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오늘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부산시장 집무실 등 압수수색
“일정탓 미룬 압수수색 재개”
檢, 정치적 해석 경계했지만
‘여당에 대한 반격’해석 많아
曺후보 딸 장학금 뇌물 의혹등
사실관계 확인할 가능성 높아
검찰이 29일 오전 오거돈 부산시장 집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한 것은 전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포함한 여권이 검찰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압수수색에 대한 성토를 쏟아낸 지 하루 만에 의혹과 관련된 여권 인사에게 처음으로 칼을 겨눴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검찰은 이날 “이번 압수수색은 지난 27일 검찰의 압수수색 때 부산시 일정 때문에 못했던 것을 재개한다”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지만, 윤석열 검찰총장의 여당에 대한 ‘반격’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검찰의 수사를 궁지로 몰아붙이는 여권에 대해 검찰의 칼끝이 앞으로 얼마든지 여당 인사들에게로도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 여당 대표가 검찰의 압수수색과 관련해 관계기관과 협의를 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는 등 오히려 검찰의 중립성을 훼손하는 발언을 한 데 대한 검찰 내부의 극에 달한 불만의 표출이기도 하다. 조 후보자 압수수색 국면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다는 암시라는 해석까지 나온다.
특히 이번 압수수색과 관련해 검찰이 조 후보자의 검찰개혁을 방해하려 한다고 인식되는 데 대한 내부 불만은 극에 달해 있다. 대검 관계자는 이날 “말 잘 듣는 검찰을 만드는 것이 검찰개혁인가. 다른 것을 떠나 어떻게 여당 대표와 협의하라는 말이 나올 수 있는지 귀를 의심했다”면서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이 정부의 기본가치는 아무것도 아니다. 검찰은 말을 잘 들어야지 왜 같은 편을 공격하느냐는 말로 들린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대검 관계자는 “이 정부에서 추진해온 검찰개혁, 검찰 중립성 확보 노력을 해할 수 있는 발언에 대해서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압수수색 그 자체의 의미로만 보자면 이날 압수수색은 조 후보자 딸 특혜 장학금 논란의 당사자인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전 양산부산대병원장) 선임과 관련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은 노 전 양산부산대병원장이 부산의료원장으로 선임된 것과 관련해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노 원장은 지도교수 시절 조 후보자 딸 조모(28) 씨에게 120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었다. 야권에서는 노 원장이 조 후보자 딸에게 준 장학금은 자신이 의료원장으로 임명되기 위한 뇌물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27일 압수수색 때 노 원장의 개인 컴퓨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주치의 선정에 깊은 일역(一役)을 담당했다’는 내용의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산부산대병원 소속 강대환 교수가 대통령 주치의가 되는 데 노 원장이 관여했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검찰은 현재까지 대통령 주치의 선임 과정에 별다른 범죄 혐의를 두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조 후보자를 둘러싸고 제기된 여러 의혹을 규명하는 차원에서 사실관계 확인에 나설 가능성은 열려 있다. 오 시장은 앞선 압수수색에 대해 “의료원장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임명됐다”며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명명백백한 청문의 과정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오 시장은 2030 엑스포 유치 활동 등을 위해 유럽을 순방 중이다.
앞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8일 검찰이 조 후보자 의혹과 관련해 전날 압수수색을 진행한 데 대해 “나라를 어지럽게 하는 행위”라며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한 강한 유감을 표했다. 이 대표는 “사전에 몰랐는데 언론은 압수수색 과정을 취재했다고 한다. 언론에는 취재를 시키며 관계기관과는 전혀 협의를 안 하는 전례 없는 행위가 벌어졌다. 이 점이 훨씬 더 나라를 어지럽게 하는 행위라 아니 할 수 없다”며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 청와대와 여당 대표인 자신에게 사전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점을 비난한 것으로 풀이됐다.
김윤희·정유진 기자 wor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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