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美대사 몰디브行 “인도·태평양 비전 이야기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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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불만 메시지 표출 가능성
美, 실질행동까지 나설지 주목

해리 해리스(사진) 주한 미국 대사가 몰디브에서 열리는 ‘인도양 콘퍼런스(IOC)’에 참석, “인도·태평양 비전을 이야기할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지난 8월 말 사실상 외교부에 초치됐던 해리스 대사가 이번 주 국방부의 ‘서울안보대화’에 불참하는 대신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홍보에 나서는 방식으로 한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간접적 불만 표시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해리스 대사는 이날 트위터에서 “몰디브 수도인 말레에 왔다”며 “이곳에서 열리는 IOC에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비전을 이야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IOC는 인도 재단이 ‘인도양 지역 안보:전통 및 비전통적 도전과제’라는 주제로 오는 3∼4일 몰디브 정부와 연계해 개최하는 행사다. 해리스 대사는 “신봉길 주인도 한국대사와의 만남도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갈등 속 국내 외교 안보 행사 참석을 자제하며 불편한 심기를 표출해오던 해리스 대사가 이번 콘퍼런스를 계기로 보다 직접적인 불만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외교부는 지난달 22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지소미아를 종료하기로 결정한 이후 미국 측에서 이와 관련해 ‘우려’ ‘실망’ 등의 반응이 계속되자 지난달 28일 해리스 대사를 사실상 초치해 ‘불만 표명을 자제해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후 해리스 대사는 다음날(29일) 예정됐던 재향군인회 초청 강연에 불참했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한·미 동맹의 축이 흔들리는 만큼 미국이 이달 중순 시작될 11차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SMA)에서 대폭 인상한 한국 분담금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주한미군 기지 조기 반환 카드 등 일견 ‘맞불 작전’으로 비칠 수 있는 카드를 잇달아 내놓는 만큼 한·미연합 훈련 축소 또는 폐지론이 고개를 들 가능성도 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