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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9년 08월 30일(金)
장르 넘나드는 영화세계… 그 원천은 독특한 삶의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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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경계를 넘는 스토리텔러 / 카를라 레이 풀러 엮음, 윤철희 옮김 / 마음산책

“나는 모든 종류의 영화 연출을, 모든 장르와 인간 유형을 탐구하고픈 호기심을 느낀다.”

‘결혼 피로연’ ‘음식 남녀’ ‘센스 앤 센서빌리티’ ‘와호장룡’ ‘브로크백 마운틴’ ‘헐크’ ‘색, 계’ ‘라이프 오브 파이’ 등 문화적 경계를 뛰어넘어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만들어온 대만 출신 이안(李安·65) 감독의 말이다.

이 책에는 1992년 ‘쿵후선생’으로 데뷔한 이안 감독이 1993년부터 최근까지 여러 매체와 진행한 20번의 인터뷰가 담겨있다. 가족드라마부터 영국 소설 원작 영화, 중국 무협, 미국 서부물, 마블 블록버스터, 모험 판타지물 등 국적과 인종, 시공간을 넘나들며 구축해온 이안 감독의 작품 세계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그의 모든 작품에는 그가 겪어온 삶의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이안 감독의 조부모가 중국 공산당에 처형당한 후 홀로 대만으로 와 명문 고등학교 교장이 된 그의 아버지는 맏아들 이안에 대한 기대가 컸다. 아버지의 기대에 부담을 느낀 이안 감독은 대학입시에 실패하고, 연극·영화에 발을 들였다.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미국으로 영화 유학을 가서는 이방인으로 살며 어렵사리 감독으로 데뷔했다. 그는 억압적인 가정 분위기에서 억눌린 채 자랐고, 미국에서 문화적 아웃사이더로 애를 먹은 경험이 세상을 다른 관점으로 보는 능력을 갖게 했다고 고백한다. 또 제작 현장에서 스태프들과 협업하는 방식과 휴 그랜트, 에마 톰슨, 케이트 윈즐릿, 량차오웨이(梁朝偉), 탕웨이(湯唯) 등 쟁쟁한 배우들과의 소통에 대해서도 진솔하게 밝힌다.

그는 “내 영화는 인간적인 존재에 대한 영화여야 한다”며 “스토리텔링과 드라마, 인간의 얼굴이 내가 하고 싶은 작업의 핵심을 이룬다”고 강조한다. 장르보다는 자신이 본능적으로 반응하고, 감응하는 소재가 먼저고, 그것이 요구하는 장르를 찾는다고 설명한다.

마지막 장에는 오는 10월 국내에서도 개봉하는 이안 감독의 신작 ‘제미니 맨’의 제작 뒷얘기도 실려있다. 윌 스미스가 1인 2역을 맡은 이 영화는 은퇴한 킬러가 젊은 시절의 자신을 복제한 클론과 싸우는 이야기를 다룬 SF물이다. 이안 감독은 2016년작 ‘빌리 린의 롱 하프타임 워크’에서 처음 도입한 초당 120프레임(기존 40프레임) 촬영방식을 ‘제미니 맨’에도 적용해 시각효과를 극대화했다. 이에 대해 그는 “우리는 더 근사해 보이는 영화를 만들어내려고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304쪽, 1만5000원.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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