 지갑 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래서 유니폼 판매는 구단의 수입경로 중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구단별로 유니폼 판매 수익에 차이가 있지만, 해마다 평균 10억 원 안팎이다. SK는 매년 12억 원의 유니폼 판매 수익을 올렸다. 두산과 LG, 롯데 등 팬층이 두꺼운 팀의 유니폼 판매 수익금은 그 이상이다.

김재웅 SK 마케팅 매니저는 “선수들이 입는 유니폼을 팬이 입으면 일체감이 형성된다”면서 “유니폼은 팬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응원도구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 매니저는 “팬들이 원하는 디자인과 스토리를 담는 얼트유니폼이 최근엔 강세인데, 그래서 더 다양하고 참신한 얼트유니폼을 마련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