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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파워인터뷰 게재 일자 : 2019년 08월 30일(金)
“韓美군사동맹 세 축 모두 흔들… 文정부 ‘치명적 묘혈’ 파는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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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KINSA) 이사장이 지난 28일 서울 마포구 KINSA 사무실에서 한반도 지도를 가리키며 “9·19 군사합의로 한강하구와 문산·철원 축선의 방어 문제가 심각해져 단기속결(短期速決)을 노려온 북한이 유사시 기습공격을 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한·미 동맹보다 국익’이라는 말은 얼핏 듣기엔 시원해 보일지 모르지만, 대한민국의 자유와 생존·번영의 기저가 되고 있는 것이 튼튼한 한·미 동맹임을 간과한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말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

지소미아 종료·독도훈련 강행
‘遠美·親中·排日’로 의심 받아
안보의‘퍼펙트스톰’자초한 것

연합司 해체, 美軍철수의 통로
미래사령부 출범은‘안보 함정’
역할과 기능 본질적으로 달라

美, 새 동북아전략 짜고있는 중
이에 따라 동맹관계도 재구성
‘韓, 중국 편에 서나’ 의구심 커


정부의 전격적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일본의 부당한 경제보복을 해결할 ‘신(神)의 한 수’일까. 아니면 한·미 동맹까지 파경에 이르게 할 ‘최악의 자충수’가 될까. 이 같은 궁금증을 풀기 위해 지난 28일 서울 마포구 한국안보문제연구소(KINSA)를 찾았다. 예비역 중장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 국방보좌관 등을 지낸 김희상(74) KINSA 이사장은 전·현직 한국군뿐 아니라 미군과 군사전문가들까지 속내를 털어놓을 정도로 한·미 군사관계에 정통한 전략가다.

김 이사장은 “주한미군, 한·미 연합훈련, 한미연합사령부 등 한·미 군사동맹의 세 축이 다 흔들리고 있다”고 걱정이 앞섰다. 김 이사장은 “연합사의 전략적 후방 기지가 모두 일본에 있듯이, 한·미 군사동맹도 한·미·일 3각 군사협력체제의 기저(基底) 위에 서 있다”며 “3각 군사협력체제의 린치핀(linchpin·핵심 축)이라 할 수 있는 지소미아를 한국이 폐기한 것은 안보 바탕을 뒤흔들어 놓은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동맹의 배신’이라며 분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미국이 ‘주한미군을 위험에 빠트렸다’고 한 것도 ‘동맹의 배신’이 좀 섭섭하다는 정도가 아니라 나름의 대응 조치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이 동북아 안보태세를 한·미 동맹 중심에서 미·일 동맹을 중심으로 한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전환하려 한다”면서 “주한미군 주력을 주일미군에 통합시켜 동북아사령부를 만드는 구상을 하는 이때 하필 문재인 정부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추진에 이어 지소미아 폐기까지 강행하는 건 이해하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미국이 그 배경과 저의를 의심하고 있다”며 “주한미군이 주일미군과 통합할 경우 한국에는 2000∼5000명 정도의 주한미군이 주둔해 방어와 경계 업무만 맡게 될지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김 이사장은 “한반도는 세계 4대 강국이 복합적 갈등구조를 이루고 있는 동북아 한가운데에 마치 화약고와도 같이 존재하는 곳으로 피아를 헷갈리면 죽기 십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미래사령부안이 합의된 이후 미국에서는 이미 ‘주한미군 철수’를 전제로 한 새로운 동북아 전략 태세를 구상 중이라는 등의 이런저런 말들이 흘러나온다”며 “이것이 사실이라면 한반도의 미래가 결정될 이 운명적 시점에 우리 앞길에 스스로 헤어날 수도 없는 치명적인 묘혈(墓穴)을 파고 있는 셈”이라고 우려했다.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초강수를 둔 의도는 무엇인가.

“일본은 ‘안보문제’라며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다. 한국을 더 이상 우방국으로 보지 않겠다는 의도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965년 청구권협정이라는 한·일 기본 관계를 규정한 국제법 합의를 한국이 무시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확실하게 밝힌 것이다. 그러나 크게 보면 ‘한국이 계속 이러면 더 이상 일본의 우방국으로 보지 않을 수 있다, 한국이 진정 우방이냐 아니냐를 밝히라’는 주장일 수 있다. 미국과의 안보협력만 강조하는 아베 총리를 보면 ‘한국을 일본의 안보 파트너로 보지 않겠다, 아니 배제하겠다’는 의지까지 읽힌다. 이것이 그동안 한국의 ‘친중반일(親中反日) 정책’에 대한 단순한 반격이라면 다행이지만 나름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정책전환’이라면 작은 문제가 아니다.”

―지소미아 폐기 결정에 대해 미 정부가 전례 없이 ‘문재인 정부’라고 지칭하며 분노와 격앙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미국 입장에서 보면 그럴 수밖에 없다. 원래 미국의 동북아 안보는 한·미·일 3각 안보협력체제가 중심이 돼 있고, 한·미 군사동맹도 그 기저 위에 서 있다. 1970년 닉슨독트린 때 ‘일본의 안전은 미국의 안전에 결정적(vital)이고, 한국의 안전은 일본의 안전에 필수적(essential)’이라고 했던 미국이 아닌가. 한·일 간 안보협력이 불가능하면 튼튼한 한·미 동맹은커녕 미국의 동북아 안보체제 자체가 흔들리는 구조다. 그래서 한국 정부에서 ‘지소미아 폐기’ 가능성을 검토한다는 말이 나올 때부터 이미 많은 미측 전문가가 ‘동맹 정신에 반하는 행동’ ‘검토 자체가 문재인 정권의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따라서 미 정부도 이례적으로 국방부 장관과 주한 미국대사 등 고위관계자들이 직접 나서 만류했던 것이다.”

―미국은 한국이 배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렇게까지 앞서 생각할 필요는 없겠지만 미국 전문가들은 균형외교라며 원미·친중·배일(遠美·親中·排日)로 흐르는 한국이 장차 미·중 어느 편에 설 것인가 하는 의구심을 진작부터 품어 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베이징(北京)대에서 ‘한·중 운명공동체’라는 말로 충격을 주더니, 중국과는‘한·미·일 군사동맹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등의 ‘3불(不)’을 약속하면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참여는 계속 거부했다. 최근에는 여당의 민주연구원이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와 정책협약까지 맺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중국 공산당과 정책협약을 맺는다’는 것은 중국 공산당과 정책적 파트너가 되겠다는 말과 같다. 그렇다면 한국이 장차 중국 편에 설 것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내심을 보여준 것과 무엇이 다를까. 한국 정부가 일본과의 지소미아까지 폐기하고 나서자 미국은 문재인 정부가 그런 내심을 ‘행동으로 선언’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싶다.”

김 이사장은 “‘한국 정부가 한·미·일 3각 안보공조체제에서 탈퇴를 선언함으로써 미국 주도의 동북아 안보체제를 무너뜨려 중국과 북한에 특별한 선물을 안겼다’는 비판에 미국의 의중이 드러나 있다”며 “특히 에번스 리비어 전 주한 미 부대사는 그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뺨을 때린 격’이라고 표현했다. 그렇다면 뺨 맞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어떻게 반응할까. 지금 그러지 않아도 ‘신(新)애치슨라인’ 설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는 판인데 지소미아 폐기가 그것을 현실화시켜 앞당기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김 이사장은 “최근 문재인 정부의 조치들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어리석기 짝이 없는 오판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지소미아 폐기가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로 이어질 수 있나.

“‘한국 때문에 안전을 위협받게 된 주한미군에 한국을 위해 희생하라고 할 수 있겠느냐’는 게 미국의 입장이다. 이 말은 지소미아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주한미군의 안전을 위한 독자적인 조치를 취하거나, 최악의 경우 철수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는 뜻이다. 1972년 김일성 주석이 ‘미국과 일본이라는 갓끈이 끊어지면 한국은 그냥 날아간다’면서 ‘갓끈이 두 개지만, 하나만 끊어져도 다 날아갈 것’이라고 했는데, 우리 안보상 일본의 중요성 자체도 크지만 미국의 대동북아 전략 차원에서 봐도 백번 맞는 말이다. 한·일 갈등이 극심해지면 주한미군 역시 주둔할 수 없는 상황까지 올 수 있다. 여기에 전작권까지 전환되고 나면 더욱더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국이 독도방어훈련까지 유감을 표시한 것도 이례적이다.

“‘지소미아 종료는 곧 한·미·일 3각 안보협력체제를 흔드는 것’이라고 일본은 경악하고 미국도 분노하고 있는 때에, 종료 발표 겨우 사흘 만에 오랫동안 미뤄오던 독도방어훈련을 전격적으로, 그것도 예년 전력의 두 배 규모로 실시했다. 당연히 해야 할 훈련이지만 흔들리는 한·미·일 3각 안보협력체제에 아예 대못까지 박겠다는 뜻으로 미국이 받아들인 건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가 탈미종중(脫美從中), 자유민주주의를 버리고 야만(野蠻) 공산세력과 함께 가겠다는 고약한 저의가 없다면, 어리석기 짝이 없는 일이 아닌가.”

―미증유의 복합위기가 한꺼번에 밀어닥치는 원인과 배경은 어디에 있다고 보나.

“현 정부의 시대 상황에 대한 몰이해가 정책적 무리수를 자초한 것 같다. 당장 그런대로 잘나가던 우리 경제도 ‘탈원전’ ‘소득주도성장’을 하다가 국가 경제적 저력이 통째로 흔들리고 있다. 자유통일을 꿈꿀 만큼 비교적 튼튼했던 우리 안보가 ‘5면 초가(楚歌)’니 ‘퍼펙트 스톰’이니 하는 위기에 빠진 것도 자초한 측면이 크다. 그런데 ‘병력 감축 및 복무기간 단축’이 대변하듯이 현 정부는 출범하면서부터 사실상 우리 국군의 전력이 저하할 수 있는 조치를 계속 취했고, 동시에 9·19 남북군사합의로 우리 군의 대비 태세까지 마비시킨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그는 “한국 진보정부는 언필칭 균형(均衡)외교라면서 은근히 동맹국의 신뢰를 흔들어 온 측면이 없지 않다. 현 정부는 ‘원미·친중·배일 정책’으로 동맹의 의구심을 사고 전작권 조기 전환과 용산의 유엔군사령부·주한미군사령부 등을 경기 평택으로 밀어내는 등 사실상 미국을 직접 압박하며 동맹체제까지 흔들고 있다. 그 결과, 중·러의 공군이 함께 우리 영공을 위협하고 북한은 연이어 미사일을 쏘아 올리며 온갖 협박을 하는데도, 일본은 사실상 적대 상태에 가깝고 동맹국인 미국도 동맹 비용만 흥정하려 들고 있다. 그야말로 정부가 자초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미·중 패권경쟁이 격화하는 원인은.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시대에 들어 오만하고 거침없는 자세로 ‘대국굴기(大國굴起)’, 즉 일대일로(一帶一路)에다 남중국해 구단선(九段線) 등 오랜 팽창주의적 중화질서 회복의 야심을 구현하고 있다. 더구나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은 이른바 ‘아시아 재균형 전략’ 아래 동북아에서는 주로 한·미 동맹을 ‘린치핀’이라고 부르며 이를 중심으로 여기에 대처해 왔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태평양 전략’, 즉 미·일 동맹을 축으로 인도 호주 뉴질랜드 등과 함께 좀 여유로운 봉쇄선을 중심으로 하는 형태로 대응전략을 크게 전환하려 하고 있다. 인도·태평양 전략이 기존 대중국 정책의 단순한 보완책 정도인지 아니면 근본적 전환인지 아직 명확하지는 않다.”

―미군의 동북아 전략 태세 재구상은 왜 나오는가.

“미국은 세계 80여 개국과 연계된 현재의 복잡한 동맹관계를 재구성하려 하고 있다. 특히 동북아에서는 ‘주한미군 주력을 주일미군에 통합시켜 동북아사령부’를 만드는 형태로 새로운 동북아 전략 태세를 구상하고 있다는 말들이 계속 흘러나온다. 만에 하나 사실이라면 한국 안보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 이는 결국 한반도에서 미국의 뒷받침 약화 또는 주한미군 철수로 이어질 것이고, 그것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성상 한국을 야만 공산세력에 휩쓸려 들게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본에 미군의 동북아사령부가 출현할 가능성은.

“정확한 것은 아직 모르지만 2000∼5000명 정도 병력으로 한국의 방어와 경계를 지원하고, 주한미군 주력은 주일미군에 통합시켜 동북아사령부를 만든다는 것이 그 요지다. 일본 내 한반도 문제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이즈미 하지메(伊豆見元) 도쿄(東京)국제대학 교수나 후나바시 요이치(船橋洋一) 전 아사히(朝日)신문 주필 등의 ‘신 애치슨라인’론도 주한미군 철수를 전제로 하고 있다. ‘논리적으로 보면 그렇다’는 정도이지만 설득력이 있어 보이고, 어쨌든 사실이라면 한국에는 치명적이다. 그 정도의 주한미군 병력 수준으로 한국 방어가 가능할지도 의문이지만 그래서 오늘날 대한민국의 안정과 평화가 불안정해지면 한국 경제부터 무너지지 않을까? 주한미군으로 겨우겨우 한반도의 전략균형이 유지되고 있는 셈인데, 주한미군 주력이 철수하면 대한민국은 거의 자동으로 중국의 배타적 영향권에 휩쓸려 들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전작권이 전환돼도 한국군이 사령관인 미래사령부가 만들어지면 한·미 연합 전력 운용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국군이 사령관인 미래사령부? 착각하면 안 된다. 현재 한미연합사령부가 수행하는 기능과 역할은 미군 4성 장군이 통합사령관을 해서 가능한 것이다. 한국군이 사령관인 미래사는 한·미 양국 군이 함께 근무한다는 것일 뿐, 기능과 역할은 전혀 다르다. 한국군 사령관으로는 연합사의 기능을 수행할 수 없고, 그래서 동북아에서 지난 수십 년간 한국 안보를 지탱해 온 한국의 핵심 방위체제인 ‘한미연합방위체제’만 와해시키고 말 것이다. 사실 미국인 연합사령관은 그가 갖는 상징성부터가 중요한 전략적 억제력이다. 전작권 전환은 의도했든 아니든, 또 당장은 아닐지라도 결국은 연합사 해체가 한·미 동맹 와해 및 주한미군 철수로 이어지는 통로의 문을 여는 것과 같다.”

김 이사장은 “한국의 전략적 중요성, 특히 중국 때문에라도 주한미군이 철수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전혀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정확한 말도 못 된다”며 “미국은 1992년 태평양 최고의 전략요충지 마닐라만에서도 하루아침에 떠나버린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한·미는 연합사를 현재의 용산에서 평택 미군기지로 이전하기로 했다. 연합사 평택 이전의 의미는.

“실제로 북한이 가장 겁내는 것은 ‘미국 핵우산’, 즉 유사시 미국의 대량보복이다. 이런 소중한 전략자산인 주한미군 사령부들을 겨우 공원 만들겠다고 하루아침에 밀어낸 그 무모함은 차치하고라도, 미국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빈센트 브룩스 전 연합사령관이 ‘연합사가 유엔사, 주한미군사령부와 지리적으로 분리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우려했듯이 3개 사령부의 직책을 겸임하는 미군 장병들이 하나둘이 아님을 생각하면 그런 분리는 원활한 기능 수행을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드는 조치다. 결국 로버트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연합사도 국방부가 아니라 평택으로 가겠다’고 나섰다.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한반도 유사시 연합사가 위치해야 할 곳은 대한민국 합동참모본부 등 한국군 지휘부와 함께 하는 수도권 인근 산악에 있는 이른바 ‘탱고 벙커’다. 군사적 효율성을 생각하면 연합사의 평택 이전은 말도 안 되는 비전술적 조치였다. 미국은 사실상 ‘주한미군 철수를 압박하는 조치’쯤으로 느꼈을 가능성이 높다.”

―9·19 남북군사합의에 대한 평가는.

“지난해 7월 발표된 ‘국방개혁 2.0’을 보면 ‘국방 태세 강화가 아니라 무력화(無力化)하기 위한 문서 같다’는 평가가 많았다. 대표적인 것이 병력 감축과 복무기간 단축이다. 도대체 핵·미사일에다 7∼10년을 복무하는 128만 북한군을 겨우 18개월 훈련받은 50만 재래식 국군으로 어떻게 대처하겠다는 것인지 그 발상, 저의를 이해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9·19 남북군사합의, 이른바 ‘판문점선언 군사 분야 이행합의서’까지 나왔다. 당장 한·미 연합훈련이나 우리 군의 전력증강계획까지 남북군사공동위원회에서 협의하기로 한 1조 1항부터가 치명적이다. 북한은 핵까지 만들었는데 우리는 대처할 수단조차 가로막히게 생겼으니 그것만도 우습고, 지금도 우리가 알맹이 빠진 연합훈련을 하는데도 ‘합의 위반’이라고 꼬박꼬박 토를 달고 있는데 한·미 연합훈련이 북한 때문에 어려워지면 한·미 동맹인들 제대로 유지되겠는가? 이런 합의는 즉각 폐기해야 한다. 적어도 대한민국이 자살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그대로 둘 수 없는 일이다.”

―주한미군 감축 또는 철수가 현실화하면 한국 경제에 끼칠 영향은.

“주한미군이 실제로 철수하면 당장 우리 경제부터 견디지 못할 것이다. 세계 분쟁지역 국가들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4∼5%, 이스라엘은 7∼9%의 국방비를 쓴다. 우리는 겨우 2.5%에 불과하다.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사태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 우리 사회와 경제가 안정될 수 있었던 것은 누구 덕이었을까? 그것을 생각하면 이제 주한미군 철수가 가시화되면 그것만으로도 국경이 없는 세계의 자본이 썰물처럼 한반도를 빠져나가고, 북한의 작은 도발에도 우리 사회와 경제가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한·일 갈등을 풀 해법은.

“우리가 과연 어느 편에 설 것이며 우리의 미래를 누구와 함께 살아갈 것인지부터 결정해야 한다. 적어도 우리가 ‘야만 공산주의’와 함께 갈 수는 없는 일이니 결론은 뻔하다. 그럼에도 한동안 균형외교라며 ‘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과 협력하며 살기도 했지만, 그것은 너무 큰 세력균형의 차이로 양 블록 간 갈등과 대결이 심화되기 전의 틈새를 활용했을 뿐이다. 이제 한계에 도달한 상황이다. 더욱이 한국은 지정학적 특성상 중립, 이른바 ‘양다리 걸치기’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설사 한·미 동맹이 영원할 수 있다고 해도 미래 중국의 잠재력까지 고려하면 언제까지나 한·미 동맹에만 기대고 있기도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일찍부터 한반도 자유통일부터 서둘러 완성하고 좀 괘씸하더라도 일본과 함께 손을 굳게 잡고 그 위에 미국의 적극적인 동맹적 뒷받침이 가능하도록 동북아 안보 틀을 구축해야 우리 대한민국의 항구적 자유와 평화 번영을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해 왔다.”

―바람직한 한·일 관계는.

“북한 핵·미사일이나 중국의 위협 같은 안보 차원에서도 우리와 가장 동병상련(同病相憐) 관계에 있는 나라는 일본이다. 예컨대 과거 미국에서 ‘주한미군 철수’ 주장이 나오면 가장 예민하게 반대한 나라도 일본이었다. 지난 5월 이후 북한의 신종 단거리 탄도미사일 및 방사포 도발에 대해서도 미국은 직접 위협이 아니라며 사실상 눈을 감아 충격을 줬는데 장차 미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만 빼고 북한 핵·미사일을 인정하려들 경우 누가 우리 편이 될 수 있을까? 한국 정부의 친중반일 정책을 보면서 우리 사회에서도 한국 스스로 ‘신애치슨라인’을 긋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의 기본 인식이 대일정책에서 너무 부족한 듯하다. 그게 아니라도 일본은 싫든 좋든 우리 자유통일의 전략적 자산으로 만들어야지 우리 발목을 잡으려 들게 해서는 안 되는 나라다. ‘적은 적을수록 좋고 친구는 많을수록 좋은 것’이 외교의 기본 원칙이고 정부와는 싸워도 국민을 적으로 만들면 안 된다는 것은 외교의 ABC다. 외교는 ‘국익’의 문제다. 물론 과거사에 대한 아베 총리의 태도야 고약하고 괘씸하기 짝이 없지만 그렇다고 ‘미래’를 버릴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인터뷰 = 정충신 정치부 부장 csjung@munhwa.com
정리 =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mail 정충신 기자 / 정치부 / 부장 정충신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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