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이재용 대법 판결 D-1>檢, 분식회계 증거도 못 찾고…‘삼바’ 수사 8개월 허송

압수수색만 20차례 걸쳐 진행
“기업 때리기 수사” 비판 고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대법 선고가 29일 완료되더라도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분식회계에 대한 검찰 수사가 8개월째 발목을 잡으면서 삼성전자 내 경영 불확실성은 여전히 해소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20차례 가까운 압수수색에 이어 충분하지 못한 증거 확보로 구속영장 신청과 기각이 여러 차례 반복되는 등 기업 활동을 침해할 정도로 무리한 수사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재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2월부터 삼성전자 및 계열사에 대한 20차례 가까운 압수수색을 진행, 삼바 관계자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과 기각을 수차례 반복하면서 여전히 ‘분식회계’라는 본 혐의를 소명하지 못하고 있다. 본격적인 삼바 수사에 들어간 지난해 12월부터 8개월간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되거나 형사 처벌을 받은 것은 ‘0건’으로, 증거인멸 혐의라는 ‘곁가지’ 수사로 8명을 구속하는 데 그쳤다. 심지어 7월 말 검찰 인사가 대대적으로 나면서 8월 초 삼바 수사팀까지 특수 2부에서 4부로 교체됐다. 이 때문에 재계는 물론 전문가들도 이번 수사가 전형적인 ‘기업 때리기’이자 ‘물타기’ 수사라며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검찰의 삼바 수사가 결국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라는 시나리오에 칼끝을 겨누고 있는 만큼 ‘표적 수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분식회계로 시작한 수사가 증거 인멸로 불똥이 튀더니 이제는 이 부회장이 ‘머리’라는 무리한 표적 수사로 이어지고 있다”며 “삼성 내부적으로는 수차례 압수수색으로 일은 물론 경영 활동까지 제대로 하지 못할 지경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법 판결에서 ‘경영권 승계 작업’ 유무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삼바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만일, 경영권 승계를 위한 뇌물이라는 것이 인정되면 검찰은 삼바 수사에도 경영권 승계 목적이라는 데 더욱 무게를 둘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번 대법 판결로 경영 승계 작업이 인정되면 그 일환 중 하나가 삼바의 분식회계라는 해석에 따라 검찰의 삼바 수사가 더욱 무리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며 “무리한 해석으로 현재 분식회계 혐의를 두고 행정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 수사를 통해 한 기업의 경영 활동을 계속해서 방해하는 것으로, 글로벌 기업의 리스크를 높이고 국내 경제 전반의 불안감까지 증폭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