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조국 의혹’ 수사>檢 내부선 “특수부가 나섰을 땐 혐의입증 자신한다는 뜻”

전방위 압수수색 의미 분석

靑·법무부 사전보고 없이 실행
최소한 ‘혐의없음’ 아니다 판단

검찰이 전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주변에 전격적인 압수수색을 단행하면서 “판이 뒤바뀌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취임 후 첫 대형 수사의 타깃으로 ‘살아있는 권력’ 조 후보자를 정조준한 것을 둘러싼 배경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의 관례를 깨고 법무부는 물론 청와대조차 검찰의 이러한 수사 기류를 사전에 포착하지 못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혐의 입증에 확신이 선 검찰이 먼저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조계 안팎에선 윤 총장이 취임 일성으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내세웠던 만큼 여권과의 정면충돌을 각오하고 선제적으로 행동에 나섰다고 본다. 인사청문회에 앞서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혐의를 수사하기 위해 검찰이 나선 것 자체가 전례를 찾을 수 없는 일이다. 주요 부정·부패 사건을 전담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가 30여 곳에 달하는 장소에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전방위적인 강제수사에 나선 것을 두고도 “혐의 입증에 확신이 없었다면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검찰은 특수부를 투입한 배경에 대해 “국민적 관심이 큰 공적 사안으로 객관적 자료를 통해 사실관계를 규명할 필요가 컸다”고 설명했다. 검찰의 대표적인 ‘특수통’으로 불리는 ‘윤석열 사단’이 직접 공개적으로 칼을 뽑아든 이상 수사가 용두사미로 끝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특수부로의 사건 재배당 시점과 영장 발부 시점을 고려하면 애초에 검찰이 ‘철저히 준비하고 계산된 수사’를 시작했다는 평이다.

다만 청와대가 검찰 수사 직후 “거꾸로 아무런 피의사실이 없을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다소 차분한 반응을 보인 것과 조 후보자가 28일 오전에도 “청문회에서 모든 것을 소명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청와대 측에서도 이 같은 국면을 사전에 계산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의혹 제기 차원에 머물렀던 조 후보자 검증 국면이 ‘윤석열 호(號)’ 검찰의 수사 개시로 전혀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국면을 누구도 예상할 수 없게 됐다’는 말이 검찰 안팎에서 제기된다. 당장 검찰에서 시작부터 강한 의지를 내보인 만큼 조 후보자 본인에게도 이 같은 이른 수사는 치명타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처음 의도가 어찌 됐든 이 정도로 판을 벌인 이상 검찰로서도 모든 의혹에 대해 철저하게 수사하는 것 이외에는 이제 퇴로가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