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對美강경… 9·9절 대규모 열병식 할까

최선희 “인내심 시험말라”
신형 SLBM 공개할 수도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이례적 성명 발표 등을 통해 대미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북한이 오는 9일 정권수립 기념일(9·9절)에 대규모 열병식이나 추가 도발을 감행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북한이 또다시 ‘무력시위’에 나선다면 미국이 추가적 대북제재로 맞대응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북 간 실무협상 재개를 기약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올해 정권수립 기념일인 9일 전후에 신형 무기를 시험하거나 공개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북한이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하면서 지난 7월 건조 현장을 공개한 신형 잠수함이나 신형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등을 대외적으로 공개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권수립 70주년이었던 지난해 열병식에서는 동원하지 않았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출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은 이미 신형 잠수함을 공개한 바 있어 대외적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신형 SLBM을 공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올해는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이 아니기 때문에 열병식까지는 개최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일각에서는 나온다. 북한은 열병식 개최 전에 평양 근교에 대규모 병력을 결집시키는데, 아직 이런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추가 도발이나 신형 무기를 공개하면 현재 교착 상태인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 전망은 더욱 불투명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문을 열어놓되, 대북제재 유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도발에 맞대응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재무부는 8월 30일 대만인 2명과 대만업체 선박관리 업체 2개사, 홍콩 선박회사 1곳을 대북제재 대상에 추가한 바 있다.

한편 북한은 문재인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열흘 만인 이날 처음으로 입장을 내놨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거역할 수 없는 민심의 반일기운’이라는 제목의 정세론 해설 기사를 통해 “천하의 매국협정, ‘제2의 을사조약’으로 규탄 배격을 받아오던 군사정보보호협정이 정식 파기되었다”고 전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